[리뷰] 작지만 묵직하다,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 블루투스 스피커
[IT동아 김영우 기자] 한때 '오디오'라면 커다란 스피커와 앰프에 널찍한 턴테이블이나 CD데크, 그리고 복잡한 케이블 구조 등을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요즘 오디오의 개념은 완전히 바뀌었다. 최소한의 크기에 간결한 구성, 그리고 블루투스로 대표되는 무선 접속 기술이 기본이며,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와의 연동을 중시한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인 오디오 전문 브랜드보다는 IT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해졌다.
반면 보스(BOSE)는 이러한 신세대 오디오 시장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오디오 전문 브랜드 중 한 곳이다. 전통 오디오 시장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에 스마트 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다수 내놓으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작은 크기와 고음질 사운드를 결합한 블루투스 스피커 시리즈인 '보스 사운드 링크 미니(BOSE SoundLink Mini)'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에 소개할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스페셜 에디션(BOSE SoundLink Mini II Special Edition)는 이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기존 제품의 장점은 계승하면서 세세한 개선점을 추가해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작은 스피커인데 들어보니 '묵직'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의 본체 크기는 아담하다. 53 x 180 x 58mm의 주먹 두개 정도 크기라 어디 두더라도 공간활용성은 높다. 680g으로 가볍지만 무게 중심이 제품 하단으로 배치돼 제법 묵직한 느낌을 준다. 본체에 금속 재질을 다수 적용한데다 바닥 쪽에 넓은 고무판을 덧대어 진동을 최소화했다. 이는 음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구성이다.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트리플 블랙(검정) 컬러 제품이지만 이 외에 럭스 실버(은색) 컬러 제품도 판매 중이다.
소리를 통과시키는 금속 재질 그릴이 본체 전면 뿐 아니라 후면에도 배치되어 있다. 듀얼 패시브 라디에이터 및 고효율 트랜스듀서가 결합해 더 많은 공기를 이동시키고 진동을 최소화하여 한층 깊고 강력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고 제조사는 강조하고 있다.
USB-C 규격 충전 포트, 향상된 배터리 효율 눈에 띄어
제품 상단에는 고무 재질의 버튼 5개(전원, 음량 + / -, 다기능, 블루투스)이 달려있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건 다기능 버튼이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페어링(연결)한 상태에서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를테면 최근 감상한 음악의 재생 및 정지, 다음 곡(2번 누름), 이전 곡(3번 누름) 등의 기능을 쓸 수 있다.
그리고 이 다기능 버튼을 길게 누르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음성 비서 기능(시리, 빅스비 등)이 실행되므로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에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 외에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를 스피커폰으로 이용한 음성 통화 기능도 지원한다.
제품 우측면에는 외부 기기 연결용 AUX(입력) 포트가 달려 있어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 AV 기기를 연결해(케이블은 별매)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충전용 USB 타입 포트가 달려있다. 마이크로 USB 포트(5핀)가 달려있던 기존 제품과 다른 점인데, 최근 스마트폰용 충전포트의 변화상을 따라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배터리 효율이 한층 향상된 것도 눈에 띈다. 전작(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은 최대 10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었으나 이번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는 최대 12시간으로 배터리 이용 가능시간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본체 패키지에는 충전용 마이크로 USB 케이블도 함께 들어있지만 충전기는 제공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용으로 쓰던 USB 충전기가 있다면 이를 이용하자.
저음 강조하지만 디테일 표현에도 충실
스피커와 스마트폰(혹은 태블릿 등)를 페어링 하는 과정은 간단하다. 스피커의 전원을 켜고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 목록에서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가 감지되었으면 이를 확인하면 된다. 그 후 스피커에서 출력되는 음성 안내(페어링 안내나 배터리 잔량 안내 등)와 관련한 언어 설정을 마치면 된다.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의 음성 안내는 영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 다양한데 아쉽게도 한국어는 아직 목록에 없다.
이후에는 자유롭게 스마트폰에서 원하는 음악을 재생하면 된다.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가 들려주는 소리는 묵직한 저음을 강조한다. 몇몇 스피커들은 저음을 강조한다고 하며 의미 없는 '둥둥' 소리가 과하게 표현되는 경우도 있는데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는 미세한 디테일 역시 충실하게 표현하기에 거부감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날카로운 고음 표현을 선호하는 사용자에게는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한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소리 특성을 갖췄기에 누구라도 들어보면 소리 자체가 좋다는 점은 공감할 것이다. 작은 크기에 비해 최대 음량도 상당히 크다.
다만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설정 음량과 스피커 자체 음량이 연동되지만, 일부 제품에서는 지원되지 않아 스마트폰 쪽의 음량을 최대한으로 높여도 스피커 쪽의 설정 음량이 낮으면 소리가 커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건 단점이라기 보다는 제품 자체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으니 구매 전에 염두해 두도록 하자.
AUX 유선 보다는 블루투스 연결 추천
아쉽게도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는 AptX와 같은 고효율 오디오 코덱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혹시나 블루투스 신호 전송 중에 음질 손실이 발생할까 봐 걱정했는데 실제로 소리를 들어보니 공연한 걱정이었던 것 같다. 데이터 전송 규격 상의 불리함을 스피커 자체의 음향 처리 능력으로 극복한 느낌이다.
블루투스 외에 AUX 케이블 연결을 통해 외부기기의 소리를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로 구형 AV 기기를 연결해서 쓰고자 할 때 이용할 만하다. 다만 이 경우는 연결한 외부기기의 아날로그 출력 품질이나 케이블의 특성 등에 따라 음질이 크게 좌우된다. 저가형 노트북이나 보급형 스마트폰을 유선 연결해서 소리를 들을 때는 음질 저하가 발생하기도 하니 되도록이면 블루투스 연결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날로그 출력 품질이 떨어지는 기기를 유선 연결할 경우,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는 이런 단점까지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음악을 맛깔스럽게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는 작지만 묵직하다. 제품 자체의 물리적인 무게도 그렇고 들려주는 소리의 특성도 그러하다. 특히 저음을 강조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소리 특성 및 생각 이상으로 강한 출력이 인상적이다. 제품의 디자인 및 크기도 적당해서 어디에 두더라도 주변 환경과 적절히 어울린다. AptX 미지원 문제 역시 소리를 직접 들어보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AUX 유선 연결을 했을 때 소스기기의 단점까지 노골적으로 표현되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블루투스 연결을 추천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늘 휴대하고 다니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것 같다.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는 2020년 5월 현재 공식 홈페이지 기준 정가 23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요즘 저렴한 블루투스 스피커가 워낙 많이 나온 상황이라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2 SE가 좀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브랜드 인지도나 디자인, 소리 등을 고려하면 납득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맛깔스럽게 즐기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