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차 제조사의 전기차는 일반 자동차보다 성능이 낮을까?

강형석 redbk@itdonga.com

BMW i3 전기차
BMW i3 전기차

[IT동아 강형석 기자] 최근 자동차 시장의 흐름은 '친환경'이다. 이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가 등장하고 있다.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번갈아 쓰는 하이브리드(HEV – Hybrid Electric Vehicle), 여기에 충전을 함께 지원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FCEV – Fuel Cell Electric Vehicle), 순수 전기자동차(EV – Electric Vehicle) 등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도 있지만 예외로 했다.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아무래도 시선이 쏠리는 것은 전기 충전으로 이동 가능한 전기자동차다. 내연기관을 쓰지 않으므로 사고를 제외하면 유지보수(경정비) 측면에 유리하고, 충전에 소요되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동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것은 아쉽지만 장거리를 자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준이라는 점도 매력이다.

물론 전기차에 대한 편견도 있다. 배터리로 이동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특히 테슬라와 페러데이 퓨처 등 일부 전기차 전문 제조사(?)가 아닌 현대·기아차 혹은 쉐보레 등 양산차 제조사의 전기차에서 더 크게 느껴지는 듯하다.

흔히 차량의 성능은 마력과 토크로 구분한다. 마력은 '말이 1분간 마차를 끄는 힘'을 수치화해 1마력이라 부른 것에서 시작한다. 단위는 PS(Pferdestarke)를 주로 쓴다. 참고로 독일어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HP(Horse Power)로 표기하는데, 기준이 조금 다르다. 쓰는 것은 제조사 마음. 아무튼, 현재의 마력은 미터법 기준으로 75kg의 무게를 1초간 1m 거리를 끄는데 필요한 힘을 수치화한 것이다. 그러니까 마력이 높을수록 차량의 속도는 빨라진다.

반면, 토크는 동력이 축에 전달되는 힘을 수치로 표시한 것이다. 단위는 kgf.m(킬로그램 포스 미터) 혹은 뉴턴 미터(Nm)를 쓴다. 토크가 높다면 가속력에 영향을 준다. 적은 힘으로 높은 토크를 낸다면 그만큼 효율이 높아진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마력과 토크가 높다면 가속하는 능력도 좋을 뿐만 아니라, 최대 속도에 빠르게 도달하는데 도움을 준다. 두 힘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그만큼 먼 거리를 알차게 이동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의 비교. 전기차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출력의 아쉬움은
없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의 비교. 전기차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출력의 아쉬움은 없다.

그렇다면 양산차 제조사에서 내놓은 전기차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KONA Electric)을 예로 들면 이렇다. 기본적으로 저용량 배터리가 아니라면 최대 204마력(150kW)과 40.3kgf.m(395Nm)의 출력을 낸다. 아이오닉 일렉트릭(IONIQ Electric)은 최대 136마력(100kW)과 30.1kgf.m(295Nm)의 출력을 낸다.

이 정도 출력이라면 어지간한 내연기관 기반의 중형차 수치와 유사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 배기량 2리터의 현대 쏘나타는 최대 160마력과 20kgf.m(196Nm)의 출력을 낸다. 배기량 2.5리터 엔진을 얹은 그랜저는 198마력과 25.3kgf.m(248Nm) 정도의 출력을 낸다. 당장 두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을 비교해도 전기차의 출력에는 아쉬움이 없다.

전기차의 이점은 구동과 동시에 최대 출력(특히 토크)을 끌어낼 수 있다는 부분에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엔진을 회전해 힘을 얻는 구조이므로 이 '엔진 회전 수'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 최대 마력과 토크를 내는 회전 수에 도달하지 않으면 100% 제 성능을 낼 수 없다는 이야기다. 반면, 힘을 쉽게 이끌어내는 전기차는 이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차량의 성격에 따라 출력과 토크는 제각각이다. 내연기관 자동차, 전기차 모두 효율을 중시하는 차량부터 성능에 초점을 둔 차량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특수한 조건을 가진 고가의 전기차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전기차는 어지간한 2~3리터급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은 성능을 갖췄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하기 전, 어느 차량이 자신의 운전 습관과 환경에 맞느냐는 부분이다. 충전 환경이 잘 갖춰졌다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해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데 무턱대고 전기차를 구매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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