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클라우드, AWS와 MS 맹추격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IBM은 올해로 창립 109년을 맞이한 IT업계의 큰손이다. '컴퓨터'라는 개념의 현실화, 현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지금도 기술의 진보를 이끄는 주요 업체 중 한 곳이다. 다만 이런 IBM이 클라우드 부문에선 의외로 늦깎이였다. 작년까지 다수의 시장 분석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부동이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3위로는 구글(Google)이나 알리바바(Alibaba)가 거론되는 경우가 많았다. IBM은 5위권 밖, 혹은 기타 업체로 분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IBM 클라우드 로고 (출처 =
IBM)
IBM 클라우드 로고 (출처 = IBM)

이런 IBM이 최근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IBM은 2019년 4분기까지 12개월간 총 212억 달러의 클라우드 관련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총매출로 따지면 AWS, 마이크로소프트의 뒤를 이은 3위 수준이며 4위와의 격차는 크다. 특히 IBM은 2019년 4분기에만 68억달러의 클라우드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 분기 대비 21%나 증가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IBM의 클라우드 전략과 관련한 주요 기술과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레드햇(Red Hat)의 성장세도 눈 여겨 볼 만하다. 레드햇은 지난 7월에 340억 달러 규모의 인수 합병이 완료된 이후 IBM에서 두 번째로 맞이한 분기에 24%나 성장했다. 특히 최초로 분기별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 눈에 띈다.

이러한 IBM의 성과는 그동안 다른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덜 신경 쓰거나 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분야를 적극 공략한 결과다. 최근 기업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온프레미스(On-premise, 사내구축형) IT 환경을 클라우드화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BM 산하의 레드햇이 구축한 개방형 기술(리눅스, 컨테이너, 쿠버네티스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온프레미스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그리고 퍼블릭 클라우드 등의 다양한 IT 생태계를 조합해 운용하고자 하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Hybrid Multi-cloud)의 구축을 IBM이 적극 지원하는 것 역시 눈에 띄는 점이다. IBM은 자사와 타사의 서비스를 동시에 도입해 운용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일종의 틈새 전략이기도 하다. 아직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았거나 이미 타사의 클라우드를 도입해서 쓰고 있는 기업들 모두에게 어필하기 위함이다.

이와 더불어 공공기관이나 금융권과 같이 그동안 클라우드 전환이 느린 편이었던 분야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IBM이 다수 선보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분야는 규제가 엄격하고 보안성을 매우 중요시하면서도 극히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클라우드화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IBM은 클라우드를 위해 개발된 상용 첨단 암호화 기술, 'KYOK(Keep Your Own Key)'를 선보였으며, 클라우드상의 차세대 가상 서버를 위한 대역폭을 최대 80Gbps로 확장했다. 그리고 금융기관에선 각 벤더의 보안 및 규정 준수를 직접 테스트해야 했는데, IBM은 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금융서비스 전문 퍼블릭 클라우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미국의 대표적인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IBM의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하는 등의 실질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그 외에 포춘 50대 기업 중 47곳, 세계 10대 은행, 10대 유통업체 중 9곳, 10대 항공사 중 8곳이 IBM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도입해 이용하고 있다고 IBM은 밝혔다.

아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IBM CEO
(출처=IBM)
아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IBM CEO (출처=IBM)

한편, 5월 6일 온라인 컨퍼런스 형식으로 개최된 'IBM 씽크 디지털(Think Digital) 2020'에서 아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IBM CEO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가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주요 동력" 이라는 점을 밝히며 AI를 이용해 IT인프라의 문제점을 자가 진단하는 왓슨 AIOps, 5G 시대를 위한 에지 컴퓨팅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아시마(Assima), C3.ai, 피나클(Finacle), 인텔렉트 디자인(Intellect Design), 쏘트 머신(Thought Machine) 등과 같은 독립 소프트웨어 공급업체(ISV) 및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공급업체가 IBM의 금융 서비스 전용 퍼블릭 클라우드에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IBM 클라우드의 방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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