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도입한 메시지 서비스 '채팅플러스', 취지는 좋은데...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겪은 변화 중 하나가 소통 방식이다. 과거 음성과 메시지, 파일전송 등을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통합해 제공되면서 누구나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톡과 라인이다. 두 애플리케이션 내에는 단순 문자 기반의 메시지 전송 외에도 음성, 화상 통화와 파일 전송, 스케쥴 관리 등을 지원한다. 카카오톡은 쇼핑과 금융까지 품으며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 이런 메신저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서비스가 바로 문자 메시지다. 여전히 사용하고 있지만 소통의 역할은 대폭 축소된 상태. 대체로 문자 서비스는 재난 메시지와 배송 및 결제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이마저도 카카오톡으로 받는 이도 제법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부터 이통 3사가 도입한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
'채팅플러스'.
지난해부터 이통 3사가 도입한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 '채팅플러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통사들이 도입한 서비스가 바로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RCS – Rich Communication Services)'다. 사실 과거에도 존재했던 것으로 이통사 단독으로 진행해 한계가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통 크게(?) 이통 3사가 연계, 채팅플러스(채팅+)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채팅플러스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스마트 폰 자체의 문자 앱을 업그레이드하는 식으로 사용 가능하다. 해당 기능에 대응하면 문자 앱으로 기본 메시지 외에도 단체 대화, 대용량 파일 전송 등을 지원한다. 단체는 최대 100명, 파일도 무려 100MB까지 보낸다. 이렇게 보면 상당히 편리해 보이는데 문제가 있다. 대부분 스마트폰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 지원 대상 스마트폰은 대부분 삼성 갤럭시 제품군으로 이마저도 S8 이후의 최신 기종으로 제한된다. LG 스마트폰은 대응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나 V50S 씽큐에서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미뤄봤을 때, 이전 세대 기기에 대한 지원 여부는 불투명하다. 아이폰이나 기타 수입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문제는 사용자 대다수가 채팅플러스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통사들이 적극적으로 알리지도 않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지원 스마트폰 수가 적다는 문제도 한 몫 한다. 모두 사용할 수 없는 서비스를 비용 들여가며 알릴 통신사는 없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누군가 채팅플러스 문구를 보더라도 “아~ 문자 서비스 이름인가?” 싶은 사용자들이 더 많을 것이다.

갤럭시 S20 울트라에 적용되어 있는 채팅플러스의 모습. 문자 서비스에 일부 서비스와 연동되어 기능이 확장된
상태다.
갤럭시 S20 울트라에 적용되어 있는 채팅플러스의 모습. 문자 서비스에 일부 서비스와 연동되어 기능이 확장된 상태다.

채팅 플러스 자체의 불편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먼저 지원 기기는 문자 앱을 봤을 때 조금 다른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프로필 아이콘에 말풍선 모양이 추가된 것. 해당 아이콘이 있으면 서비스에 대응한다는 의미인데, 이 이상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사용자 수가 적은 것도 문제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채팅플러스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모두가 쓸 수 없는데 굳이 데이터 소진해가며 메시지와 파일을 주고 받을 리 없다. 이미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메신저 서비스로 시대의 흐름이 이동한 것도 기존 문자 서비스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존 메신저 서비스를 뛰어 넘는 무언가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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