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ML 2026, AI 기술과 인재 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격전지'

[IT동아 남시현 기자] 제43회 국제머신러닝학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 ICML 2026)가 지난 7월 6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ICML 2026은 전 세계 인공지능 기업 및 학계 관계자 약 1만 5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6600여 건 이상의 논문이 채택됐다. 올해 발표는 기계학습 이론, AI 안전 및 윤리, 경제 및 정책, 계산 생물학, 자연어 처리, 인간 및 컴퓨터 상호작용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총 44개의 전문 워크숍과 최신 학술 논문 등이 발표된다.

ICML 2026이 미국, 유럽 외 국가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스라엘, 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로 우리나라의 높아진 AI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학계에서는 미국 MIT, 스탠퍼드 대학교, UC 버클리, 카네기 멜런 대학교 등이 참여하고, 캐나다는 토론토대, 밀라 연구소, 유럽에서는 옥스퍼드, 캠브리지, 프랑스 인리아 연구소 등이 참여한다. 또한 구글 및 구글 딥마인드가 약 13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며 애플, 아마존, 오픈AI,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미스트랄 등 전 세계 AI 빅테크 기업들이 총출동한다. 특히 글로벌 AI 기업들이 대거 부스에 참여하며 행사의 열기는 매우 뜨거운 상황이다.
전 세계 석학들이 서울을 찾는 만큼 국내 AI 기업 및 학계 참여도 분주하다. 우리나라는 총 357편의 논문이 채택됐으며 한국과학기술원이 120건, 서울대가 77건, 이어서 연세대와 고려대, 포항공대, 울산과학기술원 등도 논문을 대거 제출했다. 기업은 삼성전자와 네이버, LG AI 연구원, 카카오, 크래프톤 등이 초거대 AI 및 멀티모달 모델, 산업용 대형 파운데이션 모델을 발표한다. 스타트업으로는 디노티시아와 노타, 한양대-리벨리온, 하이퍼엑셀, 베슬AI, 프렌들리 AI 등이 부스를 차리거나 논문 등을 발표한다.
팀네이버, 12건의 논문과 함께 대형 부스로 이목 집중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부스는 팀네이버다. 네이버는 올해 총 12개의 논문을 발표하며 그중 Stable-GFlowNet: 대조적인 궤적 균형을 통한 다양하고 견고한 LLM 레드팀 구축을 향하여 논문이 상위 2.2%에 집중되는 스포트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됐다. 또한 ▲ SyMerge: 단일 레이어 적응을 통한 비간섭에서 시너지적 병합 ▲ 흐릿한 단안 동적 장면을 위한 운동학 기반 가우스 형상 변형 ▲ 분산형 명령어 튜닝: 충돌 인식 분할 및 가중치 병합 ▲ 이중 레벨 최적화 및 텍스트 그라디언트를 이용한 LLM 워크플로우 유도 논문이 상위 15% 내외에 주어지는 포스터로 선정됐다.

네이버 부스는 논문을 제출한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 그리고 네이버가 ‘팀네이버’로 함께 참여한다. 네이버 부스에는 네이버가 ‘서울’을 기반으로 구축 중인 월드 시뮬레이션 모델에 관한 연구가 전시되고 있다. 월드 모델이란 텍스트나 이미지를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법칙, 공간, 시간 등의 상호작용을 적용하는 모델이다. 월드 모델은 네이버 AI 랩스를 포함해 카이스트, 서울대 AI연구원(SNU AIIS)이 진행했으며 7월 10일 금요일에 F2S 워크숍 구두 발표로 소개된다.
아울러 네이버클라우드가 개발 중인 비전 모델과 네이버 랩스의 로보틱스 기술이 함께 전시된다. 비전 모델은 사람 및 3D 비전, 비전 이해, 비전 생성, 멀티모달 LLM 등이 포함된다. 로보틱스의 경우 앤드 투 앤드 내비게이션, 로봇 암, 휴머노이드 로봇, 데이터-중심 AI 등이 소개됐다.
LG AI 연구원, AI 논문 기반 실증 사례로 우수성 검증

LG AI 연구원은 올해 14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신소재, 금융, 데이터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LG AI 연구원이 올리고 있는 전반적인 성과가 소개됐다. 주요 논문으로는 ▲멀티모달 결정 흐름: 통합 결정 모델링을 위한 모든 모드 간 생성 ▲DEER: 전문가 보고서 생성에 대한 심층 연구 에이전트 평가 벤치마크 ▲ 일반화 가능한 멀티모달 에이전트를 위한 계층적 절차적 메타 추론 ▲ 보상 모델에 대한 사고방식등이 발표되었으며, 해당 논문 등을 기반으로 실제 산업 분야에 적용 중인 사례가 전시됐다.
멀티모달 결정 흐름 논문의 경우 결정 구조 예측 및 새로운 결정 구조를 생성하는 ‘결정 모델링’ 분야에 대한 논문이다. 최근 막 딥러닝 분야에 떠오르는 주제긴 하나 여전히 대부분 작업이 특정 작업에 한정돼 있다. LG AI 연구원은 원자 유형과 결정 구조에 대한 독립적인 시간 변수를 통해 여러 결정이 독립적인 추론 궤적으로 구현되는 ‘멀티모달 결정 흐름’을 제안한다. 해당 신소재 발견 기술은 AI가 생성한 결정 구조에 대한 안정성과 참신성, 후보 물질 생성 다양성 등을 평가하는 LeMat-GenBench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모았다.

LG AI 연구원은 관련 기술 등을 집약해 신소재 발굴 AI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로 구현했으며 AI가 문서 구조에서 분자 구조를 분석하고 신소재를 설계하는 연구 개발 절차를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탈모 관리 신소재 ‘람시딜’을 만들어 LG생활건강과 상품화를 준비 중이며, GS칼텍스와 데이터센터용 액침 냉각유를 조합했다. 데이터 생산성을 1000배 이상 향상하면서도 품질을 개선하는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 AI 기반 금융 에이전트 ‘엑사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등 다양한 기술도 함께 전시됐다.
글로벌 AI 인재 영입의 최전선을 찾은 노타

AI 양자화 및 기술 기업 노타도 ICML에 부스를 열었다. 노타의 경우 기술 소개보다는 ICML에 참석한 연구자들을 위한 인사채용 부스 형태로 전시를 기획했으며, 방문객들과 간단한 기술 논의 및 비즈니스 미팅 형태로 작게 준비됐다. 그렇지만 노타가 제출한 논문 두 개가 오는 11일 개최되는 ‘자원 적응형 파운데이션 모델 추론(AdaptFM)’ 워크숍에 채택되면서 업계 전반에 기술력을 알릴 기회가 주어졌다.
채택 논문은 ▲ DREAM-MoE: 전문가 혼합형 대규모 언어 모델을 위한 다운스트림 라우팅 오류 인식 마진 보존 양자화 ▲ SRA-MoE: MoE 양자화를 위한 출력 인식 선택적 라우터 정렬 두 건이다. DREAM-MoE는 기존의 양자화 과정에서 라우터 점수가 왜곡되거나 선택한 MoE(전문가 혼합) 모델이 변경되는 문제를 고려한 MoE 양자화 목적 함수다. SRA-MoE는 양자화 작업 후 출력이 불일치하는 토큰을 우선적으로 최적화하는 출력인식 정렬 전략인 선택적 라우터 정렬 기능이다. 두 연구 모두 최신 MoE 특화 양자화보다 성능이 높으며 MoE 관련 양자화 기술 발전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프렌들리AI, 학회 참가자 대상으로 AI 인프라 기술 제안

프렌들리AI는 논문 제출 없이 학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기술 소개 및 비즈니스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부스를 열었다. 프렌들리AI는 생성형 AI등 대규모 인프라 자원을 운영할 때 발생하는 추론 속도 저하, 자원 비용 등을 해결하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다. 프렌들리AI는 LLM 서빙에 널리 활용 중인 vLLM의 기술적 기반인 ‘컨티뉴어스 배칭’과 관련된 원천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프렌들리AI는 오픈라우터가 지난 5월 15일부터 22일 집계한 추론 공급업체의 중간 처리량 집계에 따르면 프랜들리AI가 최대 73토큰, 평균 65토큰으로 가장 높고 투게더AI와 아이오닷넷, 아틀라스클라우드와 파이어웍스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지난 6월 17일 집계된 GLM-5.2 처리량 집계에서도 프렌들리AI가 초당 평균 47토큰, 평균 도구 호출 오류율 0.11%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서비스는 클로드 코드, 커서, 오픈코드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들을 지원하며, 최근 킬로(Kilo)와 협업해 엔비디아 네모트론 오픈 모델을 활용해 대규모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기 위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킬로 측은 지난 1년 간 다양한 오픈 모델 및 폐쇄형 모델을 호스팅하는 추론 제공자를 시험해왔는데, GLM-5 사용 사례에서 프렌들리 AI의 결과는 꾸준히 7배 빠르고 오류율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부스 행사 이외에도 지난 6일, ICML 참석을 위해 한국에 방문한 연구진, 개발자 등을 대상으로 네트워킹 행사를 열고 기술 교류 등을 진행한 바 있다.
베슬AI, 고성능 AI 인프라 찾는 연구팀에 러브콜

AI 인프라 전문 기업 베슬AI는 부스 전시와 더불어 남상대 연구원이 제출한 ‘DLLM-JEPA: 마스크드 디퓨전 언어모델을 위한 결합 임베딩 예측 아키텍처’가 ICML 2026 SPIGM 워크숍에 채택됐다.
해당 논문은 합성곱 신경망의 아버지이자 세계 4대 AI 석학으로 불리는 얀 르쿤 교수가 제안한 JEPA(공동 임베딩 예측 아키텍처)를 LLM으로 적용한 버전에서 마스크 디퓨전 언어 모델을 결합한 DLLM-JEPA를 다룬다. 기존의 생성형 AI는 이미지의 지워진 부분을 채우거나 빈 내용을 추측하기 위해 모든 세부 정보를 복원하려 한다. 이런 비효율을 막기 위해 얀 르쿤 교수는 생성형 AI가 추상적인 공간에서 다음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동작 방식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JEPA다.
JEPA는 최근 대형언어모델 버전인 LLM-JEPA로 발전했는데 다른 두 가지 데이터를 다중으로 요구하고, 구조적 한계로 인해 연산 자체를 두 번씩 반복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논문에서는 단어를 무작위로 가리는 마스킹 기술을 활용해 서로 다른 두 개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효과를 만들고, 설계상 한 번만 진행해도 학습이 가능하도록 개선해 LLM-JEPA의 연산 총량을 33% 절감함을 입증했다. 베슬AI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 효율을 높이고, MLOps로부터 시작한 기술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계속해서 다져나갈 예정이다.

전지환 베슬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ICML은 학술 행사지만 대형 AI 기업들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각축장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베슬 AI는 단순히 AI 인프라를 고객에게 판매하는 게 아니라 AI를 활용한 가치와 목적을 더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술행사에서는 고성능 AI 기술과 첨단 기술을 가장 빨리 접하는 연구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베슬AI 역시 학술 행사로 접한 연구자들을 지원해 성과를 냈고, 연구자들로부터 서비스 개선점을 찾는 등 사업 고도화 방안으로 삼고있다. 고객이자 의견 수렴의 창구로서 ICML에 참여한 셈”이라고 말했다.
대형언어모델 추론에 최적화된 LPU 소개 나선 하이퍼엑셀

하이퍼엑셀은 글로벌 기술 기업 및 연구자들에게 LLM 추론에 최적화된 고효율 AI 가속기 LPU(LLM Processing Unit)을 선보이기 위해 부스를 마련했다. 하이퍼엑셀은 4나노미터 공정 기반에 LPDDR5X 메모리를 적용한 베르다(Bertha)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ICML 2026에서 처음으로 인클로저 내부를 공개하며 AI 가속기가 완성되었음을 알렸다. 하이퍼엑셀 부스는 LPU를 활용한 대규모 추론 작업의 전력 및 비용 효율성을 확인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아닌 LPDDR5X 기반의 AI 가속기의 메모리 구성을 확인하고자 다양한 분야의 AI 전문가들이 몰렸다.

이번에 출시된 베르다 500 LPU는 PCIe 기반의 서버용 AI 가속기로 250W의 열설계전력(TDP)을 갖췄다. 메모리는 256MB의 S램과 기본 128GB 및 최대 256GB의 LPDDR5X를 갖췄으며 LPDDR5X의 대역폭은 초당 546GB다. HBM 기반 AI 가속기와 비교해 LPDDR5X의 대역폭이 부족하긴 하지만, 초당 수십 TB 수준의 초고속 S램이 보조를 맞추면서 추론 성능과 안정성을 갖췄다. 연산 성능은 FP16 기준 384테라플롭스, FP8 기준 768테라플롭스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추론 전용 반도체면서 매우 높은 가동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콘셉트인 게 특징이다.
ICML, 인공지능을 위한 축제의 장이자 총성없는 격전지

ICML은 NeurIPS, ICLR과 함께 인공지능 업계의 3대 학회로 불린다. 이중 ICML은 가장 역사가 오래됐고 이론적 기초나 알고리즘, 수학적 증명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 ICML이 개최된 것은 전 세계 AI 업계 전반에서 주목할만한 일이며 향후 다른 AI나 관련 학회가 다시 한번 한국에서 열릴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특히나 학회에서 제시된 기술과 연구 결과들은 향후 2~3년에 걸쳐 전 세계 IT 기업들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아쉽게도 올해 행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참여도가 상당히 낮았다. 올해 부스를 차린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자가 취재한 부스가 전부다. 해외 기업들의 경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픈AI는 물론 심지어 CES, MWC 등의 IT 박람회에는 절대로 부스를 차리지 않는 애플조차 참여했다. 애플은 몇 년전부터 CVPR, NeurIPS 등의 학술 행사에 한해서는 부스를 차리고 있다. 이제 막 한국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힌 프랑스의 미스트랄도 꽤 큰 부스를 마련했으며, 중국계 AI 기업인 바이트댄스, 알리바바는 물론 샤오미도 대형 부스를 통해 연구자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모양새였다.

AI 학회는 이제 단순히 연구자들을 위한 자리가 아닌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과시하고, 고급 AI 인재들을 채용하기 위한 자리가 되고 있다. 입구에 있는 구인 게시판은 단순히 구직자들을 위한 것이 아닌 글로벌 학회에 초대될 만큼 고급 AI 인력들을 확보하기 위한 상징적인 공간이 됐다. 물론 ‘기계학습’이라는 한정된 분야라서 국내 기업 중에서도 결이 맞는 곳만 참여하기는 했으나, 결이 맞음에도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도 보인다. 우리나라가 세계 3대 AI 강국의 입지를 다지고 싶다면 보다 미래의 인력과 시장을 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