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건조 기능과 건조기의 차이가 있을까?
[IT동아 강형석 기자] 황사와 미세먼지 등 공기질로 인해 생활에 여러 변화가 찾아왔다. 깨끗한 공기를 위해 공기청정기에 관심을 갖게 됐고 대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관련 장치의 수도 대폭 늘었다. 공기도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세탁 문화다. 태양 빛이 뜨겁게 내리쬐는 야외에 젖은 옷을 쉽게 건조할 수 없게 되면서 모든 것이 시작된 것.
우리나라 세탁 문화는 세탁한 의류와 침구류를 맑은 공기에 드러내 건조해 입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온도가 적당히 좋은 날 가정 곳곳을 보면 의류 건조대에 걸어 놓거나 아파트 베란다 등에 걸어두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대기 상태가 나빠지면서 가급적 세탁과 동시에 건조까지 마무리하는 과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렇게 등장한 것이 세탁기 내 건조 기능(드럼세탁기)이다.
이후 건조 기능만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제품이 등장했다. 여기에서 소비자들이 하나 둘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간단하다. 드럼세탁기를 구매하면 건조 기능이 기본 제공되는데, 왜 건조기를 추가 구매해야 하는가 여부다. 우리나라 주거 공간의 한계에 따른 현실적 고민이다. 기능 및 성능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도 건조기 추가 구매를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드럼세탁기에 기본 제공되는 건조 기능과 별고 구매하는 건조기의 건조 성능에는 차이가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다.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는 구조에서 큰 차이를 드러낸다. 대부분의 세탁기는 뜨거운 바람을 내보내 의류를 건조(열풍식)하게 되고, 건조기는 주로 습기를 제거하면서 약간의 열기를 활용(제습식)해 의류를 건조시킨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로 인해 옷감 손상과 건조시간 등에 차이를 보인다.
세탁기의 열풍식 건조는 편리하지만 건조 시간과 성능에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4~5시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수분이 일부 의류에 잔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추가 건조가 필요해진다. 편리성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세탁과 건조가 한 번에 이뤄져서다. 대신 건조 과정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그만큼 전기요금이 더 추가된다.
고온의 바람을 쓰기 때문에 옷감 손상과 의류의 수축 등의 문제에도 쉽게 노출된다. 또한 세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건조에 따라 발생하는 먼지와 보풀 등이 내부에 남는다. 필터가 없기에 결국 청소가 필요하다. 이들이 의류에 붙었다면 제거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건조기는 이런 문제 대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되거나 줄어든다. 최근 건조기는 히트펌프 방식으로 의류의 습기를 제거하면서 건조하게 되므로 옷감 손상도 최대한 억제된다. 냉매를 활용, 건조하기에 전력 소모도 줄이는 것이 가능하며 그에 따른 비용 절감도 이점으로 꼽힌다. 청소도 용이하다. 기기 내에 별도의 필터를 내장, 먼지 청소가 쉽다. 심지어 콘덴서에 쌓인 먼지를 스스로 청소해주는 기능을 제공해 편리함을 더한 제품도 있다.
건조기의 유일한 아쉬움은 공간과 추가 비용에 따른 부담 정도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 수준의 장점을 갖췄다. 빠른 건조 속도에 비해 낮은 옷감 손상과 유지보수 등이 대표적이다. 공간 활용에 대한 문제가 걸림돌이라면 세탁기+자연건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건조기를 추가하는 방법이 의류 관리에 유리하다. 구매 전 꼼꼼히 확인하고 가정 환경에 맞는 의류 건조 과정을 선택하자.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