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손안의 통번역가, 한글과컴퓨터 지니톡 고2
[IT동아 남시현 기자] 해외여행에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은 역시 언어다. 만약 방문지의 언어를 전혀 구사할 수 없다면 물 한잔을 요청하거나, 상품을 구매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 되고, 표를 예매하거나 길을 잃어버렸을 때는 대단히 곤란해진다.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경우 힘들어지는 것은 전 세계인이 공통으로 겪는 일이다.
2016년을 전후로 인공신경망을 사용한 번역이 도입되면서 전 세계 언어의 장벽이 한 꺼풀 벗겨지는 듯했지만, 비영어권 국가나 어순이 다른 국가에서는 번역 정확도가 다소 떨어져 언어 장벽을 철폐하는데는 실패했다. 또한 휴대용으로 쓰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는데, 배터리 소모량은 물론 인터넷이 필수여서 어려움이 많다. 만약 스마트폰 배터리가 부족하거나, 통신 신호가 미약한 지역이라면 무용지물인 셈.
65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지니톡 고2
이에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대표기업인 한글과컴퓨터가 한글을 중심으로 한 외국어 음성 번역기, 지니톡 고2를 내놓았다. 온라인 연결 시 한국어 포함 총 65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고, 와이파이나 인터넷이 없더라도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만다린), 일본어를 번역한다. 자체 배터리로 구동되니 스마트폰 배터리가 줄어들까 걱정할 필요도 없고, 사용 즉시 꺼내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쉽게 말하자면 번역 기능에 특화된 스마트폰에 가까운데, 3.1인치 터치 디스플레이와 2,500mAh 배터리를 갖췄으며, USB C 규격(타원형) 단자로 충전한다. 65개국 언어를 모두 활용하려면 와이파이나 현지 유심을 장착해야 하며, 현지 유심 장착 시 와이파이 신호를 보내는 핫스팟 기능 등도 제공된다. 마이크는 원활한 음성 수신을 위해 최상단에 위치해있고, 스피커는 앞뒤로 총 2개가 마련돼있다.
스마트폰 방식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번역 기능 이외에 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기능도 포함돼있다. 와이파이나 데이터 유심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는 영어와 한글 대사가 나열된 말하기 학습, 전 세계 여행지의 날씨, 환율, 대사관 전화번호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 도우미, 긴급 상황에서 도움을 보내는 SOS, 언어 설정이나 시스템 업데이트를 적용하는 설정 메뉴가 있다.
지원되는 언어를 자세히 살펴보자. 사용 빈도가 높은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만다린(표준어), 일본어는 인터넷 없이도 번역할 수 있고, 이외 언어는 와이파이나 데이터 유심이 꽂힌 상태에서 동작한다. 영어권 국가나 일본, 중국 방문이라면 현지 유심을 쓰지 않고도 번역 기능을 쓸 수 있고, 타 언어권 방문이라면 해당 국가에서 쓸 수 있는 데이터 유심이 필수다.
또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아랍어, 태국어는 OCR(광학문자판독)을 활용한 이미지 번역을 지원한다. 후면 카메라로 문자를 촬영하면, 해당 문자를 번역해주는 기능이다. 손글씨는 번역할 수 없으며, 간판이나 메뉴판, 컴퓨터 화면 등 기계로 인쇄된 글자를 실시간으로 번역할 수 있다.
번역 성능은 호텔에서 체크인을 진행하거나, 식당에서 메뉴를 주문하는 수준에 충실하다. 전문적인 강의나 시적인 문구가 내포된 뜻 등을 번역하기는 어렵다. 한국어와 영어,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는 경우는 제법 자연스럽다. 호텔에 모닝콜을 요청하는 대사를 써보니, 한글과 영어 모두 외국인이 알아듣기에 무리가 없다. 여행으로 인한 방문이 많은 베트남과 중국어 역시 수준급으로 번역해준다.
유럽권은 어떨까? 스페인어로 된 신데렐라 동화 번역을 요청한 결과, 문장이 끊기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실제 원문과 거의 일치하는 인식률을 보였다. 상대방이 번역하기 좋게 문장을 읽어준다면, 의사소통에무리가 없는 수준의 번역 성능을 보여준다.
언어 장벽에 대응하는 손 안의 통번역가
최근 해외여행을 떠날 때는, 스마트폰에 번역 앱을 쓰는 것이 기본처럼 되고 있다. 인터넷만 연결돼있으면 어디서든 번역을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즉각적으로 대화를 할 때 부랴부랴 앱을 켜고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고,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앱 사용 자체가 어렵다. 한글과컴퓨터 지니톡 고2의 존재 이유도 빠르고 편리하면서도, 직관적인 번역을 위해서다. 언어를 선택하고 버튼만 누르면 바로 번역할 수 있으니, 대단히 빠르게 외국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한글과컴퓨터 지니톡 고2 음성 번역기 하드웨어는 스마트폰과 비슷하기 때문에, 60만 원대 중반으로 책정돼있다. 다만, 한번 구매하면 꾸준히 번역용도로 휴대하기 좋고, 향후에는 휴대용 와이파이 발생기처럼 공항에서도 수령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 번역을 낯설어하는 세대라면, 한글과컴퓨터 지니톡 고2를 만나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