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불참 러시' MWC 2020 반쪽짜리 행사될까?
[IT동아 강형석 기자] 전세계 IT 시장을 대표하는 전시회를 꼽는다면 크게 세 개다. 첫 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두 번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마지막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다. 각각 1월, 2월, 9월 경에 열려 최신 기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 중 2월에 열리는 MWC는 통신에 특화된 전시회로 차기 스마트폰과 통신 기술을 논하는 자리다.
이런 MWC가 위기를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 원인이다. 전 세계 관람객이 몰리는 곳이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이를 우려한 일부 참가 기업이 행사 참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다.
가장 빠르게 대응한 곳은 LG전자. 당시 현지에서 차기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우려,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LG전자 측은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우선시 하여 MWC 2020 전시 참가를 취소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전시 참가는 취소했지만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사전 협의된 만남은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규모를 축소 운영하는 셈이다. 해당 행사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 역시 불참 혹은 규모 축소 카드를 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업도 불참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아마존, 에릭슨, 엔비디아에 이어 소니도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같은 경우에는 엣지 컴퓨팅, 클라우드 솔루션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컨퍼런스를 열 예정이었지만 모두 취소되면서 GSMA 홈페이지 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아직 3,000여 개에 달하는 참여 기업이 남아 있기 때문에 행사 자체가 열리는데 큰 문제는 없다. 행사를 준비 중인 GSMA 측도 취소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큰 볼거리를 제공할 주요 기업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실속 없는 반쪽짜리 행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또한, 불참한 기업의 자리를 다른 곳이 메우는 것도 쉽지 않아 곳곳에서 허전한 분위기가 연출될 가능성도 높다.
반면, GSMA 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를 인지한다면서 자체 조치 외에도 스페인 보건 당국과 관련 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 확산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후베이 지방에서 온 모든 참가자는 입장이 불가능하고, 모든 여행자는 행사 14일 전 중국 외 지역에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된다. 온도 검사도 면밀히 실시될 예정이다.
주최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MWC 2020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참가 기업 대다수는 중국에 기반한 것 외에도 아무리 관리를 잘한들 사람이 밀집한 환경에서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과연 MWC 2020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