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에서 만난 캐논 EOS-1D X 마크3, 그 느낌은?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난 1월 7일부터 10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0에는 많은 기술 관련 기업이 참가했다. 광학 기업인 캐논 역시 미국 법인을 통해 행사에 참가했다. 여기에서 자사의 기함(플래그십)급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EOS-1D X 마크3(Mark III)'를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번 카메라는 전작의 출시 이후 4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때마침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거대한 스포츠 행사를 겨냥했다. 뛰어난 성능을 추구하는 하이-아마추어와 방송매체 등이 사용한다면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전 세대 카메라 가격을 고려한다면 600만 원대 후반에 책정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은 기대 이상이다. 덩치가 크기 때문에 무게감 측면에서는 손해지만 오히려 안정적인 촬영에는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세로그립 일체형인 '원-바디(One-Body)' 형태이므로 가로와 세로 촬영 모두 자유롭게 전환 가능하다. 일반 카메라처럼 손목을 꺾어 세로 촬영할 필요 없이 카메라만 돌리면 촬영 준비가 완료된다.
전반적인 조작 체계는 이전 세대 카메라와 다를 것 없었다. 외모 역시 전형적인 캐논 EOS-1D의 라인을 갖는다. 그래서 친숙하게 느껴진다. 기존 캐논 카메라를 사용하다 업그레이드로 접근하거나 혹은 고성능 제품으로 변경을 시도했을 때,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얼마든지 적응 가능한 수준이다.
성능은 향상됐다. 2,010만 화소 풀프레임(35mm 필름 면적에 준하는 센서) 이미지 센서는 새로 개발된 영상처리엔진 디직X(DiGiC X)와 호흡을 맞추는데, 빠른 처리 능력과 이미지 정제 능력을 갖췄다. 감도는 ISO 100부터 10만 2,400까지 기기 내에서 지원하고, 소프트웨어로 최대 81만 9,200까지 확장 가능하다. 연사 속도는 뷰파인더 기준으로 최대 초당 16매, 라이브 뷰로는 최대 20매 기록 가능하다.
실제로 카메라를 연사 모드에 맞춘 다음, 셔터 버튼을 조심스레 누르니 '촤라라라라락'하는 소리와 함께 셔터가 바쁘게 움직였다. 저속에서는 연사 속도에 한계가 있으나 어느 정도 셔터 속도가 확보되어 있다면 과감한 연사로 빠른 움직임 속에서 최적의 결과물 한 장을 남길 수 있다.
초점 성능도 고성능 제품 다웠다. 셔터를 살짝 누르니(반셔터) 바로 측거가 이뤄진다. 캐논 담당자는 고해상도 자동초점 센서를 통해 속도와 정확도 모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측거점도 늘었다. 최대 191개에 달하는 측거점은 그 중 155개가 교차 측정 방식일 정도로 정교함에 초점을 맞췄다. 센서 검출이 이뤄지는 라이브 뷰 상태에서는 525분할 측거점을 지원한다.
여기에서 머리와 눈 검출 기능도 크게 증가했다. 측거를 위해 인공지능 기계학습(딥러닝) 기술을 녹여 냈기 때문. 측거 휘도 범위도 크게 늘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피사체에도 측거점이 이동한다는 것이 캐논 측의 설명이다.
동영상 기술은 시네마 EOS 수준으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4K 60매 촬영은 기본이고 촬영 시 센서 전체 영역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메뉴에 별도로 센서 일부를 쓸지(크롭)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 외에 5.5K 해상도(오버샘플링)에 초당 60매 영상을 저손실(RAW) 촬영 가능하도록 만들어 편집 작업이 용이하도록 했다.
최근 DSLR 카메라는 미러리스 카메라에 다소 밀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도 극한 상황에서 최적의 작동을 보장하는 고성능 카메라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어왔다. 캐논 EOS-1D X 마크3는 오랫동안 성능에 목말라 했던 전문 사진사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