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풀HD TV에서 UHD 화면 모드 가능한가요?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좀 당혹스럽게도 풀HD급 TV에서 UHD급 영상의 표시가 가능한지의 여부를 질문해 주셨습니다. 심지어 실제로 이렇게 쓰고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이셨네요. 제조사에서 밝힌 제품의 사양 이상의 성능을 사용하는 이런 일이 가능한지, 한 번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wdbusxxx님이 보내주신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TG M80KA 해상도 정보 표시 (출처=독자
제보)
TG M80KA 해상도 정보 표시 (출처=독자 제보)

안녕하세요? 여러 질문에 답변해 주시는 것을 보고 저도 하나 여쭈어 봅니다.

저희 집에서 TG삼보의 풀HD TV인 M80KA를 쓰고 있습니다. 풀HD 화질인 걸로 알고 있고 그렇게 3년 정도 이용했어요. 여기에 KT 올레TV 기가지니를 연결해서 TV를 보고요. 그런데 얼마 전에 올레TV의 설정 메뉴에 들어갔다가 화면 해상도를 풀HD(1080p)에서 UHD(2160p)로 바꿔봤는데 참 이상하게도 그래도 TV 화면이 제대로 나옵니다. 그리고 TV의 해상도 정보에도 UHD 해상도인 3840 x 2160으로 표시되고요.(사진 첨부합니다) 이렇게 해놓고 화면을 보면 화질이 확실히 더 선명해 보입니다. 어떻게 해서 이게 가능한지, 그리고 이렇게 써도 문제가 없는 건지 답변을 해 주셨으면 해요. 감사합니다!

TG M80KA 해상도 정보 표시 (출처=독자
제보)
TG M80KA 해상도 정보 표시 (출처=독자 제보)

공식 지원 범위 이상의 해상도 표시?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부족함이 많은 저희 기사를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해상도란 해당 영상기기 화면을 이루고 있는 픽셀(점)의 정밀도를 의미합니다. 가로축, 그리고 세로축에 몇 줄의 픽셀이 배치되어 있는지에 따라 (가로 픽셀) x (세로 픽셀)의 형식으로 표기합니다. 1920 x 1080(1080p) 해상도는 풀HD급, 3840 x 2160(2160p) 해상도는 4K UHD, 혹은 UHD급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소스 기기(셋톱박스, 플레이어 등)가 높은 해상도를 출력하더라도 디스플레이 기기(TV, 모니터 등)이 낮은 해상도만 지원한다면 화면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해당 디스플레이 기기가 공식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사양을 넘어선 것이니까요. 그런데 질문자님의 경우처럼 풀HD급 TV인데도 UHD급 영상의 입력이 이루어지고, 화면까지 나온다는 건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이유에 대해서 몇 가지 추측을 해 보겠습니다.

해당 TV가 다운스케일링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경우

원본 영상 데이터의 해상도가 소스기기나 디스플레이 기기의 처리 가능 해상도와 일치하지 않아 선명도가 저하되거나 화면이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 원본의 해상도를 높여서 보정하는 기술을 업스케일링(upscaling), 반대로 해상도를 낮추는 것을 다운스케일링(downscaing)이라고 합니다. 몇몇 소스 기기나 디스플레이 기기가 이 기능을 지원합니다. 업스케일링의 경우, 약간의 화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셋톱박스에서 UHD 신호를 출력하는데 풀HD TV에서 화면이 제대로 출력된다면 해당 TV가 다운스케일링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겠죠.
다만, 질문자님이 보유하신 TG M80KA가 그런 기능을 지원한다는 정보는 없으며, 이는 제조사의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한 바입니다. 그리고 TV의 해상도 정보가 3840 x 2160로 표기된다는 것으로 보아 이는 다운스케일링이 아닌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리고 다운스케일링을 했는데 화질이 더 선명해 보인다는 것도 이상하고요.

UHD 출력 가능한 부품을 탑재했지만 풀HD급으로 조정해 출고한 경우

이 쪽이 좀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기기가 UHD 영상신호의 입력과 출력이 가능하다는 건 AD보드와 LCD 패널 등의 핵심 부품이 이 기능을 지원한다는 의미죠. 그런데 전자제품용 부품 중에는 당초 높은 사양을 상정하고 설계했지만, 제조된 완성품의 성능이나 일부 기능이 당초의 사양에 미치지 못해 낮은 사양 제품으로 재조정해 출고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컴퓨터 CPU(프로세서)의 경우 3GHz의 속도를 기대하고 생산한 제품인데, 테스트해보니 2GHz 정도 까지만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런 경우, CPU에선 제조사에선 해당 제품의 최대 속도를 재조정해 2GHz CPU 제품으로 출고하곤 합니다.

이는 TV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본래 UHD급용으로 생산한 부품이지만, 일부 성능이나 기능이 제조사가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해 풀HD급용 부품으로 재조정되어 제품에 탑재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UHD급 성능을 제대로 내는 부품을 탑재했지만, 당시 시장의 상황이나 생산용 부품 재고 상황,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해 부득이 풀HD급으로 재조정되어 출고된 제품일 가능성도 있고요.

이러한 경우에는 최대 해상도가 풀HD급을 초과한 값을 받아들이지 않게 설정하긴 했지만, 그 조정 기술이 정교하지 못해 일부 하드웨어의 UHD 신호를 받아들여 출력해버리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이유이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지요. 그리고 질문자님의 것과 같은 모델의 TV를 이용하더라도 어떤 제품은 UHD 화면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산 시기에 따라 일부 내부 부품에 교체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제조사의 허용 범위 넘는 제품 운용은 추천할 수 없어

그렇다면 질문자님은 운 좋게도 UHD 출력이 가능한 풀HD TV를 구매했다는 의미인데, 이대로 UHD급 해상도로 TV를 시청해도 좋을 지가 관건이겠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쓰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조사에서 분명 풀HD급으로 쓰라고 공식 사양을 정해서 출시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제조사 내부에서도 분명 풀HD급 환경에서만 안정적으로 구동하는지 테스트를 해서 출고한 제품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사에서 추천하는 범위를 벗어난 UHD급 해상도로 이 제품을 운용한다면 향후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할 수 없습니다. 이는 어떤 제조사의 고객센터에 문의하더라도 마찬가지의 대답이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안정적이고 균일한 생산공정을 가진 제조사의 제품이라면 이런 일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에서는 KT의 올레TV UHD 셋톱박스에 LG전자의 풀HD급 TV를 이용하고 있습니다만, 셋톱박스의 출력 해상도를 UHD급으로 올리면 표시 가능한 범위를 넘었다면서 아예 화면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게 정상적인 상황이지요. 이러한 점 참고하시어 현명한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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