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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콘서트] "두려움이 준 용기 없는 도전조차 도전" 하상욱 시인

남시현

[IT동아 남시현 기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짧은 문장으로,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글, 그런 글을 우리는 '시(詩)'라고 부른다. 짧은 언어에 담긴 뜻으로 우리는 감명받고, 깨달으며, 생각에 잠긴다. 문제는 시 자체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누구나 깊이를 담을 수는 없다. 주류 문학으로 갈수록 더욱 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게 시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함으로써 전통적인 시의 영역과 새로운 시의 영역이 서서히 나뉘고 있다. 출판과 인쇄로 시를 나누는 시대를 넘어, 누구든지 시를 쓰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시인'이라 하지 않는 하상욱 작가도 한글의 시대적 변화와, 본인의 감각을 결합해 새로운 시의 방향성을 제시한 작가 중 하나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분야별 창업 전문가와 명사를 초청해 직접 경험한 사례를 공유하고,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노하우를 전하는 강연,  'TEC(Tech, Experience, Content, 테크)'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총 24회 진행된 테크 콘서트는, 현재 세 번째 시즌이 시작됐으며 오는 11월까지 지역별로 강연이 개최될 예정이다.

직업은 구분일 뿐, 글을 쓰는 하상욱이 아니라, 하상욱이 글을 쓴다는 게 중요.

'시(詩)팔이' 하상욱 시인

'시(詩)팔이' 하상욱 시인은 등장부터 남달랐다. 본인을 '시팔이'라 소개한 그는 굳이 시팔이라는 단어를 하나하나 끊어 읽었다. 본의 아니게 욕처럼 들릴 순 있는데, 가뿐히 웃어넘기길 바란다. 이같은 한글의 오묘함이 그의 원천이다.

책에서 목차라 하면 내용을 설명하는 장이지만, 그의 책에 있는 목차는 목을 차는거다.

문학계의 이단아인 만큼, 대표작을 소개하는 것조차 허를 찌른다. 보통 문학 작가라면 가장 유명한 작품을 소개하겠지만, 그는 '목차(目次)'를 소개했다. 아니, 서적의 처음에 쓰이는 흔한 목차 대신 진짜 목을 차는 사진을 소개했다.

실제로 그의 저서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목차와 작가 소개로 올려놓은 사진만큼은 한번쯤 봤을 정도다. 그의 유머 코드에 공감한 이들이 이 목차 사진을 인터넷에 업로드한 것이 일파만파 퍼지며 하상욱 시인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상욱 시인을 대표하는 문구가 바로 '애니팡 시인'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모바일 게임, 애니팡 덕분이다. 애니팡 사용자가 평소 연락하지 않던 사람들에게도 게임 초대장을 보내자, '서로가 소홀했는데 / 덕분에 소식 듣게돼"로 승화한 게 공감을 얻은 것. 매체는 물론 출판 업계까지 그의 글과 작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지금의 시인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현재 그의 인스타그램(@type4graphy) 팔로워는 92만명에 달하고, 그의 글은 교과서에 등재될 만큼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규정된 문학의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펼쳐질 문학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직장을 관둔 게)도전이라면 도전이었죠. 용기 없는 도전. 두려움이 만들어준"

이번 TEC콘서트는 20대에서 50대까지 폭넓은 독자층이 참여했다.

원래 그가 학창 시절부터 준비해온 것은 만화 작가였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만 가지고,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과 경쟁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만화 작가와 유사한 디자인 계열로 전직했다. 목적지를 바꾼 결과, 경쟁 상대의 수준과 본인의 실력에도 자신감을 가지게 됨은 물론, 좌절하지 않고 한 단계씩 성과를 이뤄냈다고 한다.

그렇게 마케터, 디자이너가 된 그는 본인의 자리에서 묵묵히 작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퇴근길, '사람은 안 변해 / 그래서 사랑은 변해' 라는 시구를 SNS에 올린 것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급기야 출판까지 이어졌다. 그가 처음 발간한 '서울시'는 최근 10년간 판매된 시집 판매량 중 4위를 기록했으며, 4권의 출판 서적의 총판매량이 약 50만 권을 넘어설 정도로 성공했다.

그런 그가 회사를 그만두는 데 걸린 시간은 7~8개월, 시집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애니팡 시인' 유명해지며 시인 하상욱이라는 이름이 세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라디오 고정 출현이나 출판까지 제안이 왔다. 현재 월급 수준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되자 그는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나서기 시작한다.

그가 확실히 해야한다고 밝힌 것은, 바로 새로운 일이 기존 직장을 대체할 수 있는지 잘 가늠해야한다는 것.

마케터, 디자이너였던 그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떻게 하상욱 씨처럼 작가로 활동할 수 있을까요?"다. 이에 "저는 안정적인 직장이 꿈입니다. 만약 대기업/공기업에 다녔다면 작가를 안 했을지도?"라고 답한단다. 물론 그가 다니던 직장 연봉이 높지않아 작가로 전업했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직장을 대체할 만큼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최소한의 요구 사항이라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거침없이 "네"라고 한다며, 기회가 있을 때 두려워도 재빨리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만화과를 꿈꿨다면, 회사를 조급하게 그만뒀다면 지금쯤 다른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노력은 안 하고, 불안은 해요."라며, 불안함을 원천으로 항상 무언가 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두려움을 앞으로 나가는 원동력으로 삼는다고 한다.

하상욱에게 도전이란? 

하상욱 시인은 작품 활동에 이어 작곡, 싱어송라이터로도 도전하고 있다.

최근 그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기획사의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에 도전하고 있다. 여기서 음악밖에 모르는 소속사 동료들에게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물으면 모두가 "아니"라고 대답한다며, 누가 봐도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불안감을 가지고 끊임없이 집중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그 다음에 닥칠 변화가 두렵다. 하지만 사람은 언젠가 변할 수밖에 없고, 변하지 않는 것이 더 두려워지는 시기가 온다."며, "실패하더라도 도전해야 한다. 두려워하는 사람은 움직이지만, 그조차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면 피할 수도 없다"며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기를 주문했다.

10월 25일 진행되는 테크(TEC)콘서트는 개그맨 김원효, 심진화 부부가 '긍정적으로 실패하고, 긍정적으로 도전하자'를 주제로 강연한다.

하상욱 시인이 진행한 테크콘서트, '시(詩)팔이 활용법'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으로 인해 의정부 북부경기문화창조허브 대신 부천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됐다. 10월 25일 진행되는 테크(TEC)콘서트는 개그맨 김원효, 심진화 부부가 '긍정적으로 실패하고, 긍정적으로 도전하자'를 주제로 강연한다. 행사 관람 신청은 온오프믹스(ONOFFMIX)를 통해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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