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휴대성과 활용성을 겸비한 2-in-1 PC, 에이수스 젠북 플립13
[IT동아 이상우 기자] 2-in-1 PC 혹은 컨버터블 PC라고 부르는 제품은 노트북의 장점과 태블릿PC을 결합한 제품이다. 태블릿PC의 등장으로 노트북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제조사는 태블릿PC의 장점인 휴대성과 배터리 지속시간에 노트북의 생산성을 더한 2-in-1 PC를 쏟아냈다. 물론 최근에는 이전보다 더 얇고 가벼우면서도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이 뛰어난 울트라모바일(초경량 노트북)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울트라모바일 중에서도 일반적인 클램쉘 노트북 대신 2-in-1이라는 형태를 채택하는 제품도 있다.
2-in-1 PC가 처음 등장하던 시기에는 화면 수평으로 회전하는 트위스트, 화면을 밀어서 키보드를 꺼내는 슬라이드, 덮개에도 화면을 갖춘 듀얼스크린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오늘날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과 달리, 오늘날까지 꾸준히 출시되고 있는 형태는 화면과 키보드 커버를 분리하는 윈도우 태블릿PC 형태와 화면을 뒤쪽 방향(360도)로 넘길 수 있는 요가(플립) 형태 정도다.
에이수스 젠북 플립13 UX362F(이하 젠북 플립13)은 에이수스의 초경량 노트북 제품군인 젠북 시리즈에 플립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플립 디자인은 일반 노트북 처럼 사용하다가 화면을 완전히 뒤로 넘겨 태블릿PC 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화면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태블릿PC를 거치대에 놓은 것처럼 각도를 조절해 사용하거나 화면을 완전히 뒤집어서 완전히 태블릿PC 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젠북 플립13은 디지타이저(전자펜)를 지원한다. 디지타이저를 사용하는 중 화면에 받친 손바닥을 인식하지 않는 '팜 리젝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일반 터치펜과 비교하면 더 정교한 그리기 작업이 가능하다. 이를 이용해 윈도우 잉크나 원노트 같은 필기 및 그리기 앱을 사용할 수도 있고, 포토샵 같은 전문 소프트웨어로 외곽선을 선택하거나 브러시 기능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노트북은 화면 상단에만 웹캠이 달려 있으며, 화면을 뒤집어서 사용하는 플립 디자인의 경우 화면을 완전히 넘겼을 때 카메라 방향 때문에 화면을 보며 사진을 촬영하기 애매한 경우도 있다. 젠북 플립13은 이 때문에 키보드 위에도 별도의 카메라를 내장해, 화면을 완전히 뒤집은 상태에서도 화면을 보며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했다.
화면 베젤은 일반 노트북과 비교해 아주 얇은 편이며, 특히 아래쪽 베젤을 크게 줄였다. 이를 통해 같은 화면 크기를 갖춘 노트북과 비교하면 세로로 조금 더 짧아 휴대성이 높다. 좌우 베젤은 3.5mm 정도로 얇으며, 언뜻 보면 세로로 짧은 화면 덕분에 화면이 꽉찬 듯한 느낌도 준다. 무게는 약 1.3kg으로 가벼워 가방에 넣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전체적인 세로 길이가 짧아진 만큼 팜레스트 역시 좁아져, 손이 큰 사람이라면 타건 시 손바닥이 애매하게 걸릴 수도 있다.
화면을 열면 화면 아래쪽이 아래로 내려가며 받침대 역할을 하는 에르고 리프트 힌지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본체(키보드)가 적당한 각도로 기울어지면서 손목을 편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본체와 바닥 사이에 공간을 만들면서 공기 순환이 더 잘 되도록 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성능 저하 없이 고사양 작업을 할 수 있다.
터치패드 역시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마우스 대신 사용하는 터치패드와 다르게 상단에는 계산기 모양 버튼을 갖추고 있다. 이 버튼을 길게 누르면 터치패드에 조명이 켜지면서 계산기와 같은 모양이 된다. 보통 13~14인치 정도의 경량 노트북은 부피를 줄이기 위해 숫자키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젠북 플립13은 숫자패드를 숫자키 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업무용으로 활용도를 높였다.
제품은 전반적으로 금속 소재를 사용했으며, 키보드 테두리는 금색으로 포인트를 줘 고급스러운 맛을 더했다.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제품과 비교하면 조금 더 무겁지만, 그만큼 고급스럽고 견고하니 조금 더 무거운 것은 감수할 만한 수준이다. 화면은 유광 패널을 사용했다. 필자의 경우 빛 반사가 덜하고 지문이 묻어도 티가 덜나는 무광 패널을 선호하지만, 유광 패널 역시 나름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작은 크기와 비교해 성능은 준수하다. 인텔 8세대 코어 i7-8565U 프로세서와 16GB 메모리를 내장했으며, 내장 그래픽이지만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프로 등과도 호환하는 인텔 UHD 그래픽스 620을 탑재해 간단한 편집 작업도 가능하다. 지문 인식 센서는 없지만, 얼굴 인식 기능으로 윈도우 헬로 같은 보안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글쇠는 제법 넓은 편이라 타건이 경쾌하고 오타도 적다. 글쇠 너비는 약 16mm며, 다른 초경량 노트북과 비교해 글쇠가 조금 더 높게 돌출돼 있고 반발력도 제법 있는 편이라 누르는 느낌이 좋다. 글쇠 간격 역시 3mm 정도로 충분해 손가락이 굵어도 오타가 잘 나지 않는다.
배터리는 완충 시 11시간 이상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경우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음량을 20%, 화면 밝기를 50%로 설정한 상태에서 유튜브 뮤직비디오를 연속 2시간 재생했을 때 남은 배터리는 약 84%로(배터리 절약모드 켬)다.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사용하는 환경과 비슷한 상황에서 2시간 동안 약 15%를 사용한 셈이며, 화면을 더 어둡게 하거나 비행기 모드를 켜면 13시간 까지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제품 측면 단자는 아주 간소하다. USB C형 단자 두 개, 충전 단자, 전원 입출력 단자 등으로 부피가 얇은 단자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제품 전체 두께 역시 얇다. USB C형의 경우 최근 많은 기기가 채택하고 방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C to A 케이블을 더 흔하게 제공하고 있고, 젠북 플립13은 A형 단자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주변기기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C형 어댑터나 C형 허브가 별도로 필요한 점이 아쉽다.
젠북 플립13은 작고 가벼운 폼팩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우수한 성능과 배터리 지속 시간을 갖춘 제품이다. 또한, 화면을 완전히 넘길 수 있는 플립 디자인과 전용 디지타이저를 통해 활용도를 높인 제품이다. 일반적인 노트북과 비교하면 조금 비싼 140만 원 정도의 가격이지만, 성능과 휴대성 그리고 활용도를 모두 고려하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제품이리라.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