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계식 키보드 입문자를 위해, 데빌스킬 MK108
[IT동아 이상우 기자] 기계식 키보드는 이제 낯선 물건이 아니다. 멤브레인 키보드와 비교해 독특한 타건감과 우수한 내구성을 갖춘 것이 특징으로,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게임 애호가를 중심으로 유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체리 같은 유명 기계식 스위치 제조사 외에도 다양한 제조사에서 기계식 스위치를 생산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러한 키보드를 만날 수 있게 됐다.
몬스타기어 데빌스킬 MK108 키보드는 이러한 맥락의 제품이다. 네이버 쇼핑 기준으로 4만 6,000원에 판매하는 제품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도 만족스러운 타건감과 구성을 갖춘 제품이다.
이 제품은 카일 기계식 스위치를 탑재한 제품으로, 필자가 사용한 모델의 경우 카일 청축 스위치 제품이다. 카일 청축은 체리 청축과 마찬가지로 누를 때 '딸깍'하는 느낌과 함께 소리가 들리는 클릭 스위치로, 눌렀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어 키 입력이 중요한 게임에서 유용하다. 카일 청축의 경우 체리 청축보다 누르는 힘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해도 무리가 적지만, 타자기를 떠올리게 하는 소리 때문에 조용한 사무실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키보드 형태는 스템스컬쳐2 디자인을 적용했다. 스텝스컬쳐2는 각 글쇠가 있는 행의 키캡을 서로 다른 각도로 제작해 완만한 곡선 형태로 배치한 디자인으로, 이를 통해 손목이 편한 각도로 오랜 시간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키보드 하단에는 탈착이 가능한 손목 받침대도 있다. 받침대에 손바닥을 올리면 키보드를 사용할 때 손목이 지나치게 꺾이는 자세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편하게 타건할 수 있다.
키보드 뒷면에는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받침대가 있다. 높이 조절은 1단만 가능하며,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받침대를 밀어야 확실히 고정된다. 케이블은 섬유 소재로 제작해 유연하며, 길이 역시 넉넉해 본체와 키보드를 여유 있게 연결할 수 있다. 케이블을 고정할 수 있는 방향이 전면 한 쪽 뿐이지만, 케이블이 얇고 유연하기 때문에 정리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글쇠는 이중사출형으로 제작해 내구성을 높였다. 일부 저가형 제품의 경우 반투명한 글쇠를 도색해 글쇠 위에 문자를 표시하기도 하는데, 이 때 도색이 벗겨지면 글쇠가 잘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흉하다. 이와 달리 이중사출형은 글쇠 하나에 반투명한 부분과 불투명한 부분을 따로 제작하는 방식으로 도색이 벗겨질 걱정이 전혀 없다.
키보드 아래에는 LED를 내장하고 있으며, 별도 소프트웨어 없이도 미리 설정된 조명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능(Fn) 키를 누른 상태에서 delete 키를 누르면 글쇠 중 일부에만 조명이 켜져 강조해준다. 예를 들어 WASD가 강조되는 조명 구성은 FPS 게임에, QWER이 강조되는 조명 구성은 MOBA 등에 어울린다. 이 밖에도 조명 효과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나 조명 밝기, 발광 속도 변경 등을 별도 소프트웨어 없이 키보드 버튼 조합만으로 할 수 있다.
참고로 언뜻 보면 RGB LED인 것처럼 보이지만, 각 행의 색상은 고정된 상태다. 즉 각 글쇠 조명을 켜거나 끄는 것은 가능하지만, 색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조사에서는 이를 '레인보우' LED라고 부른다.
키보드는 글쇠와 축이 노출된 비키 타입으로 조명과 잘 어울리며, 청소 역시 쉽다. 키보드 전체적인 소재는 플라스틱이지만, 상판 덮개만은 금속 소재로 제작해 상대적으로 내구성을 높였다. 다만 카일 박스축 처럼 방수 기능은 지원하지 않으니 음료 등을 엎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기본 구성품으로 청소용 솔과 글쇠 제거도구를 제공하니 이를 활용해 키보드 사이에 낀 먼지를 빼거나 다른 디자인의 글쇠로 바꿔 끼울 때 사용하면 된다.
몬스타기어 데빌스킬 MK108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다. 화려한 LED를 통해 보는 맛을 더한 것은 물론, LED로 특정 글쇠를 강조하는 등 게임 애호가가 좋아할 만한 기능을 갖춰 기계식 키보드 입문자가 부담 없이 구매해 사용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