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표준 기술과 생태계 확장에 주목하는 이유
[IT동아 이상우 기자] 표준이란 기술 산업을 구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핵심 요소다. 표준은 상호운용 가능한 솔루션을 지원하며 혁신 및 경쟁을 도모하고, 무역을 촉진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선택지와 구매에 대한 확신을 제공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건강한 생태계 형성에 기여한다.
인텔은 프로세서나 메모리 등 반도체 기업으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이 영역뿐만 아니라 PC 및 주변기기 표준기술, 산업 인프라 생태계 구축,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다. 이러한 표준 구축과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은 인텔 프로세서 기반 시스템이 입출력장치, 센서, 네트워크 등 다양한 주변기기와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호환성을 확보하고, 해당 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가 문제 없이 작동하는 것은 물론, 소프트웨어가 고성능 시스템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오늘날 널리 쓰이는 USB는 인텔이 주도해 개발한 입출력 방식이다. 인텔은 PC에 다양한 주변장치를 추가하는 방식을 단순화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으며, 업계 여러 기업과 협업해 1996년 이 방식을 적용했다. USB는 범용 연결 방식으로, 한 가지 형태의 인터페이스로 다양한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특히 시리얼 등 기존 방식과 달리, 장치 연결 후 재부팅 없이도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핫 스와핑(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간편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인텔은 이러한 기술을 칩셋에 통합해, 주변 기기 제조사가 더 쉽게 USB를 채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인텔은 지난 2019년 3월, 선더볼트(썬더볼트) 프로토콜을 USB 프로모터 그룹에 무료로 공개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선더볼트를 기반으로 하는 USB 4.0 사양을 발표하기도 했다. 선더볼트 규격을 USB 형태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보다 많은 종류의 기기를 USB 하나만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고해상도 모니터, 외장 그래픽 카드 등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기 역시 연결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노트북 등 휴대용 장치의 단자 수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일반 USB(A형)보다 부피가 작은 C형 단자를 사용할 경우 노트북 전체 두께 역시 얇게 제작 가능하다.
인텔은 업계와 협력하며 이러한 규격의 기능, 인증 테스트 및 인증 요건 등을 정립하고 있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운영체제에서 플러그 앤 플레이, 기기의 전원 관리, 시스템 충전 및 시스템 전원 관리 등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선더볼트3를 윈도우10에서 지원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제품 유형 및 제조사에서 상호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해 폭넓은 엔드 투 엔드 테스트를 시행하고, 인텔 CPU 플랫폼 및 주변 장치에 대한 표준 디자인 인증을 시행하고 있다.
이더넷 역시 인텔이 집중하는 표준 기술이다. 이더넷은 PC와 서버를 연결하는 표준 기술로, 인텔은 100Mbps, 1Gbps, 10Gbps급 이더넷 연합체 창립 멤버로 참여하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서버용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 및 메인보드에 내장된 근거리 네트워크 컨트롤러 등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네트워크 보안 등 주요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인텔은 이러한 산업 표준 기술 개발 및 육성 외에도, 개방 표준을 기반으로 산업 생태계 구축에 오랜 공을 들여왔다.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인텔은 400여 개의 회원사로 이뤄진 사물인터넷 솔루션 연합체를 구성하고, 최신 사물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특히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산업과 제휴하는 것은 물론, 두 개의 컨소시엄을 공동 설립해 산업 애플리케이션 및 사물인터넷 기기의 상호 연결성 확보 등을 지원하고 있다.
노트북 생태계 역시 인텔이 많은 기업과 협력하며 발전 시키는 분야다. 인텔은 센트리노, 울트라북 등 다양한 노트북 성능 기준을 제시해왔으며, 최근에는 아테나 프로젝트를 통해 노트북이라는 플랫폼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6월부터 주요 노트북 부품 제조사의 성능 및 저전력 최적화를 지원하기 위해 타이페이, 상하이, 캘리포니아 등 여러 지역에서 아테나 프로젝트 오픈랩을 운영하고 있다. 오픈랩에서는 인텔 엔지니어링 팀이 부품 구현 및 최적화를 지원해 노트북 및 부품 제조사가 요구 조건에 맞는 새로운 설계 및 성능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공동 엔지니어링 지원과 노트북 인증 및 테스트 지원 등을 제공 중이다.
소프트웨어 최적화 역시 인텔의 주요 분야다. 인텔 라자 코두리 수석 부사장은 "새로운 하드웨어 아키텍처의 성능 잠재력이 한 자릿수라면, 소프트웨어로 실현할 수 있는 성능은 두 자릿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텔이 개발한 프로세서는 물론, 내장 그래픽, 향후 등장할 외장 그래픽 등의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를 작동하기 위해 쓰인다. 이 때문에 해당 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가 충돌 없이 작동하는 것은 물론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내 사용한다면 사용자 경험 역시 개선할 수 있다. 인텔은 이를 위해 1만 5,000여 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통해 워크로드를 최적화하고, 자사 프로세서 성능을 한층 더 높이는 소프트웨어 및 관련 작업에 투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리눅스 커널, 크로미움 운영체제, 오픈스택 등은 물론,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서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며 업계 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