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4나노 기반 10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선보여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8월 2일,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공개됐다. 아이스레이크(Ice Lake)라는 개발 코드명으로 불린 이 프로세서는 14nm(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스카이레이크(Sky Lake) 아키텍처보다 미세화된 10nm 써니 코브(Sunny Cove)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조해 더 높은 성능을 내면서도, 소비 전력은 더 감소한 게 특징이다.
인텔이 14nm보다 미세화된 10nm 프로세서를 정식 공개한 것은 2015년 5세대 브로드웰 이후 4년여만이다.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 10nm 버전인 캐논레이크(Cannon Lake)와 다르게, 새로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양산 버전인지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인텔 역시 새로운 10nm 프로세서 출시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과거에는 2년마다 마이크로아키텍처의 쇄신과 반도체 공정을 미세화하는 틱-톡(Tick-Tock) 전략을 통해 프로세서 성능을 발전시키고 다져나갈 수 있었지만, 이번 10nm 아이스레이크는 틱-톡 전략 같은 최적화 과정 없이 곧바로 시장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캐논레이크처럼 기대했던 성능에 못 미치거나, 예상치 못한 시장 반응이 뒤따를 수도 있다.
반면 14nm 공정은 최적화에 또 최적화를 거쳐 매우 안정적인 성능을 낸다. 충분히 검증된 성능을 발휘하니 인텔 입장에서도 걱정이 없다. 그래서 단숨에 모든 프로세서를 10nm로 전환하는 대신, 10nm와 14nm 프로세서를 혼용함으로써 점진적인 세대 교체를 계획했다. 그 시작점이 바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다.
10나노와 14나노 기반 프로세서가 혼재하는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이번에 공개된 인텔 10세대 코어 모바일 프로세서는 14nm 기반 스카이레이크 마이크로아키텍처 기반의 코멧레이크(Comet Lake)로, 저전력 4종 및 초저전력 4종이 포함돼있다. 8월 2일 출시된 10nm 아이스레이크가 작고 가벼우면서, 고효율이어야 하는 노트북을 겨냥한다면, 14nm 코멧레이크는 코어 수 확대와 안정적인 성능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제품군에 적합하다.
아이스레이크가 10nm 공정으로 향하는 발판이라면, 코멧레이크는 8세대 위스키레이크 프로세서를 차세대 작업 환경에 맞게 업그레이드한 개선판이다. 다만 아이스레이크, 코멧레이크 모두 10세대 프로세서로 분류돼 쉽게 알아보기가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분명 복잡하다는 지적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니, 나름의 구분법을 둔다. 10nm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 이름에 내장 그래픽 레벨인 G1, G4, G7을 함께 표기하며, 14nm 코멧레이크는 전과 같이 U, Y 같은 접미사만 붙는다. 제품 등급을 뜻하는 i3, i5, i7 표기는 그대로 사용된다. 따라서 숫자 마지막에 알파벳 'G'가 표기돼있으면 아이스 레이크고, U/Y가 표기돼있으면 코멧레이크 기반 프로세서다.
8세대 위스키레이크와 동일한 14nm 공정이므로, 부차적인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최대 4코어 8스레드였던 프로세서 구성은 최대 6코어 12스레드까지 확장됐고, 와이파이 6 (Gig+) 칩세트가 통합돼있다. 메모리도 최대 2666MT/s까지 속도가 향상된 LPDDR4X를 정식 지원하게 됐고, 선더볼트 3와 옵테인 메모리도 계속 지원한다.
최대 성능은 전 세대 대비 16% 향상됐고, 오피스 365 실행 속도도 최대 41% 향상됐다고 밝히고 있다. 8세대 프로세서와 비교한다면, 최대 코어 수가 4코어 8스레드에서 6코어 12스레드까지 확장됐고, 최대 동작 속도와 메모리 타입 속도도 향상됐다. 나노 공정은 14nm로 동일하지만, 체감 성능이 향상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발표로 공개된 프로세서는 노트북용 저전력 U 프로세서 4종, 초저전력 Y 프로세서 4종이다. 데스크톱과 노트북용 고성능 프로세서에 대한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코멧레이크 U 시리즈 중 최고 사양인 코어 i7-10710U는 6코어 12스레드로 구성돼있고, 12MB 캐시 메모리를 갖추고 있다. 기본 동작 속도는 1.1GHz, 모든 코어 최대 동작 속도는 3.9GHz까지 지원하며, TDP(열설계전력)는 최소 15W, 최대 25W다.
이외에도 4코어 8스레드로 구성된 i7-10510U와 i5-10210U, 2코어 4스레드로 구성된 i3-10110U가 함께 출시됐다. 초 저전력 Y 프로세서는 i7-10510Y, i5-10310Y, i5-10210Y가 4코어 8스레드, i3-10110Y가 2코어 4스레드로 성능 차이를 둔다.
새로운 휴대용 컴퓨터 플랫폼, '프로젝트 아테나'를 위한 밑그림
10세대 코멧레이크 프로세서와 5년 전 출시된 프로세서를 비교하면 연산 성능, 오피스 활용 능력이 약 2배 차이난다. 사진 편집 속도는 2.5배, 와이파이 속도도 3배 빨라졌다. 외부 입력 전송 속도는 8배나 차이난다. 이론상 성능 차이지만, 누구나 느낄수 있을만큼 성능이 향상된 것은 분명하다.
물론 10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10/14nm로 각각 출시돼 혼란스러운 소비자도 상당할 것이다. 반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10nm 프로세서 대신, 안정적인 14nm 프로세서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대처로 해석할 수 있다.
컴퓨텍스 2019에서 공개한 새로운 모바일 혁신 프로그램 '아테나 프로젝트'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테나 프로젝트는 노트북 성능을 규격화하기 위해 인텔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스마트폰처럼 빠른 반응성, 지능형 소프트웨어 지원, USB C형 단자 충전 및 동영상 16시간 연속 재생, 와이파이 6와 선더볼트 3 같은 최신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
더 많은 노트북을 프로젝트 아테나에 포함하기 위해서 10/14nm 프로세서가 동시에 출시되어야 했다. 란 샌더로비츠(Ran senderovitz) 모바일 플랫폼 마케팅 부사장은 "10세대 코멧레이크가 등장한 이유는 프로젝트 아테나를 위함이다. 동일 성능 대비 발열을 낮추고, 멀티 스레드를 통한 성능 규모를 전체적으로 향상시켜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며 "이를 통해 더 얇고 현대적이며, 가벼운 디자인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