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버튼 바꾸면 성격도 바뀐다'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캐리
[IT동아 강형석 기자] 무선 마우스는 주로 성능보다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형태가 많다. 일단 PC에 연결하기 위한 선이 사라진 것이 대표적이다. 선이 없다는 부분 자체가 연결에 대한 번거로움(귀찮음)이 사라짐을 의미하기 때문. 그렇다 보니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선 없이 정보를 전송하는 구조에 의한 것. 설령 고성능 제품이 있어도 10만 원 이상 호가하기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다.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캐리(STRIX CARRY)는 문턱을 조금 낮춘 고성능 무선 마우스다. 무선 게이밍 마우스인데, 휴대성은 기본이고 최대 7,200dpi에 달하는 해상도를 지원해 민감한 게임을 즐겨도 좋다. 중요한 것은 마우스 외적인 요소. 흥미롭게도 이 마우스는 좌우 스위치 교체를 지원한다. 송신기를 통한 무선(2.4GHz)과 송신기 없이 기기 내 송수신 칩을 활용한 블루투스 무선 연결도 함께 지원한다.
작지만 ROG 마우스 가족의 일원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캐리의 첫인상은 '작다'는 것. 실제로 작다. 너비 62mm, 길이 101mm, 높이 36mm 정도에 불과하다. 덩치가 제법 있는 유선 혹은 무선 게이밍 마우스는 이 제품의 최소 1.5배 이상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다. 고성능 무선 게이밍 마우스라는 점으로 접근해도 작은 편이다.
기본적인 버튼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검지와 중지가 닿는 좌우 클릭 버튼, 중앙에 배치된 휠 다이얼과 해상도 조절 버튼(2단계), 엄지 손가락이 닿는 측면 버튼 2개 등이다. 휠 다이얼은 중앙을 누르면 버튼 역할도 겸한다. 최근 출시되는 일반형 게이밍 마우스와 구조 자체는 비슷하다. 가장 일반적인 구조이므로 사용에 어려움이 없다.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은 의외다. 작아서 불편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막상 손 안에 쏙 들어온다. 그렇다고 아주 편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자의 손 기준으로 손바닥 상단까지는 마우스 상단이 닿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손바닥 아래와 손목은 바닥에 밀착된다. 이 부분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손바닥을 고정시킨 채로 빠른 조작을 할 생각이라면 인식 해상도를 2,000dpi 이상 설정하는 것이 좋다.
마우스 좌우측에 부착된 고무 그립은 감촉이 적당하다. 다만 장시간 사용하면 자연스레 오염되어 보기 흉할 수 있으니 자주 청소해 주는 것을 권장한다.
크기가 작으면 무게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실제로 이 제품의 무게는 배터리를 제외하고 70g 정도. AA 규격 배터리를 포함하면 100g 정도로 몸무게가 증가한다. AAA 규격 배터리를 사용하면 무게를 더 줄일 수 있지만 별도의 고정장치를 써야 한다.
배터리 교체와 무선 수신기는 마우스 후면에 있는 틈새를 벌려 덮개와 본체를 분리하면 가능하다. 간단히 분리되기 때문에 손상에 대해서는 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눈에 쉽게 띄는 부분에 배터리와 무선 송신기가 장착되어 있다. 교체 후 다시 덮개를 고정하면 끝이다.
ROG 스트릭스 캐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마우스 스위치 교체를 지원한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제거 장치(클립)로 스위치를 집어 올리면 분리 가능하다. 제품에는 별도의 스위치가 한 쌍 더 제공되는데, 이를 교체해 쓰는 식이다.
기본형은 스위치가 파란색으로, 교체 지원되는 스위치는 회색이다. 각각 성향이 다르다. 파란색은 옴론 사의 D2FC-F-K(50M) 스위치로 작동 압력이 60±15gf, 회색은 옴론 D2F-01F 스위치로 작동 압력 75gf 사양이다. 스위치는 별도 구매도 가능하다. 옴론 D2F 시리즈(D2F, D2F-F, D2F-01, D2F-01F)와 D2FC 시리즈(D2FC-3M, D2FC-F-7N(10M/20M), F2FC- F-K(50M)) 등 여러 스위치와 호환하니 별도 구매해 취향에 따라 쓸 수 있다.
작은 크기가 주는 경쾌함, 성능이 주는 짜릿함
기발함이 넘치는 마우스를 손에 쥐고 사용해봤다. 일단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그립감)은 소형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편이다. 상단부를 유연하게 다듬어 손바닥이 일정 부분 잘 닿게끔 되어 있으며, 측면은 엄지와 약지, 소지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무 재질을 덧댔다. 설계는 흠잡을 곳 없다. 다만,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편하지만 손이 크면 약간 불편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소형 마우스가 직면한 한계다.
이 마우스의 장점은 다양한 무선 접근 방식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우선 기기간 연결이 가능한 블루투스(Bluetooth)와 별도의 송수신기를 PC에 연결해 연결하는 방식(2.4GHz)도 지원한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자. 기자가 직접 확인해 보니 연결된 시스템(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M501GS)에서는 블루투스보다 2.4GHz 무선 연결이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기기에는 PWM 3330 광학 센서를 탑재, 최저 50dpi(인치당 화소)에서 최대 7,200dpi의 해상도를 지원한다. 기본으로는 400dpi와 1,600dpi로 설정되어 있으며, 필요에 따라 추가 설정하려면 에이수스에서 제공하는 아머리(Armoury)2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된다.
설치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설정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각 버튼에 대한 기능 설정, 반응 속도에 대한 설정, 재조정, 배터리 상태 등을 보여준다. 이 제품은 LED 점등이 되지 않으므로 해당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이와 별개로 좌우측 버튼을 몇 번 눌렀는지, 분당 행동(APM)이 어느 정도 되는지 기록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은 2.4GHz 무선 연결에서만 지원한다. 블루투스 상태에서는 아머리2 애플리케이션 내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장치를 인식할 수 없다. 기기를 무선(RF) 모드로 설정하라'는 내용의 경고문이 표시된다. 이 때 마우스 바닥에 있는 스위치를 우측 끝으로 옮기면 바로 설정 화면이 나타난다. 이 부분 역시 블루투스보다 별도의 수신기가 있는 쪽이 더 나은 성능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부분이지만 제한적으로나마 블루투스 내에서도 주요 기능을 제공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후 타 제품에서는 이 부분을 보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능 자체는 아쉬움이 없다. 50~7,200dpi까지 대응하지만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면 높은 해상도를 쓸 일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1,600~3,200dpi 정도면 사용에 문제가 없으며, 민감한 게임을 즐긴다면 그 이상 설정해도 좋다. 이 마우스의 해상도 자체는 게이밍 제품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좋다고 볼 수 있겠다. 실제 사용할 때에도 끊김 없이 쾌적하게 사용 가능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블루투스 설정으로는 400dpi와 1,600dpi만 사용 가능하기에 그 이상의 영역을 쓸 수 없다는 점 참고하자. 그러니까 무선으로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려면 2.4GHz 무선을 사용해야 하고, 무난하게 쓰려면 블루투스 무선 기술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어디서든 최고의 성능 내는 게이밍 마우스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캐리. 휴대 가능한 무선 게이밍 마우스의 장점을 거의 대부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은 크기에 넓은 영역의 해상도(dpi) 지원, 배터리 지속 시간, 탄탄한 애플리케이션 설정 지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완성도 높은 무선 게이밍 마우스를 찾고 있었다면 이 제품은 충분한 매력을 품고 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블루투스에서의 성능이 다소 부족하다.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하려면 결국 USB 단자를 사용해야 된다. 가격 또한 높다. 약 8만 원 가량인데, 게이밍 마우스들이 성능으로 인해 대부분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으나 이 제품은 그보다 더 높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어디에서든 최고의 성능, 최적의 경험이 가능한 게이밍 마우스라 언급하고 싶다. 블루투스를 사용해도 제한적이지만 무난히 쓸 수 있으며, 2.4GHz 수신기를 연결하면 더 낫다. 선택지를 주지 않는 마우스도 많은데, 이 제품은 선택지가 존재한다. 그 점이 분명한 매력 포인트라 하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