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조립 PC VS 브랜드 PC - 선택의 기준은?
[IT동아 남시현 기자] 데스크톱 컴퓨터 조립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모든 부품은 x86 아키텍처 규격으로 통일돼 있어 모든 부품이 호환된다. CPU나 램(RAM)은 소켓 형태에 따른 성능 제약이 있어 계속 바뀌고 있지만, 최소한 파워 서플라이와 그래픽카드, 저장 장치만큼은 10년 넘게 규격을 유지해오고 있다. 오래된 제품도 신형 컴퓨터에 꽂으면 작동할 정도다.
그래서 데스크톱을 두세 번 뜯어보면 쉽게 구조를 이해할 수 있고, 간단한 메모리 교체나 그래픽카드 교체는 직접 할 수 있게 된다. 이 정도 컴퓨터 지식만 갖춰도 직접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청소나 부품 교체같은 유지 보수도 훨씬 쉬워진다. 컴퓨터 조립 관련 지식이 높아질수록, 더 효율적이고 쾌적하게 컴퓨터를 쓸 수 있지만 모든 사용자가 알 필요는 없다.
고성능, 특화된 성능의 컴퓨터가 필요하면 전문가가 조립한 조립PC, 혹은 기업에서 보증하는 브랜드 PC를 구매하면 된다. 직접 조립하는 건 어디까지나 선택이다. 갈수록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요구하는 컴퓨터 사양이 높아짐에 따라, 데스크톱 교체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일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조건, 조립 PC와 브랜드 PC의 차이점과 장 단점을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다.
업체가 직접 조립해서 판매하는 조립PC, 장점과 단점
데스크톱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는 법은 모든 부품을 직접 사서 조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접 조립하는 것은 예외로 봐야 하고, 일반적으로는 조립 대행업체에서 제작된 완제품을 구매한다. 업체가 조립을 완료한 상태로 출고하거나, 본인이 만든 견적서를 업체가 받아 조립한 다음 전달하는 식이다.
조립 과정에 대한 공임이 포함되다 보니, 직접 조립보다 약 10~15% 정도 비싸다. 그래도 전문가가 조립하는 것이니 믿고 맡길 만하다. 일단 직접 조립하면 CPU,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 저장 장치, 파워 서플라이, 케이스, 쿨러 등 부품을 모두 개별 수령하고, AS 기간도 제각각이다. 조립 시 호환성이 안 맞거나, 제품이 인식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도 모두 직접 해결해야 한다.
조립 PC 구매는 이 부분을 모두 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구매자는 성능만 보고 필요한 완제품을 구매하면 되고, 본인 입맛에 맞게 제품 구성을 변경해 주문할 수 있다. 혹은 정확한 견적서를 작성해 조립을 입찰에 부칠 수도 있다. 업체에 따라 1~2년간 무상 출장 AS가 이뤄지니 부품별 AS도 따질 필요가 없다. 배송 역시 택배나 퀵 서비스를 통해 완제품으로 이뤄진다.
단점이라면, 서비스가 지역마다 천차만별이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는 점. 서울 거주자라면 당일 퀵 서비스를 이용해 하루 만에 끝날 작업도, 지방으로 갈수록 당일 서비스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새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아니라면, 제품을 분리해 제조 공장으로 고장 난 부품을 보내 수리하는 서비스(제품 반송 요청, 이하 RMA)를 대행하거나, 사전에 중고로 수리해둔 리퍼비시로 교체해주는 수준이니 수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업체들이 협력해 전국 각 지역에 서비스 체인을 구축하고 있어 지방 거주자도 어렵지 않게 AS를 받을 수 있지만, 보증 기간 내 완전한 수리를 보증하는 브랜드 PC에 비하면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다.
높은 완성도와 우수한 사후 지원이 뒤따르는 브랜드 PC, 장점과 단점
브랜드 PC는 LG전자, 삼성전자, HP, 델(Dell), 에이수스(ASUS), MSI 같은 대기업에서 출시된 데스크톱을 말한다. 완성된 부품을 가져와서 조립하는 조립PC와 다르게, 필요하면 직접 부품을 제조해 만들어 발열 및 소음 억제 내부 구성의 완성도가 높다. 그래서 모니터 일체형 컴퓨터, 특정 비즈니스 전용 컴퓨터, 업무용 워크스테이션은 조립이 아닌 브랜드 PC로 구매하는 게 정석이다.
부품 종류가 획일화돼 있으니 유지 보수도 간편하고, 대량 구매도 쉽다. 또 RMA와 다르게, 고장난 부품을 곧바로 교체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 데스크톱 전체에 AS 보증을 적용하니, 개별 부품에 문제가 생겨도 데스크톱만 들고 가면 알아서 수리해준다. 정부나 기업이 브랜드 PC를 선호하는 이유도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다. 일단 직접 조립하는 것보다 약 40~60% 비싸고, 조립 PC와 비교하더라도 20~30% 이상 비싸다. 꾸준한 유지 보수가 필요한 사무용 제품이나, 대기업에서만 제조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은 납득이 가지만, 게이밍 제품은 추천하지 않는다. 브랜드 PC 대신 조립 PC를 선택하면 훨씬 높은 게이밍 성능을 누릴 수 있고, 브랜드 PC를 사용해야 할 이유도 크지 않다.
또 보증 기간 내에는 완벽한 상태로 사용할 수 있지만, 보증이 끝나는 순간부터 얘기가 달라진다. 조립 PC처럼 RMA로 수리할 수 있는 부품도 교체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수리 비용이 과다하게 청구될 수 있다. 또 특화된 부품이 많이 사용된 제품일수록 업그레이드와 자가 수리가 어렵다.
조립 PC VS 브랜드 PC, 선택의 기준은?
조립 PC의 장점을 정리하자면, ▲ 컴퓨터 조립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직접 조립한 것과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 제품 구매과정에서 입맛에 맞게 부품을 선택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 AS는 제품을 조립한 업체에서 책임진다. ▲ 조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에서 자유롭다.
단점으로는 ▲ AS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고, RMA로 수리하면 수리 기간이 1주일~1달 이상 소요된다. ▲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면 초기 불량이나, 보증을 청구하는 게 쉽지 않다.
브랜드 PC는 ▲ 유지 관리를 위한 자체 프로그램이 내장돼, 드라이버 및 정품 소프트웨어 지원이 확실하다. ▲ 대량 구매가 쉽고, 센터를 통한 유지 보수도 간편하다. ▲ 발열 및 소음 제어가 조립 PC보다 우수하다. ▲ 전국에 마련된 AS 센터를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수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 가격 대비 성능비가 떨어져 일체형 PC나 사무용 PC, 워크스테이션이 아니라면 조립 PC가 낫다. ▲ AS 기간이 끝나면, 수리비가 과다 청구될 수 있다. ▲ 제품에 따라 업그레이드가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이를 조합하자면, 게이밍 데스크톱은 조립 PC 쪽을 추천한다. 원하는 부품을 추가로 주문하기도 쉽고, 가격 대비 성능비도 좋기 때문에 게이밍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좋다. 반면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이나 사무용 제품은 브랜드 PC가 우세하다. 유지 관리의 편의성과 AS만큼은 조립 PC가 따라잡을 수 없다. 조립 PC와 브랜드 PC가 갖춘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선택하면, 더욱 현명한 소비자가 될 것이다.
글 / IT 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