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현의 이슈산'책'] G20 정상회의와 세계 에너지 전쟁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가 오는 28~29일에 걸쳐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된다. 이번 G20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트럼프와 시진핑의 미중 무역 담판과 트럼프 정부의 비핵화를 위한 북한 제재 입장의 귀추가 주목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협상 행보에 따라 글로벌 경제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에 세계 각국의 정부, 기업, 대중들의 관심이 오사카로 향해 있다. 또한 이번 G20 회의에는 향후 미래 방향성에 대한 주요 안건도 산재되어 있다.

가상화폐, 인공지능(AI),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기술 표준화와 안보 문제뿐 아니라, 기후변화, 환경, 신-에너지 등에 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특히 각국의 에너지 환경장관회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류가 지구의 자원을 활용하면서 급격한 종의 발전을 이룩해왔지만, 탐욕에 눈이 멀어 아름다운 지구 생태계를 망쳐버린 최악의 가해자이자 동시에 최대의 피해자가 되었다. 이제 생존을 위해 지구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가 초래한 환경문제는 얼마나 심각한 걸까? 에너지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책을 통해 살펴보자.

<기후변화와 환경이 미래>,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강의>, <에너지혁명 2030>,
<에너지빅뱅>
<기후변화와 환경이 미래>,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강의>, <에너지혁명 2030>, <에너지빅뱅>

EBS '다큐프라임'의 이승은, 고문현 PD는 <기후변화와 환경의 미래/21세기북스>를 통해 기후변화 관점에서 환경문제를 집중 조명하고, '저탄소-녹색성장'을 위한 정책과 공동의 노력을 갈구한다. 지구 환경의 물리적인 변화는 인간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식량 등 자원 문제와 함께 질병 등의 사회문제까지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후 체계는 지구의 공공재라고 할 수 있기에 더 늦기 전에 국제적인 정책과 제도에 대한 합의, 그리고 이것을 각 국가 차원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동시적인 노력까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질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정책적인 보호와 환경 윤리의 재고를 책려한다. 즉 지속 가능한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자연환경을 영구히 보전해야 하며, 특정 이익을 위한 독점, 무질서한 남용은 어느 집단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환경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자연보호와 안전성을 위해 경제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안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분야야말로 안전성과 경제성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려면 일단 제대로 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미국 연방정부 과학 고문이었던 리처드 뮬러는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살림>을 통해 각 에너지 별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산업의 민낯을 비추고 미래를 위한 아낌없는 조언을 전한다. 그는 올바른 정책 결정을 내리려면 사안을 다루는 리더들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섣부른, 혹은 잘못된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불러오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하며, 과학적인 접근으로 에너지의 실체를 밝힌다.

이미 수년 전부터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부상과 전기자동차, 자율 주행과 같은 혁신기술의 상용화,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체계 붕괴를 예측한 사람이 있다. 에너지 전문가 토니세바는 <에너지혁명2030/교보문고>을 통해 2025~30년을 기점으로 석유 산업이 종말하고, 새로운 에너지 생태계가 펼쳐질 거라고 제언한 바 있다.

방대한 자료조사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예측했고, 특히 태양광을 유력한 대체에너지로 보았으며, 교통산업의 혁신이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의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현시점에서 보자면 태양광 에너지도 아직은 생산량이나 경제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또 다른 환경파괴 부작용 등의 논란으로 다른 신-재생에너지 후보와 설전을 벌이고 있기에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의 구체적인 시나리오와 다국적인 사례는 큰 틀에서 에너지 산업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미래에 대한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분명한 건, 지금 우리가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에 직면해있다는 사실이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석유의 시대가 끝나가고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새 주인공을 찾는 작업이 한창이다. 그런데 지금의 분주함이 표면적으로는 공공선의 목적에서 관철시켜나가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인류 역사의 주요 변곡점에는 주 에너지의 변화가 있었다.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도구를 활용하면서 생산성의 폭발을 가져왔고 막대한 부를 이뤘지만, 발전을 거듭할수록 산업을 움직이는 동력인 주 연료와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는 에너지의 의존율도 높아져만 갔다.

그 결과 에너지를 쥐고 있는 자가 권력을 쥐게 되었고, 그들의 일방적인 결정에 전 세계의 경제가 좌지우지되는 '신-식민화'가 구축되었다. 최근 미국의 이란 석유 제재와 셰일가스 개발, 전 세계 무역 충돌, 금리와 환율... 모든 것에는 목적이 있는 법이다. 에너지를 팔아야 하는 나라들과 사야만 하는 나라들, 그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서늘하다. 이제 에너지는 곧 권력이자 미래다.

<에너지빅뱅/프리이코노미북스>의 이종헌 저자는 에너지를 둘러싼 국가 간 치열한 싸움의 숨은 목적을 시장의 관점에서 예리하게 포착한다. 지정학적 혜택으로 '오일머니'의 축복을 누려 온 중동, 새로운 에너지 강자로 올라선 미국, 에너지 최대 수요 국인 중국, 에너지로 자국의 파워를 더 확대해가려는 가스 부자 러시아와 기술 부자 일본까지, 에너지 주요국의 입장과 전략을 차례로 짚어본다.

자국의 이익 추구는 세계 에너지 시장을 어떻게 개편시킬 것이며, 그 사이에서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는 어떠한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그러려면 먼저 에너지가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지 큰 시야에서 이해해야 하고, 에너지를 중심으로 실제 세계경제의 패권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오늘날 미래의 에너지 패권을 두고 전쟁까지 불사하며 사활을 거는지 기저에 깔린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전 세계 국가들의 에너지 행보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읽는데 중요한 힌트가 된다.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큰 방향은 결정되었고, 선진국을 필두로 법률로써 강력하게 환경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시작했다. 유럽 연합 28개국은 배기가스 배출 규제를 법제화하고,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인류가 앞만 보고 이익만을 추구해 온 결과, 많은 후유증과 부작용을 일으켰고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석탄발전을 줄이고 탈원전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때맞춰 새로운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의 등장으로 에너지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실제 성과가 나타나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재생에너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지만 아직은 전체 전력 생산의 극히 일부분만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며,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새로운 사회적 인프라도 구축되어야 한다.

기술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진행되어야 하며, 안정성과 경제성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 이다. 2차 전지, 수소에너지, 액화석유가스, LNG 쇄빙선, 디스플레이 신소재, 나노 반도체, 태양광 대량생산 패널, 로봇, 자율 주행기술, 5G 통신, 스마트시티, 전기차, 수소차 등 새로운 에너지와 혁신 기술이 다양한 융합을 시도하며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에너지를 주목하면 국제관계와 국제 경제, 미래의 정책 방향과 일상생활의 변화까지 많은 것들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복잡한 신경전 사이에서 나는, 우리는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 객관화할 수 있다. 자신의 포지션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체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향후 선택과 협상의 순간이 와도 지혜롭게 준비할 수 있다.

지금 전세계 지도자들이 온화한 미소 뒤에 갖가지 복잡한 경우의 수를 감추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제 게임은 시작되었다. 그들은 각각 어떠한 패를 움켜질 것인가?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 것인가? 에너지는 단순한 권력과 이익이 아닌 길고 넓은 안목으로 공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더 지속 가능한 지구의 건강한 발전과 공존을 위해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나가야 하는가? 부디 현명한 판단으로 지구라는 별이 우주에서 오래도록 빛나길!

글 / 오서현 (oh-ko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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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널리 알리고 비(非)독자를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도서 큐레이터. 수년 간 기획하고 준비한 북클럽을 오프라인 서점 '최인아책방'과 함께 운영하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한 달에 한 권, 수 많은 신간 중 놓쳐서는 안될 양질의 책을 추천하고 있다. 도서 큐레이터가 세심하게 고른 한 권의 책을 받아보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최인아책방 북클럽은 항상 열려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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