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배터리로 20시간은 기본, 에이수스 비보북 X403F
[IT동아 이상우 기자] 노트북은 과거와 비교해 많은 부분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얇고 가벼워진 부피와 무게는 물론, 이러한 외형에도 성능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특히 저전력 프로세서는 냉각에 필요한 소모전력을 줄여 배터리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 성능이 강화되면서 게이밍 노트북이 아닌 이상 별도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 없어진 만큼 무게와 부피는 줄고 배터리 지속시간은 늘어났다. 실제로 배터리 성능이 매년 강화되면서 10시간 이상은 기본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많아졌다.
에이수스 비보북 X403F 역시 이러한 맥락의 제품이다.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배터리만으로 20시간 이상 연속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외근이나 출장이 잦은 직장인, 조별 모임과 과제가 많은 대학생 등에 어울리는 제품이다. 우선 사양을 보면 8세대 인텔 코어 i5-8265U(위스키레이크), 8GB 메모리, 256GB SSD 등을 탑재했다. 최근 노트북용 9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등장했기 때문에 구형 제품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노트북용 9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저전력 모델이 아닌, 게이밍 노트북용 고성능 모델만 출시된 상태다.
앞서 언급한 사양으로도 기본적인 성능은 충분하기 때문에 용량이 큰 파워 포인트 파일을 열거나 4K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도 문제 없이 할 수 있다.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 정도의 게임을 실행하는 데 무리가 없으며, 포토샵 같은 소프트웨어 역시 구동할 수 있다. 다만 프리미어 프로 등의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거나, 배틀그라운드 처럼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는 데는 무리가 있으니 이러한 목적으로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외장 그래픽 카드가 있는 게이밍 노트북이나 전문가용 노트북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아주 우수하다. 와이파이를 연결해 유튜브 동영상을 전체환경으로 연속 재생하며 배터리 지속시간을 테스트했다. 화면 밝기 50%, 음량 20%로 설정했으며, 전원 모드는 '최대 배터리 사용 시간'으로 맞추는 등 외부에서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일반적인 환경을 만들었다. 유튜브 동영상을 5시간 재생한 뒤 남은 배터리는 77%로, 이 수준이라면 배터리만으로 20시간 까지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다. 만약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모든 네트워크 연결을 해제하고(비행기 모드), 화면을 더 어둡게 만든다면 24시간 이상 사용하는 것도 가능할 듯하다.
비보북 X403F는 휴대성 역시 좋은 노트북이다. 약 14인치 크기의 화면을 갖췄지만, 기존 노트북보다 화면 아래쪽 테두리가 더 짧아 전체적인 너비도 줄었다. 뿐만 아니라 화면 테두리를 전체적으로 줄인 만큼, 기존의 13인치 노트북과 비슷한 부피에도 14인치 크기의 화면을 탑재했다. 무게는 약 1.3kg으로, 최근 등장하는 초경량 노트북과 비교해 조금 무거운 편이지만, 차이가 머그컵 하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휴대하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듯하다.
가로폭은 13인치 노트북보다 조금 넓지만, 세로폭은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 휴대하더라도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정도다. 다만 일반 노트북과 비교해 세로폭이 줄어든 만큼 손바닥을 올리는 팜레스트 부분이 조금 짧아, 손목이 노트북 본체 끝에 닿으며, 손이 조금 더 큰 사람이라면 손바닥이 노트북 끝에 닿는다. 이 때문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계속 신경 쓰일 수도 있겠다.
배기구와 흡기구는 모니터 아래에 있으며, 이를 통해 열기를 화면 방향으로 배출한다. 배기구가 본체 아래나 측면에 있을 경우 고성능 작업 시 냉각팬이 빠르게 돌면 손에 뜨거운 바람이 닿으며 불쾌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 제품의 경우 손이 없는 방향으로 열기를 배출하기 때문에 이러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키보드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솔레이션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글쇠는 약 1.5cm로 넓은 편이라 손가락이 굵은 사람도 오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글쇠 사이 간격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나름 경쾌한 타건이 가능하다. 글쇠를 눌렀을 때 반발력은 조금 적은 편이지만, 글쇠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폭이 그리 얕지는 않은 만큼 오랜 시간 쓰더라도 손에 피로는 적을 듯하다.
키보드는 백라이트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백라이트는 완전히 끈 상태를 포함해 총 4단계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터치패드 오른쪽 구석에는 지문 인식 센서가 있어, 윈도우 헬로 등 생체인식 기반 보안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가장 얇은 곳을 기준으로 두께는 약 1.7cm 정도로 초경량 노트북보다는 조금 두꺼운 편이다. 하지만 이 덕에 입출력 단자를 풀사이즈로 탑재할 수 있다. HDMI, USB A형 단자, USB C형 단자, SD카드 슬롯 등을 모두 풀사이즈로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별도의 어댑터나 허브 없이도 각종 주변기기를 바로 연결할 수 있다.
제조사에 따르면 미국 군사 표준규격 테스트(MIL-STD 810G)를 통과했다. 재질 역시 일반적인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견고한 느낌이 든다. 물론 높은 높이에서 떨어트리면 화면 패널이 깨지거나 충격 때문에 본체가 휠 수도 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내구성을 갖췄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보북 X403F는 배터리 지속시간이 아주 매력적인 울트라북이다. 20시간 정도는 충전 없이 거뜬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원 어댑터를 가지고 오지 않은 날에도 걱정 없이 노트북 전원을 켤 수 있다. 동급 노트북과 비교해 작은 부피는 물론이고, 1.3kg 정도의 비교적 가벼운 무게로 부담 없이 휴대가 가능하다. 평소 외부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충전을 위해 콘센트를 찾아다녔던 사용자라면 충분히 만족하며 사용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