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과 휴대성 겸비한다, 노트북용 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상우 sw@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인텔이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이하 IEM) 시즌14 첫 번째 대회가 열리는 호주 시드니에서 노트북용 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이를 탑재한 제품을 공개했다. IEM은 ESL(Electronic Sports League)이 주관하고, 인텔이 후원하는 글로벌 e스포츠 리그다. 이러한 대규모 e스포츠 행사에 참석하는 관객은 시청자임과 동시에 하드코어 게이머인 경우가 많으며, PC 부품 및 게이밍 기어 제조사는 이런 행사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 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알릴 수 있다.

IEM 시드니 2019
IEM 시드니 2019

인텔에 따르면 PC로 게임을 즐기는 전세계 소비자는 약 12억 명이며, 이 중 5억 8,000여 명은 게임을 위해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스포츠를 시청하는 인구도 세계적으로 약 4억 8,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인텔을 포함한 주요 게이밍 브랜드는 물론, 각종 스포츠 브랜드 역시 이러한 게임 및 e스포츠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4월 23일, 모바일(노트북)용 9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발표하면서 고사양 게이밍을 원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는 물론,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성능을 중시하는 사용자까지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 9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첫 게이밍 노트북은 HP, 레이저, 에이수스, 에이서, MSI, 레노버 등 주요 글로벌 제조사를 통해 출시됐으며, 이번 IEM 시드니 2019 기간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인텔 리 메이첸 총괄
인텔 리 메이첸 총괄

인텔 리 메이첸(Lee Machen) 게이밍 및 VR/AR 세일즈 총괄은 "인텔이 출시하는 제품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는 물론, 게임 중계를 시청자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고, 동시에 녹화하고, 이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공유하는 멀티태스킹 사용자가 성능 문제 없이 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부상하는 콘텐츠 창작자 역시 우리의 목표 소비자다. 세계적으로 콘텐츠 창작자는 약 1억 3,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1인 콘텐츠 창작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형태의 콘텐츠를 제작하며 많은 사용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인다면, 그만큼 기획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만큼, PC 성능 향상을 통해 제작 시간을 줄이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출시한 9세대 코어 프로세서 모델은 i9 2종, i7 2종, i5 2종 등 총 6종이다. 최상위 모델인 코어 i9 프로세서의 경우 8코어 16스레드를 갖춰 데스크톱용 9세대 i9 프로세서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언락 모델인 i9-9980HK의 경우 기본 작동 속도는 2.4GHz로 데스크톱용 모델인 i9-9900K(3.6GHz)와 비교해 낮지만, 최대 작동 속도는 5GHz로 동일하다. 즉 이제는 노트북에서도 데스크톱 수준의 연산이 가능한 셈이다.

노트북용 인텔 9세대 코어 i9 프로세서
노트북용 인텔 9세대 코어 i9 프로세서

단순히 프로세서의 성능을 강화한 것을 넘어, 인텔은 게이머의 게임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칩셋, 네트워크, 저장장치, 그래픽 등 전반적인 PC 시스템 성능 향상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와이파이6다.

이번에 공개한, 9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의 경우 대다수가 '인텔 와이파이6 AX200' 네트워크 어댑터를 장착해, 기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상용화된 노트북 중 와이파이로 연결해 가장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는 1.7Gbps(초당 약 212.5MB)로, 이는 5세대 와이파이(802.11ac)를 사용한다. 이와 달리, 와이파이6(802.11ax) 규격은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며, 인텔이 공개한 AX200 칩셋의 경우 2.4/5GHz 대역에서 약 2.4Gbps(초당 약 300MB)를 전송할 수 있다.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인텔 AX200 네트워크
어댑터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인텔 AX200 네트워크 어댑터

물론 이를 제대로 위해서는 초고속 유선 인터넷이나 5G 같은 무선 통신망이 필수적이지만, 최근 유선 인터넷의 경우 10Gbps에 이르는 초고속 통신망이 구축돼 있으며, 국내 상용화된 5G 서비스의 최대 전송 속도 역시 2.7Gbps에 이를 정도로 빠르다. 와이파이6는 이러한 망의 속도를 손실 없이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줄 수 있으며, 이를 수신할 수 있는 노트북은 유선 인터넷 만큼 빠른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MMORPG 등 다중 사용자가 접속하는 게임은 물론, 서버에 설치된 게임에 원격으로 접속하는 클라우드 게임 등에서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버에서 게임 등을 내려받는 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하며, NAS 등 내부에 있는 대용량 저장소와 무선으로 통신하며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도 빨라진다. 또한, 최근에는 게이머가 게임을 하며, 동시에 실시간 방송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송출하는 경우도 많아진 만큼, 이처럼 빠른 네트워크는 필수적이다. 특히 노트북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책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든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와이파이6의 필요성은 더 크다.

현재 개발 중인 인텔 외장 그래픽 카드에 관한 간략한 소개도 있었다. 인텔은 지금까지 프로세서에 포함된 내장 그래픽을 통해, 울트라북 등 외장 그래픽 카드가 없는 초경량 노트북 시장에서 성능과 휴대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왔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외장 그래픽 카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리 메이첸 총괄은 "인텔은 PC 시스템의 다양한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성능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텔이 생산하는 제품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이 있다. 이 때문에 인텔은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개선과 혁신을 이룰 계획이며, 실감나는 영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고해상도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노트북, 전원 어댑터 없이도 오랜 시간 게임을 할 수 있는 노트북, 2-in-1 등 폼팩터의 게이밍 노트북 등이 이에 해당하는 제품이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인텔 9세대 게이밍 노트북 제품은 크게 두 가지 맥락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부피를 키우더라도 큰 화면과 뛰어난 성능을 갖춘 일명 '머슬북' 제품이며, 다른 하나는 휴대성을 강조한 게이밍 노트북이다. 예를 들어 에이서 프레데터 헬리오스 700 모델의 경우 휴대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두껍고 무겁지만, 17.3인치 크기의 대화면에 144Hz 주사율을 지원하며, RTX 2070 같은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슬라이드 방식의 키보드와 팜레스트 설계를 적용해 타건하기 적당한 위치와 각도를 만드는 것은 물론, 키보드 개폐로 확보한 공간에 냉각 팬을 장착해 냉각 효율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게이밍 노트북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어지고 있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이러한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게이밍 노트북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어지고 있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이러한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에이수스 마더쉽은 2-in-1 PC 형태로 제작한 대형 게이밍 노트북으로, 기존 게이밍 노트북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본체와 분리되는 키보드를 갖춰, 키보드를 원하는 곳에 놓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키보드와 모니터 사이의 거리, 높이 등 역시 원하는 대로 맞춰 사용할 수 있다. 물론 형태는 2-in-1 PC지만, 부피와 무게 때문에 휴대하기 용이한 제품은 아니다.

레이저가 선보인 블레이드 프로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및 RTX2080 맥스큐 그래픽 카드 등을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으로, 2kg 내외의 무게와 2cm 내외의 두께를 갖추는 등 휴대성을 강조한 게이밍 노트북이다. 앞서 언급한 머슬북과 비교해 저전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한 만큼 성능은 조금 낮을 수 있지만, 그만큼 휴대성과 배터리 지속시간이 높다. 특히 노트북용 9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TDP를 9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절반 수준인 45W로 낮아 전반적인 배터리 지속시간이 이전 세대의 게이밍 노트북보다 향상됐다.

리 메이첸 총괄은 "게이밍 PC는 데스크톱의 전유물이었으나, 노트북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게이밍 노트북 시장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머슬북은 물론, 얇고 가벼운 게이밍 노트북까지 등장하고 있다. 현재는 이처럼 형태가 구분돼 있지만, 미래에는 전반적인 성능 향상을 통해 두 제품 사이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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