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코리아] 피플카 BM 분석 (2) 미쳐야 미친다? 강점을 더 날카롭게 만드는 차별화 전략
혁신에 이르는 두 갈래의 길
전편의 마무리에서 마감에 쫓긴 나머지 '스타트업의 존재 가치'라는 엄청난 얘기를 던지고 말았다. 일단 꺼냈으니 얘기는 해보자. 거창한 단어를 겁도 없이 뱉어 놓고 수습하려니 너무도 어려운 주제다. 정신이 나갔었나? 머리속에서 계속 이분이 춤을 추신다(미~히쳐써).
< 출처: KBS 전국노래자랑 방송장면 >
여러분들은 일반 창업과 스타트업의 차이를 아시는가? 그 둘을 가르는 기준은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가 아닌가다. 제품이든 서비스든 세상에 없던 뭔가 새로운, 혁신적 가치를 고민하고 연구하지 않는다면, 이미 스타트업이 아니다. 혁신적 가치라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되, 그 기대치를 넘는 것이어야 하고, 이를 통해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업이 혁신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은 크게 두가지 방향이다. 첫째, 기존 경쟁 요소 중에서 무언가를 큰 폭으로 변화시켜 비교 불가한 차이를 만드는 방법. 둘째, 새로운 경쟁요소를 창출해 게임의 법칙을 바꿔버리는 방법이다. 전자의 사례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배송 서비스의 상식을 무너뜨린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이라면 후자는 옷을 고르는 곳이 아닌 골라주는 쇼핑몰로 변화된 '스티치픽스(Stich Fix)' 같은 사례다. 그 두가지 길의 갈래는 다르지만, 목적이는 단 하나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그리고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피플카로 그런 가치를 추구할 때 스타트업으로서 '왜 한데?'에 답할 수 있다.
평준화 vs. 차별화
"스타벅스는 아침식사 메뉴를 개발하고, 맥도날드는 커피바를 만들고 있다"
어떤 방향의 혁신이어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필자 눈에 들어온 문장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문영미 교수가 쓴 '디퍼런트(Different)'라는 책에 나오는 글이다. 많은 기업이 약점의 보완에 힘쓰는 나머지 결국 모두가 평준화되는 현상에 대해 경고하는 의미다. 아울러 평준화와 정반대의 길, 즉 장점을 더욱 강화해 차별화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
< 스타벅스와 맥도날드가 비슷해지는 이유 中에서, 출처: 디퍼런트 >
피플카는 쏘카와 그린카 대비 약점이 많다. 그 약점들을 보완해야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매우려면 피플카가 가진 강점을 더 공고히 해야 한다. 그래서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 킹콩이 버티고 있는 정글에서 땅콩이 생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무적의 가격 경쟁력을 위하여
피플카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그런데 이 가격 경쟁력이 무적의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서비스 특성상 '접근성이 받쳐주는 가격 경쟁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쏘카는 바보라서 돈을 그렇게 쏟아 부었겠나.
피플카는 카셰어링 서비스(주차된 위치에 가서 스마트폰으로 차를 열고 타면 되는)와 렌트 서비스(예약하고 픽업해 사용하는)를 동시에 제공한다. 두 서비스는 한지붕 두가족인 듯, 빌리는 시간과 차종이 같아도 서로 별개의 가격 조건을 제시한다. - 고객 입장에서 볼 때 정말 이상한 건, 카셰어링을 검색한 사람에게 렌트가 더 저렴하다고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 아무튼 카셰어링과 렌트, 두 서비스가 제시하는 가격 수준을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 피플카 카셰어링 및 렌트 서비스 경쟁사 비교표, 출처: 인사이터스 >
카셰어링 서비스는 2일 이내 시장에서 매우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인다. 하지만, 3일을 넘어서면서 급격히 떨어진다. 그리고 7일을 넘어서면 카셰어링 가격 경쟁력은 비실비실 추락하고 렌트가 급부상한다.
무적의 가격 경쟁력을 만들기 위한 과제는 명확하다. 카셰어링은 '접근성이 받쳐주는 가격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고, 렌트는 가격도, 접근성도 모두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제언 1. 카셰어링 부문 - 가격과 접근성을 해결하는 '업무용 차량' 공유
어렵지만 가야 하는 길이 있다. 이 과제가 그런 것이 아닐까 싶은데 구현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으나 이해관계자에게 돌아갈 혜택을 따져보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것은 '피플카 비즈(Peoplecar Biz)'라는 솔루션을 바탕으로 기업의 업무용 차량을 일반 소비자에게 공유해주는 모델이다. 여기서 '피플카 비즈'는 기업의 업무용 차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피플카의 기업 고객용 솔루션이다.
피플카 비즈 - 기업 고객에 대한 장기렌트차량 관리 솔루션
당신의 회사에 장기 렌트 차량 10대가 있다고 치자. 오늘 외근에 사용할 차량이 있는지, 언제 쓸 수 있는지 조회해야 한다, 그리고 차량 키를 수령해야 하고, 차량 이용 목적과 경로를 기록해야 하며, 경비사용을 보고해야 한다. 참 복잡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피플카가 만든 기업용 솔루션이 '피플카 비즈'다. 기업의 업무용 차량에 카셰어링 단말기를 설치하고, 직원들은 기업 전용 앱(App)을 깔아 차량 조회, 예약은 물론 경로와 연료 사용, 통행료 등 경비까지 모두 자동 관리할 수 있으며, 차량키를 수령하거나 반납할 필요도 없다. 차량에 대한 회사 내부용 인트라넷인 셈이다.
< 피플카 비즈가 제공하는 서비스 구성 – 이걸 달아야 카셰어링을 할 수 있다, 출처: 인사이터스 >
< 기업내 차량수요를 경제적으로 관리해 비용감소 효과 발생: 출처: 인사이터스 >
기업을 상대로 쏘카 비즈니스라는 것도 최근 출시했는데, 알고 보면 기능이 아주 다르다. 피플카 비즈는 기업이 보유한 차량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솔루션이고, 쏘카 비즈니스는 전국에 퍼져 있는 쏘카존 어디에서나(회사 안이든, 밖이든) 어떤 차량이든 기업 임직원이 활용할 수 있는 멤버쉽 개념으로 출시한 것이다. - 달라서 다행이다. 만약 똑같으면 큰일 날 뻔…. 뭘 써야 하나 눈 앞이 깜깜했었다. - 어쨌든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한걸음 더 나가보자.
기업의 업무용 차량을 일반 소비자에게 개방한다면?
위에서 설명한 피플카 비즈 솔루션을 장착한 업무용 차량은 회사 내부 직원만 사용할 수 있지만, 피플카 카셰어링 플랫폼과 연결하면 외부 일반인에게도 공유할 수 있다. 차량관제와 스마트폰을 통한 개폐 등 카셰어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차량들을 기업들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주로 평일이고 일과시간이다. 일반 소비자의 카셰어링 수요는 일과시간 이후 또는 주말에 집중된다. 게다가 기업이 입주해 있는 건물은 도심 한가운데 상업지역이 많아 이른바 'Hot Spot'에 주로 분포한다. 고로 이들의 업무용 차량을 카셰어링 서비스로 개방할 수 있다면, 접근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일례로 아래 깔끔하다 못해 황량한 여의도 지역을 보라. 대표적인 업무지구이자 주거 지역인 여의도에 피플카의 이용거점은 단 하나도 없다. 여의도의 수 많은 건물, 그 안에 입주한 수 많은 회사들 중 몇 군데만이라도 이 비즈니스모델에 참여한다면, 단시간내 판도가 바뀔 수 있다.
< 피플카 앱을 통해 본 여의도, 아무것도 없다. 황량하기 그지없다. 출처: 피플카 앱 >
그럼 기업은 왜 자신들의 업무용 차량을 카셰어링으로 내어줄까? 당연히 빌려준 만큼 수익이 발생해 월 렌트비용(주로 장기렌트)에서 차감되므로 경비절감 차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주말 2일간 차량을 공유해 매출이 발생한다 해도, 한달이면 약 30만 원 내외를 차감할 수 있으며, 이는 준중형급 차량의 월 렌탈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피플카가 중소렌트카 차량을 공유해 왔다면 향후에는 기업의 차량을 일반 소비자와 공유하는 모델로 확장하는 비즈니스모델이다.
< 피플카 비즈 솔루션 개념도, 출처: 인사이터스 >
쏘카의 제로카와는 다르다!
쏘카가 과거에 공격적으로 전개했던 '제로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개인에게 카셰어링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을 장기렌트(1년)해주고, 해당 개인은 다시 쏘카 서비스에 개방해 카셰어링 매출의 40%를 얻는 구조였다.
< 쏘카 제로카셰어링 서비스, 출처: 쏘카 >
액면 그대로 월 렌트비 제로를 달성한 사용자 비율은 '10명 중 4명 수준 정도'라는 주장이 있으며(반면 절대 할 짓 아니다란 의견도 있음), 쏘카로서는 수백 명의 제로카 참여자를 통해 단기간 내 이용거점을 대폭 확장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금은 잠잠하다. 추정컨데 이미 충분한 거점을 확보해서 일 수도 있고, 개인의 장기렌트 차량을 다른 사람이 공유함에 따라 크고 작은 사고와 청결, 도난 등 관리 문제가 적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피플카의 기업 차량 공유 모델은 장기렌트 차량을 다시 카셰어링 서비스로 공유해 비용을 낮춘다는 면에서 기본 원리는 같다. 그러나, 제로카와 달리 기업의 차량을 개인에게 공유하는 이 비즈니스모델은 제로카 대비 장점이 많다. 기업의 업무용 차량은 애초에 공유(내부든 외부든)를 전제로 한다는 점, 한 대가 아니라 복수의 차량을 한 장소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어 세차 및 정비 서비스를 경제적인 가격에 번들(Bundle)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 이미 장기렌트카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도 카셰어링 솔루션만 장착하면 이 비즈니스모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하나 더 첨언하자면, 제로카와 같이 일률적인 매출 배분 방식보다 차량 위치와 카셰어링 참여 비율 등을 고려해 유연한 배분 정책을 적용해야만, '이용 거점 확대', '가격 경쟁력 유지', '기업의 경비 절감'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제언 2. 렌트 부문 -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묻지마' 렌탈!
표현이 좀 저렴하다. 그런데 핵심은 '묻지마!'가 맞다. 혁신이라는 것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들여다봐야 할 것은 이 바닥의 '고정관념'이다. 고정관념을 깼을 때 차별화 또는 혁신이라는 것이 탄생한다. 렌트카 예약 서비스 시장은 이미 '카플랫'이나 '카모아'와 같은 강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도 전통 깊은 고정관념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다.
< 카플랫과 카모아, 출처: 각 앱 화면 >
왜 사용자가 차량의 종류, 컬러, 유종 옵션까지 지정해야 할까? 차를 공급하는 렌터카 업체 또는 그 현장에서 시시각각 차량의 배차 가능 여부는 바뀌고, ERP가 있다고 하나 실시간 데이터 관리가 취약한 탓에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고로 리스트에 있는 차종과 스펙은 예약을 위한 예시일 뿐, 실제 그 차를 빌릴 수 있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예약의 기준 제시를 위해 업계는 차종, 컬러, 심지어 옵션까지 보여주고 있는 셈이고, 그 까다로운 기준에 맞춰 차량을 공급하는 쪽에서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 사용자가 요구한 차량이 있으면 뭐가 문제겠냐만, 없을 경우 대체 차량을 보내기 위해 긴긴 설득 또는 옥신각신이 시작되고(흰색 원하셨는데 검은색 안될까요?) 이는 렌터카업체의 넘버원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히게 된다. 어찌 보면 자승자박인것을.
< 사용자와 피플카, 협력 렌터카업체의 개념도, 출처: 인사이터스 >
이 문제를 보면서 필자는 미국의 호텔 및 렌터카 예약 서비스, '프라이스라인(Priceline.com)'을 떠올렸다. 아래와 같이 프라이스라인은 차량의 등급을 선택할 뿐이다. 컬러와 옵션이 웬말인가? 'Automatic'이라고 알려 주는 게 고맙게 느껴진다. 게다가 쿨하게 한마디 덧붙인다. "쉐보레 스파크 또는 비슷한 거"라고. 거의 이정도면 '묻지 마!' 렌탈이다.
사족을 붙이자면, 프라이스라인을 이용하다 보면 의외의 행운을 꽤 자주 접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산타페급을 예약했는데 실제 받는 차는 대형 럭셔리 SUV, 에스컬레이드를 받는 식이다. 뽑기의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
< 프라이스라인 서비스 화면, 출처: 프라이스라인 >
'유휴차량 판매의 극대화'라는 정체성
프라이스라인과 같은 비즈니스모델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차량을 공급하는 렌터카업체들이 '시간이 지나면 팔지 못하는 '유휴차량'을 파는 채널'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동급 또는 그 이상의 유휴차량이라면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어야 한다. 즉, 차량의 세부 스펙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흰색 쏘나타를 원하는 고객에게 검은색 K5를 자신 있게 내밀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은 '원래 이 서비스는 그런거니까'라고 수용하는 인식이 필요하다. 동급 이상의 차량이며, 차령 3년이내 등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보완적 기준이 있다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피플카는 카모아, 카플랫 등 급성장하는 렌터카 중개 플랫폼 대비 무엇이 다를 것인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 그 차별화 방향으로 고객은 차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차량의 등급(예: 2000cc급 세단)을 선택하되, 공급자는 유휴차량 제공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더욱 낮은 가격으로 차량을 공급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갖춘다면 렌트 영역에서도 공고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묻지마!' 렌탈의 서비스 진행, 출처: 인사이터스 >
변화가 없다면 그저 One of Them일 뿐
필자도 제언하면서 '이것이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랜 고정관념과 습관에 대한 도전이 필요한 일이므로. 그러나, 프라이스라인은 해냈고,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사업 환경적 리스크와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고려하며 중장기적 과제로 추진했으면 한다.
반드시 이 방향의 혁신이 아니더라도 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 명료하다. 지금의 방식을 유지한다면, 지금도 그렇지만, 향후에도 이도 저도 아닌 'One of Them'으로 존재할 뿐이다. 남들보다 좋은 차량을 주는 것도 아니고, 접근성이 좋은 것도 아니며, 아주 특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도 아니기에 그렇다.
소소한, 그러면서 중요한 제언 몇 가지
가격 경쟁력에 대하여 길게 쓰느라 미쳐 다루지 못한 소소한 부분들에 대한 제언을 한데 모아서 정리한다.
가격 전략과 Revenue Management
차량공유 또는 렌터카의 이용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답은 '업체별로 제각각'이지만, 각 업체의 가격정책 방향성은 보인다. 예를 들어, 카셰어링 시장은 업체별 가격 책정에서 자신들의 포지셔닝에 따라 일관성이 보이고, 렌트시장에서 SK렌터카는 장기렌트일수록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이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피플카의 가격산정, 특히 렌터카의 가격산정에는 경향성 없이 중구 난방이다. 과연 7~10일 렌트 고객에게 가장 큰 혜택을 주려고 저렇게 가격을 책정했을까? 3~5일 렌트 고객은 외면하려고 했을까?
< 피플카 카셰어링 및 렌트 서비스 경쟁사 비교표, 출처: 인사이터스 >
피플카의 경우, 차량의 잔존가치를 기준으로 계절적 수요와 공급 수준을 고려해 조절한다. 이 가격 책정 방식이 더욱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렌트에 대한 수요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극명하고, 주말과 평일의 수요 또한 격차가 크다. 계절과 환경 그리고 지역 수요와 이벤트, 거기에 경쟁사의 가격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도의 수익전략(Revenue Management)이 요구된다.
접근성의 단기 대안으로서 '딜리버리 서비스' 확대
위에서 차량 접근성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 관점의 전략을 언급했으나, 단기적인 대책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과 수도권 진입은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시장에서 존재감을 빨리 키워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분석에 따르면, 카셰어링 시장에서 딜리버리 서비스 비용(1만 원 산정)을 산정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은 가질 수 있다.
< 피플카가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해도 가격 경쟁력은 높은 편이다, 출처: 인사이터스 >
또한, 딜리버리 서비스는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쿠팡 플렉스나 쏘카 핸들러와 같은 크라우드 소싱 방식이 아니어도 된다. 피플카가 그런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기에는 아직 수요도 부족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기존의 대리운전 인력 또는 탁송기사 인력을 활용하는 방식이 더욱 경제적이고 신속할 수 있다.
마케팅: 대안은 악착같이 따라붙기
객관적으로 보면 쏘카라는 킹콩에게 감사해야 한다. 차량공유라는 시장을 만들어 줬으니까. 감사한 김에 더 감사한 일을 만들어 드리자. 그 킹콩의 꼬리(가 있나?)를 잡고 악착같이 따라 붙는거다.
네이버에서 '쏘카'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그린카는 나타나지만, 피플카는 없다.
< 네이버에서 '쏘카'로 검색 화면, 출처: 네이버 >
경쟁서비스 비교의 의도를 가진 사람이 '쏘카 그린카'로 검색할 경우 역시 피플카는 단 한 건이다(그나마 스케일업 보도기사다).
< 네이버에서 '쏘카 그린카'로 검색한 화면, 출처: 네이버 >
앱스토어에서 관련 서비스를 검색해보면, 따라붙기 선수들이 나타나는데 단연 딜카가 잘 달라붙는다. 특이한 것은 쏘카 검색 때 광고로 쏘카가 나오기도 한다는 거다. 남들에게 제일 윗자리를 주기 싫은 킹콩의 속마음이 드러난다.
< 애플 앱스토어에서 '쏘카', '그린카'로 검색한 화면, 출처: 네이버 >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쏘카와 그린카에 대한 스토커 수준의 따라붙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와 같은 포털 서비스는 물론이고 SNS, 앱스토어 등 각 미디어 영역에서 가장 경제적이며 효율적인 따라붙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부분은 온라인 마케팅에 정통하신 분과 함께 보완해간다면,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킹콩에 맞서는 수퍼땅콩이 되려면?
지금까지 피플카는 어떻게 다를 것인가를 다뤄 왔다면, 이제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얘기로 마무리할까 한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사실 모두가 어렵고 힘들다. 과연 어떤 사람이 방향성에 대해 명확한 확신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겠는가? 단지 지금 이대로 있으면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는 건 명확하기에 그리고 특히 스타트업에게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주어진 책임이고 숙명이기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아가는 방향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는 없다. 피플카는 10분 단위에서 연 단위 장기렌트까지 차량 공유에 대한 종합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얘기한다. 자원 투입의 경중은 있으나, 이미 장기렌트까지 취급할 정도로 매우 넓은 비즈니스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뭐, 10년 후의 비전이라면 나도 토 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필자는 그 방향성이 보다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방향성을 좌우하는 것을 필자는 두가지로 본다.
첫째는 실용적 개념인데 바로 '고객과 시장'이다. 피플카는 차가 필요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고 싶은 것인가? 그 모두를 만족시켜 시장을 장악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꿈 깨야 한다. 모든 시장, 모든 기회를 바라보는 우매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고객을 바라볼 것인지, 어떤 가치와 어떤 정체성으로 다가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둘째는 감성적 개념으로 '소명의식'이다. 세상에 피플카라는 회사는 왜 필요한지, 우리가 더 좋은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모빌리티'라는 영역은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가 산적해 있는 영역이고, 피플카의 새로운 도전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부분은 너무도 많다.
이 두가지 개념을 명확히 하면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거나 포기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 될 것이며, 좋은 경영자, 좋은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굳건한 기반이 되어 줄 것이다.
필자도, 그리고 여러분도 대전의 두 젊은이가 '피플카'라는 기업을 통해서 어떤 비즈니스, 어떤 가치를 세상에 제공하는지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드리겠다.
지금까지 길이만 길고 여러가지 부족한 글 읽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분석과 자료정리에 참여해준 인사이터스 김재훈, 한진아 연구원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황현철 / 인사이터스 대표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무명의 반란을 응원하는 인사이터스컨설팅그룹의 대표. 무명의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모델 디자인, 시장성검증테스트, 시장수요발굴 등을 지원하고 있다. 비즈니스모델 컨설턴트 겸 소설 '비즈니스모델러' 저자.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