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클라우드의 장점을 최대로 활용한다, IBM 멀티 클라우드

[IT동아 이상우 기자] 멀티 클라우드란 단일 벤더가 아닌 여러 벤더의 서비스를 통해 구성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말한다. 이러한 퍼블릭 클라우드와 함께 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역시 멀티 클라우드의 하나다.

멀티 클라우드 환경은 각각의 클라우드를 서로 분리된 환경에서 독립된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서로 다른 클라우드 사이에 데이터를 마이그레이션하거나 하나의 클라우드에 과도한 처리량이 집중될 경우 서버 자원을 빌려와 사용하거나 부하를 분산하는 등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다.

중요한 데이터를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는 것이 껄끄러운 기업이라면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이를 관리하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작업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실행하는 등 기업의 데이터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인 유연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멀티 클라우드는 컴퓨팅 리소스를 분산해 장애 발생 시 서비스 지연이나 데이터 손실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각 클라우드의 장점을 조합해 다양한 형태로 운영 가능하다. 또한, 여러 벤더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복합적으로 사용할 경우 특정 벤더에 인프라가 종속되는 위험도 피할 수 있다.

IDC가 2017년 실시한 '클라우드뷰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직원 수 1,000명 이상의 대기업 79.9%가 이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했으며, 51.4%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를 모두 사용하는 중이다. 한국의 클라우드 도입율은 63%로 세계 평균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클라우드 도입 기업 중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율은 55%로 세계 평균(47%)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존의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퍼블릭 클라우드를 접목하면 이같은 운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벤더를 통해 해외에 서비스를 구축할 경우 지연시간 없이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글로벌 서비스 구축이 가능하다.

IBM은 전세계 19개 국가에 60여 개의 데이터 센터를 설치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해 세계 전역에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각 데이터 센터 사이에는 무료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기업이 해외에 있는 서버로 데이터와 API를 옮겨 현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해외 진출이 용이하다.

IBM은 자사 클라우드 상에서 구동할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왓슨,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애널리틱스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은 이러한 기술을 클라우드 상에서 빠르고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일례로 현대카드는 IBM 왓슨 기반 챗봇 서비스 '버디'를 출시해 소비자 문의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통한 학습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정교한 문의 처리가 가능하다.

블록체인 역시 최근 물류, 유통 등에 접목해 복잡한 공급망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통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서비스 속도를 높인다. 또한, 한국 IBM 왓슨&클라우드 사업부는 IBM 블록체인 개러지(garage) 서비스를 통해 블록체인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이 밖에도 세계 9곳의 IBM 클라우드 개러지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후원 중이다.

이 밖에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역량 강화를 위해 오픈소스 기반 솔루션 전문 기업인 레드햇을 인수했으며, 지냔 6년간 웨더컴퍼니, 클라우던트, 클리어리프 등 클라우드 및 애널리틱스 분야 기업 60여개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7,000개 이상의 클라우드 기술 특허를 취득했다.

IBM은 올해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IBM 지니 로메티 회장은 지난 THINK 2019 기조연설에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중 20%는 클라우드로 전환했지만, 업무에 필수적인 워크로드 민감한 데이터 중 80%는 여전히 기존 환경에 남아있다. 기업은 최근 단일 퍼블릭 클라우드로 모든 워크로드를 감당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멀티 클라우드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기존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보안에 관한 우려가 큰 만큼 클라우드 도입률이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낮다. IBM은 이러한 한국 기업 환경을 고려할 때 기존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을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IaaS, PaaS, SaaS,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컨설팅, 최적화 까지 관리해주는 엔드 투 엔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도입 사례를 살펴보면, CJ오쇼핑은 시즌이나 이벤트 등 쇼핑이 집중되는 시간에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응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 동시에, 쇼핑몰 특성상 개인정보 및 전자상거래정보 등 민감한 정보를 저장할 자체 데이터 센터가 필요했다. CJ오쇼핑은 이를 위해 CJ몰의 주요 데이터를 저장해온 데이터센터와 IBM 퍼블릭 클라우드를 하이브리드 형태로 구현했다.

동원 F&B는 식품전문 쇼핑몰 '동원몰'에 클라우드 기반 챗봇 서비스 '푸디'를 출시하면서 IBM 클라우드와 왓슨 API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인프라 구축이나 별도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없이 두 달만에 서비스를 구축했다. 소비자에게는 인공지능 챗봇을 통해 결제, 배송, 교환 등 각종 주문 관련 사항은 물론, 적립금, 쿠폰 등 회원 서비스를 365일, 24시간 내내 지연 없이 제공하게 됐다.

최근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1년에는 98%의 기업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불과 38%만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성, 유지, 관리 등에 필요한 솔루션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IBM은 코딩 시간과 복잡성을 줄일 수 있는 클라우드 통합 플랫폼, 설계, 이전, 통합 등 클라우드로의 여정을 지원하는 엔드 투 엔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업이 어떠한 환경에서도 클라우드로 이전 및 통합을 지원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