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탄탄하고 민첩하다' 조텍 게이밍 지포스 GTX 1660 Ti AMP 에디션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포스 10 시리즈가 출시된지 2년 가량이 지나고 나서야 엔비디아는 차세대 그래픽카드 라인업인 지포스 20 시리즈를 전개할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5월에 지포스 10 시리즈가 공개됐고, 2018년 9월 즈음에 지포스 20 시리즈가 공개됐으니 약 2년 4개월 만에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변화에는 늘 난관이 존재한다. RTX도 마찬가지다. 최신 그래픽 기술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은 느낌을 준다. 엔비디아는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RTX 기술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빠른 시간 내에 정착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개발사나 기타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채택하고 개발한 뒤 시장에 내놓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여전히 일부 소비자들은 기능보다 순수한 성능에 초점을 맞춘다. 새로운 기술은 곧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세대교체를 이뤄내야 된다. 그렇게 꺼낸 카드는 지포스 16 시리즈다. 지포스 16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최신 설계(튜링)를 적용했지만 핵심 기능은 제거해 순수한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구세대와 신세대가 줄 수 있는 장점을 이어 받았다는 이야기다.
조텍 게이밍 지포스 GTX 1660 Ti AMP 에디션은 이 흥미로운 그래픽 프로세서를 품은 제품으로, 제조사 특유의 완성도에 약간의 양념(오버클럭)을 더해 상품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요즘 게이머들이 좋아할 법한 요소를 잘 버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듀얼 쿨링 + 백플레이트' 안정성 중시한 설계
조텍 게이밍 지포스 GTX 1660 Ti AMP 에디션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단연 눈에 보이는 냉각장치라 할 수 있다. 90mm 지름을 갖는 냉각팬 2개를 탑재한 냉각장치(쿨러)는 방열판의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후면에 금속 패널(백플레이트)을 추가해 그래픽카드가 휘어지는 것을 일차적으로 막고, 나아가 열을 배출하는 방열판 역할까지 해준다.
길이는 217mm, 높이는 130mm 정도로 설계된 그래픽카드. 길이보다는 높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 그래픽카드가 약 110mm 정도 높이를 갖춘데 비해 약 20mm 정도 높다. 기판 자체를 보면 일반형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방열판 중앙을 가로지르는 히트파이프가 위로 약 20mm 정도 솟아있다. 이를 백플레이트가 덮으면서 최종적으로 제품 높이가 길어진 형상이 되었다.
요즘 PC 케이스들 대부분 이런 부분도 염두에 두고 설계하기 때문에 장착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혹시 일부 두께가 얇은 제품에 한해서는 장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길이는 짧은 편으로 대부분 PC 케이스와 호환이 가능한 수준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그래픽카드는 냉각 대책이 잘 이뤄져 있다. 90mm 냉각팬 2개에 큼직한 방열판, 심지어 후면에는 지지대 역할과 방열판 역할까지 겸하는 백플레이트까지 달았다. 겉으로 보면 여느 고성능 제품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은 수준. 하지만 제 역할을 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조텍 게이밍 지포스 GTX 1660 Ti AMP 에디션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냉각장치를 분리해 보니 발열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흔적들이 보인다. 방열판이 그 중심에 있는데, 그래픽 프로세서와 맞닿는 면을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를 썼고 그 위를 히트파이프가 지나도록 설계했다. 열을 빠르게 받아 방열핀 곳곳에 전달하는 구조여서 안정적인 작동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전원부와 메모리에도 열전도 패드를 붙여 방열판으로 열을 전달하도록 만들었다.
부품 배치도 깔끔하다. 총 6단계 구성의 전원부(기판 좌측)를 통해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하도록 꾸몄다. 중앙에는 지포스 GTX 1660 Ti(TU116-400) 그래픽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쿠다코어 1,536개 구성으로, 이전 세대 지포스 GTX 1060의 1,280개에 비하면 다수의 그래픽 처리 유닛이 제공된다. 대신 상급인 RTX에 적용되는 텐서코어(인공지능)와 RT코어(광선추적)는 제외된다.
비디오 메모리는 최신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서 사용 중인 GDDR6 규격을 쓴다. 그래픽 프로세서 주변으로 6개가 탑재된 상태. 메모리 인터페이스는 192비트, 용량은 총 6GB다. 모듈 한 개에 1GB 용량과 32비트 인터페이스를 가진 셈이다.
기본적인 작동속도는 그래픽 프로세서가 1,500MHz(최대 1,860MHz), 메모리는 12Gbps(1,500MHz)로 설정되어 있다. 기본 작동속도는 엔비디아가 제안한 것과 같지만 최대 작동하는 속도가 1,770MHz에서 오버클럭이 이뤄져 있다. 그만큼 조금 더 나은 게이밍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출력단자 구성도 탄탄하다. 확인해 보니 디스플레이 포트 3개, HDMI 단자 1개로 구성되어 있다. 지싱크 혹은 지싱크 호환 모니터, 가상현실(VR) 헤드셋 사용 등을 고려한 배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모니터에서는 두 규격을 대부분 지원하므로 사용에 대한 고민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혹여 DVI만 사용하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데, 이 제품을 쓰고자 한다면 HDMI-DVI 변환 커넥터를 구매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RTX 기술은 없지만 성능은 충분해
조텍 게이밍 지포스 GTX 1660 Ti AMP 에디션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 테스트를 위해 코어 i9 9900K(5GHz 오버클럭) 프로세서와 에이수스 ROG 막시무스XI 익스트림 메인보드 등으로 시스템을 꾸몄다. 일반적인 게이밍 환경과는 차이가 있지만 성능을 최대한 확인하기 위함이니 참고하자.
먼저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했다. 다이렉트X 11 기반의 성능을 측정하는데, 국내 온라인 및 일부 해외 게임들이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해외 최신 게임은 일부 최신 그래픽 기술을 담은 다이렉트X 12 기반으로 만들어지지만 그 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일단 이 그래픽카드로는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총점 1만 5,744를 기록했는데, 이는 이전 세대 지포스 GTX 1070에 가깝다. 세부적으로 보면 그래픽 테스트에서 68~80 프레임(총 1만 7,029점)을 기록했는데, 일반적으로 게임을 즐길 때 최적의 환경이 1초에 60매 이미지가 그려지는 60프레임이니 충분한 성능이라 하겠다.
모든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테스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게임 몰입감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주로 일반 게이밍 PC라면 코어 i5 혹은 코어 i7 정도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즐기기에 부족함 없다.
다이렉트X 12 기반으로 성능을 측정하는 3D마크 타임 스파이 항목에서는 성능 저하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그럼에도 지포스 GTX 1070 수준의 점수다. 그래픽 테스트 내에서의 움직임은 37~42 프레임(총 6,483점) 정도다. 이 정도면 게임을 즐기기에 무난하고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실제 게임을 즐겼을 때의 성능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먼저 실행한 것은 레지던트이블2:RE.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를 바탕으로 그래픽 설정은 권장(일괄)에 맞춰 두었다. 게임을 실행하니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130~170 프레임 사이로 매우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1초에 130~170매 이미지가 표시되는 것이다. 때문에 과하다 생각된다면 그래픽 설정을 조금 더 높이는 것도 좋다.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했을 때의 만족도도 높았다. 동일한 해상도에서 그래픽 설정을 울트라(일괄)에 맞춘 다음 게임(전장-비켄디)을 즐기니 로비에서 90~96 프레임, 대기장에서 105~114 프레임, 전장 안에서는 100~117 프레임 사이의 움직임을 그려냈다. 모니터가 고주사율 사양이라면 제대로 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순수한 성능만 제공하는 중급 게이밍 그래픽카드
조텍 게이밍 지포스 GTX 1660 Ti AMP 에디션. RTX 효과도 좋지만 아직 시기상조처럼 느껴지고, 가격에 대한 부담까지 느껴진다면 이 그래픽카드는 최적의 성능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냉각장치와 백플레이트와 같은 부가 요소가 충실해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특징. 이는 일반 데스크탑 환경은 물론, 장시간 구동을 고려해야 하는 PC방 같은 환경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듯 하다.
다양한 기술로 화려한 그래픽을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에게는 순수한 성능이 우선순위에 있을지도 모른다. 지포스 GTX 1660 Ti는 그 순수함을 잘 보여주는 그래픽카드다. 비록 중급형 그래픽카드의 성격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성능으로 따지면 이전 세대 고성능 라인업 못지 않다. 적절한 게이밍 성능과 가격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