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 TV 화질이 8K TV를 앞설 수 있다? 핵심은 '자발광'

강형석 redbk@itdonga.com

삼성전자는 8K QLED TV를 공개했다.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는 8K QLED TV를 공개했다. (이미지=삼성전자)

[IT동아 강형석 기자] TV 시장은 또 한 번 더 해상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풀HD 해상도(1,920 x 1,080)가 주류이던 시절을 4K(3,840 x 2,160)가 이어 받는가 했는데, 벌써 8K(7,680 x 4,320) 해상도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각각 해상도 면적이 4배씩 늘어나면서 더 많은 화소를 같은 디스플레이 면적에 집적할 수 있고, 자연스레 더 선명한 영상 표현이 가능해졌다.

업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미 8K QLED TV를 출시했으며, LG전자도 이에 대응해 올 하반기 8K 디스플레이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는 4K 시장에 더 힘을 실어주는 느낌이다. 단순히 화소(해상도)를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해외 전문 매체에서도 인정한 OLED TV의 화질

LG OLED TV의 화질은 국내외 전문 매체를 통해 충분히 인정 받았고, 현재도 좋은 평가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8K 디스플레이가 출시되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화질면에서 부족함 없다는 평가와 함께 오히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저력을 느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렇다. 영국의 유명 멀티미디어 전문지인 왓 하이파이(WHAT HI*FI?)는 LG 65인치 OLED TV(65C8PLA, 2018년 10월 8일)에 대해 5점 만점을 부여하면서 “풍부한 세부 표현과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는 크고 아름다운 TV”라고 평했다. 이어 다이내믹 톤 매핑은 HDR 영상에 우수한 계조 표현과 선명도를 제공하며,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4K 블루레이에서는 우주의 검은색을 제대로 진하게 재현했다고 덧붙였다. 풍부한 색감과 완전하게 표현되는 검은색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하지만 이 매체를 통해 진행한 8K TV 리뷰는 OLED에는 미치지 못한 듯 하다. 85인치 8K QLED TV(QE85Q900R, 2018년 10월 10일)에는 5점 만점에 4점을 부여하며 “8K 콘텐츠가 없어 평가 시 문제가 된다. 데모 영상은 매혹적이나 적합한 콘텐츠 공급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기에 이 제품을 구매할 가치가 있는지 결정할 부분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평했다.

해상도는 높지만 구조적인 한계가 언급된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왓 하이파이는 “Q900R은 선명한 4K 영상을 보여주지만 Q9FN만큼 깊은 검은색을 재현하지 못한다. Q9FN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백라이트 블루밍(빛번짐) 현상이 나타나는데, 정면에서 눈에 띄지 않았지만 조금만 측면으로 가면 확연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덴마크 TV 전문매체인 플랫패널스에이치디(FlatpanelsHD)에서는 LG 55인치 OLED TV(C8, 2018년 5월 4일)에 대해 100점 만점에 83점을 부여하고 “특별한 업그레이드는 없었지만 현재 찾을 수 있는 최고의 화질을 제공한다. 영상처리엔진(알파9)를 통해 우수한 HD 및 4K 화질, 뛰어난 HDR 성능을 보였으며 향상된 움직임과 자동 보정 기능이 제공된다”고 평했다.

그러나 동일 매체에서 진행한 75인치 8K QLED TV(Q900R, 2018년 12월 12일)에는 100점 만점에 82점을 부여했다. 이 매체는 “Q900R이 4K 대비 4배 많은 화소를 제공하더라도 제품의 가격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기존 제품(Q9FN)과 거의 동일한 480개 정도의 디밍(백라이트 제어 구역) 영역을 제공하는데 종종 블루밍 및 무광 색상이 나타날 것이다. 인공지능 업스케일링은 이 제품의 독창적인 부분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왜 OLED의 화질이 뛰어날 수 밖에 없는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화질이 뛰어난 것은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구조이기 때문이다. 신호에 따라 빛을 제어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러운 화질과 색감을 구현하는데 용이하다. 검은색을 표현할 때에는 소자가 신호를 차단하기에 완전한 검은색이 구현된다. 어두운 곳과 밝은 곳 사이의 표현(계조)이 뛰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기존 LCD(액정 디스플레이) 기반의 TV는 화소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다. 때문에 색을 표현하려면 화소(패널) 뒤에 빛(백라이트)을 비춰야 한다. LCD와 거의 동일한 구조인 QLED라고 다르지 않다. 패널과 백라이트 사이에 양자점(Quantum Dot) 필름을 붙여 표현력을 높인 것 뿐이다. QLED를 흔히 QD-LCD(양자점-액정 디스플레이)라 부르는 이유다.

OLED는 LCD에 비해 구조가 단순해 얇게 만들 수 있다. (이미지=LG디스플레이
블로그)
OLED는 LCD에 비해 구조가 단순해 얇게 만들 수 있다. (이미지=LG디스플레이 블로그)

겉으로 보이는 사양은 비슷할지 몰라도 영상 품질에 차이가 있는 것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가 없는가 여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화면 전체 영역에 대한 밝기 조절이 가능하고 빠른 반응 속도를 갖는 OLED와 달리, QLED는 별도의 조명(백라이트)를 통해 조절되므로 영상 품질과 반응 속도 등에서 차이가 드러나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LCD도 백라이트 영역을 잘게 나눠 조절하는 디밍(Dimming) 기능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나 한계가 존재한다. 빛을 세밀하게 나눌수록 비용이 증가하게 때문이다.

4K OLED가 8K QLED 보다 나을 수 있는 이유

해외 매체들은 4K OLED TV에 대해서는 호평했지만 8K QLED TV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작동 구조에 따른 화질 차이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콘텐츠에 대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4K 관련 콘텐츠가 이제 하나 둘 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8K 디스플레이는 콘텐츠의 양이나 질에서 한참 뒤쳐진다. 8K 디스플레이로는 4K 영상을 8K에 맞춰 보정하는 업스케일링 형태로 감상해야 된다.

QLED 8K TV는 아직 제한이 많다.
QLED 8K TV는 아직 제한이 많다.

4K 디스플레이는 해상도에 맞춰 제작되어 있으므로 관련 콘텐츠를 재생하면 최적의 결과물을 보여주지만, 8K 디스플레이에서 4K 영상을 재생하려면 4배 더 많은 화소를 채워 넣어야 한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졌다 하더라도 매 장면마다 빈 공간에 화소를 채워 넣는 과정에서 화질 열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현재 출시된 8K QLED 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정 코덱과 단자를 활용해 지원하는데, 일부 콘텐츠 서비스와 호환이 되지 않아 재생이 불가능하다. 당분간은 8K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화질에는 해상도 외에도 색·명암 표현, 계조, 움직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화질에는 해상도 외에도 색·명암 표현, 계조, 움직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화질은 숫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화질이라는 것은 우리나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해상도도 포함되지만 명암과 색 표현, 계조 표현, 자연스러운 움직임(반응속도) 등 다양한 요소가 합쳐지면서 만들어진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균형을 이루며 어우러져야 최고의 화질을 갖춘 디스플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4K OLED TV가 8K QLED TV를 앞설 수 있는 것은 이 '균형' 때문이 아닐까?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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