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디자인 속에 숨은 선명한 소리, 전자랜드 'R50 SE' 공개
[IT동아 강형석 기자]
"블루투스 스피커가 다루기 쉬운 품목은 아니다. 때문에 오랜 시간을 준비해 선보이게 됐다. 국내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은 외산 혹은 저가 브랜드들이 많다.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 제품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브랜드의 괜찮은 스피커가 출시된 것이다."
김찬수 에스와이에스글로벌(SYS Global) 대표이사는 자사가 유통할 블루투스 스피커 'R50 SE'에 대한 자부심을 과감히 드러냈다. 한국에서 제조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는 점을 강조하며, 타 제품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2019년 3월 20일, 전자랜드 계열사 에스와이에스글로벌은 용산 전자랜드 랜드홀에서 블루투스 스피커 'R50 SE'를 공개했다. 오디오 기기 브랜드인 지미 스튜디오 디자인(Jimmy Studio Design)과 협업해 내놓은 이 제품은 지난 2014년에 선보인 제품의 성능과 기능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출력을 10% 높였으며, 통화 기능도 개선해 1m 정도 떨어져 있어도 원활한 통화를 지원한다.
이규봉 지미 스튜디오 디자인 대표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스피커라는 목표를 품고 개발했다. 음질 또한 풍부하고 일정하게 표현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유명 음향 브랜드의 블루투스 스피커와 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잇테리어 겨냥한 블루투스 스피커
R50 SE의 강점은 단연 디자인. 얼핏 보면 콘덴서 마이크와 닮았다. 과거 콘덴서 마이크는 일반 다이나믹 구조에 비해 더 생동감 넘치는 소리를 담을 수 있었다. 이 제품도 그런 제품의 성향을 반영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설계가 이뤄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 스피커는 하이파이(Hi-Fi) 시스템에 준하는 음질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인테리어 효과와 IT 기술이 만나는 '잇테리어(IT + Interior)' 제품이라는 것.
R50 SE의 R은 레트로(Retro)에서 유래하며, SE는 2세대 제품(Second Edition)을 의미한다. 디자인 뼈대는 이어가면서 2세대 특유의 장점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것이 '듀얼 스테레오 사운드(Dual Stereo Sound)'다. 동일한 두 기기를 하나로 연결해 생동감 넘치는 소리를 전달하는 것. 일부 음원 서비스 중 음분리가 이뤄진 음원을 감상한다면 그 감동이 배가 된다.
이규봉 대표는 "스피커는 원음을 재생하기 위한 장비로 일부 타 장비들은 특이한 주파수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평이(플랫)한 것이 가장 좋은 오디오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피커는 특정 영역대가 강조되는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해상력이 높았는데, 이를 선호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매력적인 인상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쉬운 점은 aptX와 aptX HD 등 무선 고해상 음원 코덱의 부재다. 이들은 각각 16비트/44.1kHz와 24비트/48kHz 대역의 음원 재생을 지원한다. 일반 무선 코덱과 비교해 더 많은 소리를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 하지만 이규봉 대표는 차기 제품에서 이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 탑재 모델도 검토 중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최신 기술 접목해 최적의 소리를 구현하다
R50 SE는 6.6W의 기본 출력을 제공한다. 작은 덩치의 스피커치고는 좋은 출력을 갖췄다. 하지만 단순히 출력만 높인 것이 아니라 소리를 조율하면서 청음에 방해되지 않도록 다양한 기술을 접목했다. 가격은 상승할 수 밖에 없지만 최고의 청음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스피커 하우징 내에는 드라이버(액티브 유닛 2개 + 패시브 라디에이터 1개) 외에도 프리/파워앰프가 탑재된다. 이들의 구조를 새롭게 구축하는데 1년 6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한다. 또한 진동을 내는 기기이므로 일정한 진동을 내기 위해 케이스와 케이스, 하우징과 유닛, 스피커 유닛과 부품 사이에 잡음이 발생하면 안 된다. 이를 위해 제품 곳곳에는 진동방지고무를 적용, 불필요한 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실제 제품의 스탠드 바닥 무게가 상당한데, 진동을 상쇄하는 능력 외에도 소리가 출력되면서 발생할 기기 진동에 의한 잡음을 걸러내는 역할도 한다. 이규봉 대표는 스피커의 진동을 방지하는 장치(댐퍼) 구성과 설계 방식은 현재 특허 받은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피커 유닛 4면을 진동방지 부품이 꽉 잡고 있기 때문에 잡음이 없는 깔끔한 소리만을 전달하는데 집중할 수 있다.
기자의 눈으로 본 R50 SE
보기와 다르게 탄탄한 소리가 압권이었다. 제품 공개를 위해 마련된 랜드홀(전자랜드 신관 2층)에는 R50 SE 두 대가 배치되었는데, 음원을 재생하니 넓은 공간이었음에도 소리가 쩌렁쩌렁 들린다. 이 소리가 뭉쳐서 퍼지는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정제되어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제조사가 소리에 자신감을 보인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테레오 연결 시에는 효과가 더 뛰어나다. 음분리가 잘 이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굳이 고해상 음원이 아니더라도 녹음이 잘 된 MP3 음원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음악 감상이 가능할 듯 하다. 하지만 연결 방식이나 제품에 따라 24~34만 원 대에 책정된 가격표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이를 위해 전자랜드 측은 연결 방식을 잘 설명한 영상을 배포하고, 유통 확대를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힌다는 입장이다. 많은 매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니 가급적 청음 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