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대 차량공유 서비스의 대립... 제 2라운드 열리나
[IT동아 강일용 기자] 택시업계와 렌터카 기반 차량공유 서비스 '타다'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실력행사로 카카오T 카풀의 시장진입을 원천 차단하고 택시비 인상을 얻어낸 택시업계가 이번에는 서비스의 불법성을 문제삼아 타다를 검찰에 고발했다. 타다를 운영하는 쏘카와 VCNC는 택시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을 업무방해와 무고로 규정하고 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택시업계와 차량공유 업계 간 대립의 제 2라운드가 시작되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쏘카의 이재웅 대표와 VCNC의 박재욱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두 회사가 운영 중인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규정한 운전자 알선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렌터카 사업자가 차량만 임대해주고, 운전자를 알선해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예외조항으로 외국인, 장애인과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빌린 사용자에게는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 타다의 경우 11인승 카니발을 단시간 임대하고, (대리) 운전기사도 함께 알선해주는 것이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때문에 혼자 탑승할 경우 이용료가 시중의 택시보다 상당히 비싸지만, 대신 단체 임대(합승)를 하면 택시보다 저렴해지는 장점이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11인승 승합차에 한해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 것은 렌터카 시장 활성화라는 입법취지 때문이지, 택시와 유사한 영업 허가를 내준 것은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배회영업도 문제삼고 있다. 렌터카는 차량 대여계약이 종료되면 차고지나 사무소로 영업행위를 하지 않고 복귀해야 하지만, 타다의 경우 승객을 목적이에 내려준 뒤 차고지로 가지 않고 다음 호출을 받아 이동한다는 지적이다. 배회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택시 뿐이고 렌터카는 배회영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열린 '택시와 플랫폼 상생발전을 위한 대타협기구' 회의에서도 택시업계는 택시, 풀러스 등 시중의 차량공유 서비스가 사실상 유사택시 영업을 하며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택시업계의 움직임에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타다(소카, VCNC)측이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18일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택시업계의 목표가 카카오T 카풀에서 타다쪽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타다 관련 임원들이 검찰에 고발당했음을 밝히고, "타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거한 합법적인 차량 대여 및 기사 알선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택시업계이며 타다를 고발한 상대를 업무방해와 무고로 강력히 법적 대응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며, "타다를 목표로 타파라치(타다를 부른 후 기사들이 불법행위를 하는 것을 찾아서 신고하는 행위)를 시도하는 행위 역시 업무방해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차원의 대응도 이어졌다. VCNC는 기자들에게 입장자료를 내고 "택시업계의 무차별적 고발 행위를 무고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역고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타다는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 주관부처에서 운영을 승인한 합법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택시업계의 행동을 두고 소비자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집단이기주의적인 모습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여러 차례 파업을 통해 카카오T 카풀을 시장에서 몰아내고 5년간 동결된 택시요금을 18.6% 인상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승차거부나 불친절과 같은 만성적인 문제 해결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기자가 17일 홍대입구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택시요금이 인상된만큼 야간 모임 이후 이동이 더 부담될 수밖에 없다"며, "인상된 요금에도 불구하고 방금 2번의 승차거부를 경험했다. 대체 누구를 위해 요금을 올린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