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n IT] 대출자들도 쉽게 대출상품을 고르고 싶다

몇 년 전, 회사에 취직한 후 처음으로 대출을 받아야 할 일이 생겼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인터넷으로 검색부터 시작했다. 주거래 은행의 금리가 가장 유리할 수 있으니 주거래 은행을 먼저 방문하라는 조언과 한 곳만 가지 말고 최소 2~3곳은 방문하라는 조언도 받았다.

주거래 은행을 먼저 찾아갔다. 보다 정확한 대출금리와 나에게 적용될 수 있는 대출상품을 추천받기 위해서 여러 서류가 추가로 필요했고, 서류들을 준비한 후 다시 방문해야 했다. 나에게 적용되는 금리와 상품 설명을 들은 후, 최소 2~3곳의 은행을 방문하라는 조언을 떠올렸다. 이에 바로 대출을 신청하지 않고 다음 은행을 찾아갔다.

주거래 은행 다음으로 가장 많이 거래하는 은행이었다. 대출 상담을 받은 은행에서 진행했던 절차를 또다시 진행해야 했다. 서류들을 다시 준비하고, 다시 은행에 방문했다.

두 은행 모두 금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또다른 은행을 방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근무시간에 여러 번 은행을 다녀오는 것도 눈치 보이고, 번거로운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또한, 대출 조건이 좋지 않았던 탓인지 괜스레 움츠러들기도 했다.

인터넷 발달로 다양한 인터넷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여러 상품들을 비교, 검색하기가 굉장히 쉬워졌다. 하지만 유독 은행의 대출상품만큼은 비교를 하기 위해서는 직접 발품을 팔아야만 했다.

각 은행별 대출금리를 비교할 수 있지만, 개인 금융 상황에 따른 대출금리는 확인할 수 없다, 출처:
은행연합회
각 은행별 대출금리를 비교할 수 있지만, 개인 금융 상황에 따른 대출금리는 확인할 수 없다, 출처: 은행연합회

< 각 은행별 대출금리를 비교할 수 있지만, 개인 금융 상황에 따른 대출금리는 확인할 수 없다, 출처: 은행연합회 >

소비자에게 유리한 '대출 역경매' 서비스?

최근 오는 4월 '대출 역경매'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대출 역경매란, 금융회사가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에게 구체적인 대출 조건을 제시하고, 대출 신청자가 상품을 고르는 시스템이다. 대출 신청자는 간편하게 대출 조건을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으며, 일일이 여러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는 대출 신청자가 은행에 신청하면, 은행이 신용정보 등을 확인하고 대출 여부, 대출 조건 등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대출 역경매 서비스가 불가능했던 이유는 '1사 전속제' 때문이다. 1사 전속제는 대출 모집자가 1곳의 금융회사 상품만 연결하는 제도다. 즉, 은행 창구 직원은 1개 은행 이외의 다른 은행 대출상품을 소개할 수 없다. 때문에 그동안 여러 대출 상품을 한 곳에서 비교 및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2012년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한국이지론의 대출 중개 시스템과 연결해 역경매 대출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홍보부족과 금융회사의 소극적인 참여에 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핀테크 혁신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1사 전속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1사 전속제 폐지 가능성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소식이 들려오는 이유다.

'1사 전속제' 폐지 시 대출신청자가 핀테크 플랫폼 '핀다' 등을 통해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상품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1사 전속제' 폐지 시 대출신청자가 핀테크 플랫폼 '핀다' 등을 통해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상품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 '1사 전속제' 폐지 시 대출신청자가 핀테크 플랫폼 '핀다' 등을 통해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상품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

현재 상품을 선택할 때, 인터넷 검색은 필수다. 비교 및 검색을 통해 상품을 선택했더라도 어떤 채널을 이용할지도 비교해볼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 살지, 온라인으로 살지, 온라인에서도 오픈 쇼핑몰을 이용할지, 소셜커머스 이용할지 등이다.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하지만, 금융상품은 여전히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을 막고 있다. 다양한 금융상품 금리는 쉽게 비교해볼 수 있지만, 개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대출금리는 여전히 선택 범위가 좁다. 이제 대출상품도 대출자의 선택 권리가 높아져야 할 때다.

이유미 / 핀다 외부 필진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을 담당했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 중이다.

정은애 / 핀다 마케팅 매니저
핀다 퍼포먼스 및 콘텐츠 마케팅 담당. 서울시립대학교 통계학과 학사.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핀다 이유미 외부필자, 핀다 정은애 마케팅 매니저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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