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 하락한 2018년 PC 시장, 탈출구는?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7년에 이어 2018년 역시 국내 및 전세계 PC 시장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가 발표한 국내 PC 시장 연구 분석에 따르면, 2018년 국내 PC 출하량은 데스크톱 194만 대, 노트북 231만 대 등 전체 426만 대로 전년 대비 6.9% 하락했다.
< 2018년 국내 PC 시장별 출하량, 출처: 한국IDC >
지난 1월 11일, IT 자문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2018년 4분기 전세계 개인용 PC 출하량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도 국내 PC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8년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총 6,86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으며, 2018년 전세계 PC 출하량은 2억 5,940만 대로 2017년 대비 1.3% 감소했다. 가트너의 미카코 키타가와(Mikako Kitagawa) 선임 연구원은 "PC 시장 수요가 늘어나던 시기에 CPU 부족 문제가 발생했다. 2018년 2분기와 3분기에 다소 성장했지만, 4분기에 감소한 이유"라며, "다만, 2019년 CPU 공급 부족 문제가 개선되면 2019년에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 2018년 전세계 PC 제조사별 출하량 추정치 예비조사, 출처: 가트너, 2019년 1월 >
* 참고: 데스크톱, 노트북 등은 포함되어 있으며, 크롬북이나 아이패드는 제외되었다.
결과적으로 전세계 PC 출하량은 7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는데, 가트너는 개인용 PC 출하량 하락을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14년 전체 출하량 중 49%를 차지했던 개인용 PC 출하량은 2018년 40%에 불과했다. 다만, 2018년은 지난 3년과 비교해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였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윈도우 10 업그레이드 이슈로 늘어난 비즈니스 PC 시장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명확한 타겟을 맞춰라
전체 PC 시장은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지만, 명확한 타겟에 맞춰 일반 소비자에게 어필한 제품들의 선전은 이어졌다. 특히, 국내에서 게이밍 성능에 집중한 데스크톱과 노트북은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성과를 이어갔다. 연초 암호화폐 채굴을 위한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 하반기 인텔 프로세서 공급 부족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고성능 요구 게임 출시와 이를 즐기는 게이머 증가로 전년 대비 두자리수 성장을 기록했다.
< 에이수스의 게이밍 PC 브랜드, ROG(REPUBLIC OF GAMERS) >
제조사들도 전문 게이밍 PC 브랜드 출시로 대응했다. HP의 '오멘', 에이수스의 'ROG', 에이서의 '프레데터', 기가바이트의 '어로스', 삼성전자의 '오디세이' 등이 있으며, LG전자도 게이밍을 위한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출시하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 게이밍 PC는 수익성도 높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고용량 메모리(RAM), 고성능 그래픽카드 등을 탑재하기 때문에 기기 가격 역시 비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마진률이더라도 100만 원짜리 제품과 200만 원짜리 제품을 판매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차원이 다르다"라고 말한다. 한국IDC 역시 일반 소비자 부문은 235만 대 출하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지만, 메인스트림 및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제품당 수익률은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 1.3kg 무게의 17인치 노트북, LG전자 그램17 >
또한, 2018년 국내 시장은 게이밍 PC와 함께 필기 기능을 제공하는 노트북이 선전했으며, 저전력 프로세서와 설계 공정 개선으로 얇고 가벼운 노트북 성장도 이어졌다.
< 2018년 국내 PC 제품별 출하량, 출처: 한국IDC >
한국IDC의 권상준 수석 연구원은 "IDC가 발표한 '업무환경의 미래(Future of Work)' 전망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근로자 절반 이상이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로 재편된다. PC에도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며, "데스크톱, 노트북 뿐만 아니라 태블릿PC, 스마트폰, AR/VR 기기, 스마트스피커 등 다양한 기기가 업무 현장에서 사용되고, AI 활용도 늘어날 것이다. 최종적으로 PC는 업무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Workspace as a Service)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