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탑승하라, 자동차에 올라탄 IT
[IT동아 이상우 기자] 현지시간으로 1월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규모 IT 전시회 'CES 2019'가 열렸다. CES는 매년 세계 최대라는 명성과 함께, 1년 중 가장 먼저 열리는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 올해를 이끌 주요 신기술과 제품이 가장 먼저 공개되는 자리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CES에서는 자동차와 관련한 전시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시 분야 역시 과거에는 튜닝용 스피커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정도가 주요 전시 내용이었다면, 이제는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지능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자율주행, 나아가 자율주행차를 플랫폼으로 하는 각종 서비스 등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스마트카를 만드는 것은 최종적으로는 자동차 기업이지만, 스마트카 구현을 위해 필요한 여러 실내 장비나 부품 등은 IT 기업이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2016년부터 GM과 협력해, 전기차인 쉐보레볼트EV에 모터,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동차가 하나의 IT 플랫폼이 되면서, 수많은 IT기업이 미래를 향해 자동차에 '탑승'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한 이후, 지난해부터 CES에서 디지털 전장사업과 관련한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서비스를 기반으로, 콕핏을 포함한 차량 내 대부분의 인터페이스를 디지털로 바꾸는 등의 서비스를 소개했으며, 올해에는 이러한 기능을 한층 더 강화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탑승한 운전자의 얼굴을 파악하고, 각 운전자가 사전에 설정해둔 인터페이스를 자동으로 불러오는 맞춤형 기능이나, 사용자의 시선을 내부 카메라로 추적해 눈을 감거나 다른 곳을 보고있을 때 경고해주는 기능 등을 소개했다. 특히 시선 추적 기능은 향후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등과 접목해, 사용자의 시점에 최적화한 각도로 정보를 보여주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박일평 사장이 맡은 CES 2019 기조연설을 통해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비전을 공개했다. 여기서 공개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인공지능 플랫폼 개방 및 퀄컴과의 협력을 통한 디지털 전장이다. 박일평 사장은 "자율주행차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며, 다음 과제를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자율주행차 내부는 달리는 사무실, 회의실, 개인용 극장, 쇼핑 공간 등으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있으며, 이 모든 것을 LG전자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웹OS 생태계를 개방하고, 향후에는 인공지능 플랫폼인 씽큐 역시 개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러한 개방을 통해 씽큐 가전은 물론, 차량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1년에는 퀄컴과 함께 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차량용 디지털 전장 등 차량 내부에서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팅크웨어 역시 전장사업의 일환으로 증강현실과 내비게이션을 접목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단순히 2D 형태의 지도에서 길을 안내해주는 것을 넘어, 실제 주변 모습에 실시간으로 방향이나 각종 도로 정보를 표시한다. 이러한 솔루션은 차량 대시보드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HUD 등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 ADAS 기능까지 갖춰 차선이탈 경고나 충돌 경고 등을 하는 것도 가능해, 구형 차량에서도 스마트 기능을 일부 구현 가능하다.
전기차 브랜드인 카르마는 태양광 패널을 부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카르마 리베로를 선보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휘발유를 사용하는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에 충전기를 이용한 충전 기능까지 겸한 차량을 말한다. 카르마 리베로는 차량 지붕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장착해 충전 효율을 높은 것이 특징이다. BMW와 충전소를 공유해 호환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평소에는 태양광 패널을 통해 배터리를 일부 충전하면서 충전소 이용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뮬레이션 전문 기업인 앤시스 역시 CES에서 자율주행과 관련한 부스를 소개했다. 자율주행의 성능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백만 개의 시나리오를 통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테스트 해야 한다. 이러한 테스트를 위해 실제 도로를 달려야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이 때문에 실제와 동일한 가상 환경에서 진행하는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이 크다. 앤시스의 경우 정교한 물리학을 기반으로 제작한 시뮬레이션으로 센서나 소프트웨어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가상 환경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일으킬 사고가 시뮬레이션 내부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수백만 번의 테스트를 실제로 달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용효율적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sw@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