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프로젝트] 위키박스 마케팅 제언 (1) – 고객에게 가는 길, '세탁 서비스'부터 한 걸음씩

지난 2주 동안 스케일업 프로젝트팀은 The HR 컨설팅 박해룡 대표와 함께 스타트업에게 맞는 채용 전략과 회사의 장점을 직원들과 함께 찾아보는 EVP 워크샵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제 우리는 '철제 바보상자라는 무인택배함에 생활 플랫폼을 더하기 위한 위키박스의 마케팅 전략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무인택배보관함(이하 무인택배함)을 플랫폼으로 인식시키려면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할까요? 달리셔스 편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재미있게 풀어줬던 THEBOLTIDEA의 김보라 대표가 이번에도 함께합니다.

마케팅이라니… 명품 보관함을 만드나?

무인택배함이 아니더라도 콘서트장이나 스키장에서 보관함을 이용해본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맞다. 보관함이다. 처음 위키박스를 만나고 마케팅에 대한 의뢰를 받았을 때 솔직하게 들었던 생각은 이랬다. '보관함에 마케팅이 필요할까?'라는 의문.

'보관함에 사과 마크를 달면 되나?'라는 막연한 느낌이었다, 출처:
THEBOLTIDEA
'보관함에 사과 마크를 달면 되나?'라는 막연한 느낌이었다, 출처: THEBOLTIDEA

< '보관함에 사과 마크를 달면 되나?'라는 막연한 느낌이었다, 출처: THEBOLTIDEA >

스키장에 갔을 때를 떠올렸다. 가까이 있는 보관함을 찾아 신발과 소지품을 넣으면서, 이 보관함이 명품인지, 시장표인지가 중요했던가? 아니다! 필자에게 보관함은 그저 보관함이었을 뿐이다. 철제 보관함에 신발을 넣는다고 발냄새가 사라질 리 없고, 보관하는 소지품 무게에 따라 마일리지를 받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보관함이란, 그저 잘 잠기고 잘 열리면 그만이다. 이게, 보관함이 경쟁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관함에 대한 인식을 아마존이 바꿨다.

Amazon locker, 출처:
아마존닷컴
Amazon locker, 출처: 아마존닷컴

< Amazon locker, 출처: 아마존닷컴 >

아마존은 한정적이었던 용도를 확장하고, 접근성을 높여 보관함을 일상생활 속으로 끌어들였다. 나아가 타 브랜드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닛산에서 진행한 #Giantlocker
캠페인
닛산에서 진행한 #Giantlocker 캠페인

< 닛산에서 진행한 #Giantlocker 캠페인 >

Giantlocker

1. 아마존은 대형 아마존 락커를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 설치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번호를 제공했다.
2. 번호를 받은 사람은 아마존 락커에 보관되어 있는 선물을 받을 수 있었으며, 닛산은 이중 1명에게 '닛산 콤택트 SUV 로그(Rogue)'도 증정했다.
출처: Amazon's mystery locker is a marketing stunt with Nissan / IDG NEWS

보관함을 활용한 마케팅은 미국에서만 일어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A 플랫폼 서비스 업체가 보관함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한 것.

A 플랫폼 서비스 업체는 지하철 보관함을 통해 연고나 반창고 등을 제공했다. 출처: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A 플랫폼 서비스 업체는 지하철 보관함을 통해 연고나 반창고 등을 제공했다. 출처: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 A 플랫폼 서비스 업체는 지하철 보관함을 통해 연고나 반창고 등을 제공했다. 출처: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

다만, 이러한 활동들은 모두 보관함이라는 '수단'을 활용한 콘텐츠 아이디어일 뿐, 보관함 자체를 마케팅 대상으로 진행한 사례는 아니다. 이에 위키박스가 경쟁하려는 시장부터 명확하게 파악해야만 했다.

위키박스는 보관함 솔루션 스타트업이 아니다. 이전 '비즈니스모델 분석'에서 알 수 있듯, 위키박스는 무인택바함을 통해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로 발전하기를 추구한다.

보관함 이외의 생활 편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여라

아래 문구를 본 뒤, 어떤 서비스가 먼저 생각나는가?

- 밥 시킬 땐?
- 택시 탈 땐?
- 차 빌릴 땐?

시장선점에 성공한 플랫폼 서비스들
시장선점에 성공한 플랫폼 서비스들

< 시장선점에 성공한 플랫폼 서비스들 >

그렇다. 밥 시킬 땐 '배달의민족'이고, 택시 탈 땐 '카카오택시' 다. 급하게 차 빌릴 땐 '쏘카'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성공적으로 인식된 플랫폼 서비스는 '세분화된 고객 니즈의 선점',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것', '자사 서비스를 습관화해 이탈을 막는 것'을 성공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즉,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 택배 보관 서비스
- 세탁 서비스
- 편의점 제휴 서비스
- 고객이 원하시는 것(주관식)

진정 고객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슬프게도 현재 위키박스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조차 '보관' 이외의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부가 서비스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매우 낮다. 이런 경우 세분화된 고객 니즈를 새롭게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차라리 위키박스가 잘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설명부터 해야 한다. 서비스에 대한 인식과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이다. 그 이후에 고객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고객이 원하는 세분화된 니즈를 찾아야 한다.

더군다나 위키박스는 마케팅 전담 인력이 없다. 이전의 '채용 전략'에서 알 수 있듯 전반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은 어렵다.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위키박스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 중에서도 단 하나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위키박스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위키박스 김규성 공동대표(좌)와 THEBOLTIDEA 김보라
대표(우)
위키박스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위키박스 김규성 공동대표(좌)와 THEBOLTIDEA 김보라 대표(우)

< 위키박스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위키박스 김규성 공동대표(좌)와 THEBOLTIDEA 김보라 대표(우) >

위키박스와 여러 차례 미팅을 진행하면서 우리는 '세탁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세탁 서비스는 이미 서울/경인지역 대단지 내 설치한 위키박스를 중심으로 서비스 네트워크가 완성되어 있고, 세탁물 배달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꾸준하게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도 찾았다.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다.

세탁 서비스 관련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위키박스를 설치한 대단지 거주자'를 1차 타겟으로 설정했다. 세탁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위키박스의 편리함을 체험하고, 위키박스의 다른 생활 편의 서비스로 확장하는 총체적 경험을 유도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다만, 세탁 서비스에 너무 집중할 경우, 고객이 다른 세탁 서비스 앱과 혼동해 또 다른 경쟁 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보관함에서 세탁 서비스로, 그리고 부가 서비스로 연결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출처:
THEBOLTIDEA
보관함에서 세탁 서비스로, 그리고 부가 서비스로 연결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출처: THEBOLTIDEA

< 보관함에서 세탁 서비스로, 그리고 부가 서비스로 연결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출처: THEBOLTIDEA >

고객에게 가는 길,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1)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마케팅은 시간과 노력(인력), 그리고 비용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시간이 없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비용이 없다면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 노력, 비용이 부족할 때, 효과적인 마케팅이 하나 있다. 브랜딩이다. 브랜딩은 장기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방법 중 하나다.

위키박스 없는 위키박스, 출처: 위키박스
위키박스 없는 위키박스, 출처: 위키박스

< 위키박스 없는 위키박스, 출처: 위키박스 >

위 사진은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위키박스 앱과 무인택배함의 모습이다. 위키박스에 위키박스는 없고, 이전 서비스 브랜드인 'O2O BOX'만 표시되어 있다.

브랜딩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완성된다. 가장 먼저 기존 제작물 교체가 필요하다.

(2) 브랜드 슬로건

위키박스라는 브랜드명은 어떤 서비스인지 알려주는 '직관성'이 뛰어나지 않다. 위키피디아에서 따왔다지만, 연상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회사명과 브랜드명이 동일하기 때문에 회사의 비전과 브랜드의 비전을 혼동할 수도 있다(위키박스 회사의 비전은 'O2O/ IoT 시장의 선두주자'이지만, 브랜드의 비전은 '생활 편의 플랫폼 서비스이다). 이에 브랜드와 회사 로고 디자인을 다르게 만들거나, 각각 다른 슬로건 사용을 추천한다. 아래와 같은 브랜드 슬로건은 어떨까.

새롭게 제안하는 위키박스 브랜드
슬로건
새롭게 제안하는 위키박스 브랜드 슬로건

< 새롭게 제안하는 위키박스 브랜드 슬로건 >

'생활을 담다'. 위 브랜드 슬로건은 위키박스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제공할 생활 편의 서비스를 함축해 정리했다. '생활 속 서비스'라는 기존 키워드와 위키박스 본연의 정체성인 보관의 의미를 '담다'라는 단어로 조합했다.

특히, '생활을 담다'라는 슬로건은 향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생활을 담는 IoT', '생활을 담는 O2O', '세탁을 담다', '편의점을 담다', '구두를 담다', '중고를 담다'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3) 고객 세분화

위키박스는 여타 소비재와 다른 특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채널 또는 타겟'에 따라 분리해 소통하는 것을 추천한다.

위키박스에게 제안하는 고객 세분화
위키박스에게 제안하는 고객 세분화

< 위키박스에게 제안하는 고객 세분화 >

(4) 채널과 마케팅

위키박스가 미디어나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광고하는 것은 운영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일단 위키박스가 가지고 있는 마케팅 채널(Owned channel)과 SNS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다행히 위키박스는 강력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무인택배함이다. 무인택배함이야말로 다양한 장소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는 가장 적절한 옥외광고 채널인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무인택배함을 활용한 다이렉트 마케팅과 이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대단지 아파트 등 지역 단위로 배포하는 전단지와 포스터 등 주민들이 직접 접촉하는 마케팅 채널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솔루션을 통해 고객에세 서비스를 알리고 이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충성도를 높이는 채널별 Tip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THE BOLT IDEA 김보라 대표

THE BOLT IDEA는 O2O(Online to Offline / Offline to Online)마케팅 기획사입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지향하며, 스타트업의 시장 창출과 성장을 위한 현실적 마케팅 대안 제시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 / THE BOLT IDEA 김보라 대표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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