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 i9 9900K, 애플리케이션(XTU)으로 오버클럭하기
[IT동아 강형석 기자] 프로세서의 오버클럭은 흔히 메인보드 내에 제공되는 바이오스(BIOS)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제조사들이 초보자들도 쉽게 오버클럭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 윈도 운영체제 내에서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사용자는 클릭 몇 번 만으로 간단히 오버클럭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텔도 자사 프로세서의 잠재력 향상을 위한 오버클럭 애플리케이션 '인텔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Intel eXtreme Tuning Utility – 이하 XTU)'를 배포하고 있다. 최근에 선보인 것도 아닌 제법 역사와 전통(?)을 가진 오버클럭 애플리케이션이다.
간단히 설치하고 실행하면 준비 끝, 그 전에...
인텔 XTU는 인텔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직접 찾기는 쉽지 않으니 검색창에서 XTU를 입력하자. 가장 최신 버전을 설치하면 끝이다. 현재 XTU는 윈도 7 이상 운영체제에서 사용 가능한데, 중요한 것은 64비트에서만 실행된다. 프로세서는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후에 출시된 모든 라인업에 해당된다. 단, 오버클럭 제한이 해제되어 있어야 한다.
코어 프로세서는 제품명 뒤에 K 혹은 X 등이 붙으면 오버클럭이 가능하다. 예로 코어 i9 9900K나 코어 i9 9900X 등의 이름으로 끝나는 제품이라면 오버클럭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사용자 자신이 보유한 프로세서가 어떤 것인지 사전에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스템 부팅 과정에서 확인할 수도 있지만 번거롭고 귀찮은데, 운영체제 내라면 '윈도 키와 포즈(Pause) 키'를 동시에 눌러보자. 바로 시스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창이 나타날 것이다. 여기에서 프로세서 이름과 메모리 용량, 운영체제 종류 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오버클럭을 하려면 시스템도 준비되어야 한다. 프로세서 외에도 메인보드가 오버클럭 지원이 되는 제품이어야 된다. 인텔은 Z 시리즈 혹은 X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를 통해 오버클럭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H 혹은 B 시리즈 계열 메인보드라면 오버클럭 기능을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오버클럭이 이뤄지면 달라지는 것이 있다. 정규 작동속도 이상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므로 전압과 전력 소모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발열이 증가한다. 때문에 이를 원활히 제어하지 못하면 시스템 이상이 생겨 작동 중 멈추거나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적의 냉각장치 구성과 안정적인 작동을 위한 전원공급장치 선택 등 사전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간단하거나 혹은 세밀하거나
준비를 모두 마쳤다면 XTU를 실행해 본격적인 오버클럭을 시도해 볼 차례. 애플리케이션 구조는 의외로 단순하다. 초보자를 위한 기본 튜닝(Basic Tuning)과 고급 사용자를 위한 고급 튜닝(Advanced Tuning) 항목이 있다. 작업이 완료 되었다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증(스트레스 테스트) 단계를 거치도록 마련해 두었다. 이 외에 최적의 설정 값을 프로파일에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본 튜닝'은 3단계에 걸쳐 진행하도록 만들었다. 먼저 기본 상태에서 성능 측정을 시작한다. 사용자는 1단계(Step 1)에 있는 벤치마크 실행(Run Benchmark)를 클릭해 현재 구성된 시스템의 성능을 측정하자. 약 1분 남짓한 시간이면 테스트가 마무리 되며, 결과는 숫자로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세밀하게 성능 조절을 진행하면서 오버클럭 작업이 이뤄진다. 이 항목은 초보자를 위한 것으로 구성이 매우 간단하다. 프로세서의 배수(Core Ratio)와 캐시 배수(Cache Ratio) 조절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각각 실제 성능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프로세서 배수는 말 그대로 작동 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예로 3.6GHz로 작동하는 코어 i9 9900K의 배수는 36(100MHz x 36)이다. 이런 계산이 이뤄지는 것은 내부 전송 속도가 100MHz이기 때문이다. 캐시 배수는 일반적으로 프로세서의 배수보다 적게는 2에서 많게는 5 정도 낮게 설정하면 성공률이 높아진다. 이는 작동 속도가 상승하면서 전압이 함께 오르는데 캐시에 적용되는 전압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서다. 캐시는 프로세서 내 코어가 데이터 처리를 위해 접근하는 예비 공간인데 제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코어와 달리 인가 전압이 낮을 가능성도 있다.
오버클럭 성공률을 높이려면 가급적 배수와 캐시 배수 사이의 적정선을 맞추는게 중요하다. 기자가 사용한 코어 i9 9900K는 해당 테스트에서 배수 50, 캐시 배수 47을 적용했을 때 문제 없이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다. 최종 작동 속도는 5GHz.
테스트를 진행해 보니 기본 작동 속도인 3.6GHz에서는 2,433점을 기록했으나, 배수 50(5GHz)과 캐시 배수 47을 적용하니 3,424점으로 성능 향상이 존재했다. 오버클럭만 했을 뿐인데 성능 향상이 있다고 하니까 어딘지 모르게 비용을 아낀 듯한 느낌을 받는다.
참고로 오버클럭 성공률은 제품에 따라 다르다. 때문에 실제 사용자가 오버클럭을 시도했을 때, 기자가 도달했던 속도보다 더 높거나 혹은 낮을 수 있다는 점 인지하자.
더 세밀한 조절을 원한다면 '고급 튜닝'의 영역에 발을 들여야 한다. 앞서 진행한 것처럼 단순히 배수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서에 인가되는 전압부터 각 코어마다 적용하는 배수 등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심지어 전력 소모까지 제한 가능하므로 설정만 잘 이뤄진다면 최적의 오버클럭 효율을 경험하는 것도 일은 아니다. 대신 여러모로 운이 좋아야 한다.
고급 튜닝에서의 핵심은 전압 설정(Core Voltage)에 있다. 전압을 더 인가하면 그만큼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지만 발열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이롭지 않다. 상황에 따라 흔히 1.35~1.4V를 기준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 있는 오프셋(Offset) 항목은 기본 설정에서 세부적으로 더하거나 빼는 것을 강제하는 기능이다. 예로 코어 전압(Core Voltage)를 1.3V를 적용하고 코어 전압 오프셋(Core Voltage Offset) 항목을 0.1V 입력했다면 프로세서는 1.4V 전압이 인가되는 형식이다. 때문에 기본 설정을 완료한 다음 세부 설정을 가미할 때 오프셋 항목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캐시 설정도 마찬가지다.
성능 향상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적정선에서'
오버클럭만 가능하다면 메인보드 혹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인텔 XTU도 그 중 하나다. 오히려 다른 애플리케이션에 비하면 비교적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바탕으로 성능을 높이는 것이 가능해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알맞다. 물론, 세밀하게 조정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다른 메인보드 바이오스 설정이나 전용 애플리케이션 등에 비하면 단순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조작이 단순해 누구나 쉽게 성능을 높일 수 있어도 과도한 설정을 프로세서에 인가하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명심하고 적정선에서 성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