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그래도 업무용 이메일은 발전하고 있다
[IT동아]
최근 회사에 입사한 신입직원들에게는 업무용 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일반 우편과 우체통만큼 낯설 수 있다. 텍스트보다 이모티콘 같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비중이 높아지는 요즘, 텍스트로 빼곡히 써 내려가는 메일은 어쩐지 어색하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메일은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의사소통 방법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서 메일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얼마 전 가비아가 진행한 하이웍스 사용자 분석에 의하면, 직장인들이 업무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메일(42%)로, 회의(26%)와 메신저(18%)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메일 트래픽 또한 지난 해에 비해 1.3배 증가했고, 이메일 트래픽은 2010년부터 단 한번도 감소하지 않고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비즈니스 메일은 놀랍게도 '여전히 성장 중'이다. 업무 프로세스나 커뮤니케이션 변화에 다소 보수적인 우리나라뿐 아니라, 비즈니스 메일 시장은 전 세계에 걸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FMI(Future Market Insignts)가 조사한 비즈니스 메일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15년에 집계된 전세계 메일 사용자는 약 26억 명에 달하며, 메일 트래픽은 하루에 2,000억 건 정도로 추산됐다. 이 수치는 2026년까지 계속 증가하며, 시장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즈니스 메일 시장 성장을 촉발시킨 주역은 클라우드다. 구축형 메일 시스템은 많은 비용 투자가 필요하기에, 구축 및 운영 비용을 감당할 만한 곳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정도였다. 그러나 클라우드 기반 메일 서비스(SaaS)가 출시되면서 비즈니스 메일의 도입 비용 하락과 함께 중소기업의 진입 장벽도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운영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과 업무 효율화를 위해, 메일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메일은 대기업과 같은 체계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갖추려는 전세계 중소규모 사업체(SMB)로 확산됐으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협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메일을 비롯한 그룹웨어와 협업 툴을 기업들이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다만 지금 기업들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보안 위협'이다. 업무용 메일이 지속적으로 사이버 범죄의 '타깃'이 되면서, 보안정책을 수립하고 정보유출 위협을 관리하며, 바이러스와 스팸을 차단할 수 있는 업무용 메일의 필요성이 대단히 높아졌다.
기업에 있어 비즈니스 메일은 전통적으로 조직 간 질문/답변을 제공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거나 판매를 촉진하는 핵심 채널이다. 나아가 이제 협업과 보안에 대한 현업의 요구를 채우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메일 서비스는 협업을 활성화시키고 업무 프로세스를 체계화하며, 비즈니스의 다양한 요구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안까지 한다.
본사 하이웍스의 경우, 협업을 통한 업무 효율 극대화를 위해 메일과 그룹웨어가 결합됐다.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메일부터 전자결재, 일정관리, 게시판, 메신저 등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필요에 따라 원하는 그룹웨어 기능만 선택하거나 기업 규모별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메일 기능 자체도 협업에 최적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메일 주소 하나를 팀원들과 함께 쓰는 공용메일 기능을 이용하면, 팀이나 부서로 날아오는 서비스 문의나 견적 요청 메일을 처리할 담당자를 지정하거나 작업 로그를 남길 수 있다.
한편 보안메일은 최근 비즈니스 메일 시장의 경향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진화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이 발표한 '2018년 3분기 사이버위협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메일을 이용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비즈니스 메일은 계정보호와 접속관리, 스팸차단 기능을 추가하는 등 보안에 집중하는 추세다. 기존에는 유료 옵션으로 제공되던 메일 보안 기능이 무료로 제공되기 시작한 데도 이런 흐름이 반영돼 있다.
이러한 메일의 성장과 진화는 메일이 '전세계 표준'의 자리를 지키는 한 지속되리라 예상한다. 최근 등장한 이러저러한 커뮤니케이션 툴은 분명 편리하지만, 한정된 플랫폼 안에서 플랫폼 가입자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한 때문에 메일을 대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메일은 어떤 플랫폼이든지 전세계 사용자와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일은 커뮤니케이션의 표준이자, 업무 히스토리를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비즈니스 허브다. 메일과 함께 업무 방식도 진화한다. 오늘날의 업무 방식은 메일의 진화에 상당 부분 기대어 있다고 봐도 된다.
글 / 가비아 하이웍스개발실 이호준 실장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