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스포츠 이끄는 바나나컬쳐, 한국 거점 꾸리기까지
[IT동아 김영우 기자] 현대 비즈니스의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화다. 고객이나 파트너들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큰 불편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의 위치, 그리고 환경은 여전히 중요하다. 상주하는 직원들의 업무 효율과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해당 사업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업영역 및 구성원의 특성에 따른 최적화 사무실을 마련, 기업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IT동아는 사무실 전문 온라인 부동산 중개 서비스 'REPUBLIQ(리퍼블릭)'과의 협조를 통해 위와 같은 사례를 발굴, 조명하고자 한다.
한국 출신의 프로게이머가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 가수의 앨범이 미국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는 시대다. 문화와 콘텐츠에 더 이상 국경이 없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이 되다 보니 해외의 콘텐츠 및 미디어 관련 업체가 한국 거점을 마련하고 비즈니스를 본격화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중국의 종합 미디어 기업인 '바나나 프로젝트' 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 바나나컬쳐 서울 스튜디오 안재민 실장>
이 회사는 다양한 콘텐츠 관련 사업을 하고 있으며, 2015년에 한국 지사를 설립한 바 있다. 그 계열사 중 한 곳인 '바나나컬쳐 서울 스튜디오(이하 바나나컬쳐)'는 올해 여름 위워크 선릉점에 첫 사무실을 설립한 바 있다. 바나나컬쳐의 대내외적인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재민 실장, 그리고 그들을 위한 맞춤형 사무실을 소개해 준 리퍼블릭 조성민 부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중국 e스포츠 주도하는 종합 미디어 콘텐츠 그룹, '바나나 프로젝트'
바나나 프로젝트 그룹은 중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관련 기업이지만, 한국 대중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업체다. 안재민 실장은 바나나컬쳐와 중국 바나나 프로젝트와의 관계, 그리고 주요 업무에 대해 이야기했다.
안재민: 바나나 프로젝트 그룹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고, 지난 2015년에 한국 지사를 설립했지요. (한국 지사의 법인명은 '코리아 바나나 프로젝트 컬처 디벨롭먼트'). 엔터테인먼트부터 필름, 스포츠, 게이밍 앤 미디어, 스포츠 등 총 5개 분야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저희는 그 중 하나인 바나나컬쳐 게이밍 앤 미디어의 한국 거점입니다. 게임 방송 관련 콘텐츠의 제작이 주요 업무죠.
한국에서 게임, 특히 e스포츠 콘텐츠에 관여하는 업체는 상당히 많다. 그리고 e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라도 방송 관련 업체에는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이에, 바나나컬쳐가 주도한 대표적인 프로젝트의 소개를 부탁했다.
안재민: 저희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바로 게임 대회의 기획 및 운영입니다. 국제적인 규모로 이루어지죠. 지난 8월 20일에는 펍지(PUBG, 전 블루홀 지노 게임즈) 주최로 베를린에서 '배틀그라운드' 국제 대회를 연 바 있는데, 당시 저희가 기획부터 경기장 대관, 진행 등을 도맡아 운영했습니다. 수백억 규모의 제작비가 들고, 5일 동안 3만 명 이상의 관중이 참여했던 큰 행사였죠.
'안 된다'는 말 하지 않는 중개업자, 그리고 '위워크'
바나나컬쳐는 자사의 특성에 적합한 사무실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리퍼블릭과 인연을 맺게 된 사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안재민: 바나나컬쳐 부사장님이 리퍼블릭 웹 사이트를 보시고, 대형 빌딩에 대한 정보가 상세하고 시세 정보를 알기 편하다며, 저에게 접촉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사이트로 1:1 문의를 신청했는데 당일에 바로 회신이 오고 상세 정보를 요청하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나흘 정도 후에 1차 추천 리스트가 왔고, 이를 사흘 정도 검토한 후에 물건들을 직접 보러 나가게 되었죠.
각 기업의 업무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사무실을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해당 중개를 담당한 리퍼블릭 조성민 부대표는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조성민: 사무실을 추천하면서 일단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이 바로 규모였습니다. 당시 바나나컬쳐의 근무 인원은 19명 정도였기 때문에 당장 큰 사무실이 필요하지는 않았죠. 하지만 하반기에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고 중국 본사에서도 인력이 파견될 예정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신축적으로 운용이 가능한, 그러면서 대로변의 큰 빌딩에 위치한 사무실이 필요한 듯 하더군요. 그래서 위워크를 우선 소개했습니다.
위워크(WeWork)는 미국에 본사를 둔 맞춤형 공유오피스 프렌차이즈로, 일반적인 사무실과 달리, 사업 규모에 따라 유연한 확장 및 변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각종 편의시설 및 업무 도구를 제공 받을 수 있어 특히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에게 적합한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서울의 종로타워, 선릉, 여의도, 을지로, 홍대 등에 지점을 운영 중이다.
안재민: 사실 저희 요구 조건이 꽤 까다로운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리퍼블릭측은 일반 부동산 업체와 달리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줬습니다. 그 중에서도 위워크가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에는 위워크 여의도점을 가봤는데 공유오피스라고 해서 왠지 딱딱한 분위기일 것 같았는데 인테리어도 트렌디하고 저희가 원하는 게 거의 갖춰져 있어서 다소 놀랐습니다.
해외 업체가 서울에 사무실 얻기가 왜 어려울까?
바나나컬쳐가 원하는 사무실을 찾는 과정에는 그 외에도 어려운 조건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규격화되지 않은 업무 공간을 원하는 것과 해외 계열 업체라는 것도 그러한 난점 중 하나였다고 안재민 실장과 조성민 부대표는 이야기했다.
조성민: 위워크는 본래 소규모의 스타트업이나 벤쳐기업이 섞여서 함께 이용하는 공유오피스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하지만 바나나컬쳐의 경우는 독립공간을 사용하길 원했지요. 그래서 새로 오픈 할 위워크 선릉점과 협의를 했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대로 공간을 커스텀마이징 해서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안재민: 저를 비롯한 한국인 직원들이 중국 출장을 가는 일이 잦고, 그러다 보니 한국어가 서툰 중국인 직원들이 사무실 임대 관련 실무를 진행할 수밖에 없어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리퍼블릭 관계자분들이 영어에 능통해서 진행 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위워크와 계약 관련 이야기가 오고 갈 때도 중간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해준 점도 기억에 남네요. 특히 이후에 대금 결제(회계/지출)로 인해 중국 본사와 직접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고 계약서를 작성해야 했는데 이 역시 원활하게 진행했습니다.
최적화 사무실은 중요한 터전, 한국 지사 역량 키울 것
한국의 거점을 확실하게 마련한 바나나컬쳐 서울 스튜디오는 방대한 규모의 중국 본사 못지않게 한국 지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제 1의 목표라고 한다. 안재민 실장은 이번 과정을 거치며 사무실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안재민: 잘 알려진 것처럼 중국 시장이 굉장히 거대합니다. 웬만한 방송 콘텐츠가 성공을 하면 1억명이 볼 정도로요. 그래서 바나나컬쳐의 중국 본사는 중국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만, 서울 스튜디오는 한국 외에도 일본, 그리고 동남아와 미국과 같은 해외 전반을 맡아 중국 본사 버금가는 역량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이 사무실은 그런 책무를 수행할 중요한 터전이죠. 최적화된 사무실은 직원들의 애사심이나 자긍심을 높이는 데도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까다로운 조건에도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준 리퍼블릭에도 감사를 표합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