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IDC 위한 인텔의 두 가지 카드.. 캐스캐이드 레이크와 옵테인 데이터센터
[IT동아 강일용 기자] 인텔이 8일 서울 역삼동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에서 아시아 지역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한 '인텔 클라우드 서밋 APJ 2018' 행사를 개최하고, 급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비즈니스를 위한 자사의 전략을 공개했다. 인텔이 공개한 데이터센터 전략의 핵심은 차세대 서버용 프로세서 '캐스캐이드 레이크 어드밴스드 퍼포먼스(Cascade Lake advanced performance, 이하 캐스캐이드 레이크)'와 메모리(주저장장치)와 스토리지(보조저장장치)의 장점을 혼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저장장치 '옵테인 데이터센터 퍼시스턴트 메모리(이하 옵테인 데이터센터)' 등 두 가지다.
레이진 스킬런 인텔 데이터센터그룹(DCG) 부사장은 이날 행사의 기조 연설자로 나와 "인텔은 이제 CPU만 만들던 반도체 기업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인텔이 제공하는 캐스캐이드 레이크와 옵테인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혁신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추문으로 인한 CEO의 퇴진, 일반 사용자용 CPU 공급물량 부족 등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지난 3분기 역대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92억 달러(약 22조 원)의 매출과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73억 달러(약 8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성장을 견인한 것은 제온, 옵테인 등으로 구성된 데이터센터 비즈니스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나 증가했다. 인텔 전체 매출의 30% 수준이다. 일반 사용자용 PC부문도 매출이 16%나 성장했지만, 데이터센터 비즈니스의 급성장에 가려 빛이 바랬다. 이 기세대로 성장할 경우 2022년이 되면 인텔 내에서 일반 사용자용 PC부문 매출보다 데이터센터 비즈니스의 매출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인텔의 데이터센터 비즈니스가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이른바 '슈퍼 세븐'이라고 불리우는 인터넷 사업의 빅 플레이어들은 연평균 27%씩 사업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이들의 뒤를 잇는 넥스트웨이브 그룹도 연평균 37%씩 성장하며 데이터센터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지역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스몰 플레이어(국내의 경우 네이버, NHN 엔터테인먼트)들도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뿐만 아니라 여러 인터넷 서비스 기업과 전자상거래 기업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인텔은 이러한 데이터센터용 CPU 시장에서 99%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의 핵심이 x86 서버를 이용하는 리눅스로 굳어진데다가, 몇 안되는 x86 시장의 경쟁사인 AMD가 신규 CPU 로드맵 중단에 따른 이슈로 지난 5년 동안 서버용 CPU를 시장에 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킬런 부사장은 인터넷 서비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IT 기술의 퍼포먼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기업에게 차세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가 밝힌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CPU만 강화된 곳이 아니다. 메모리, 입출력장치(I/O), 네트워크, 건물 냉각 시스템 등이 종합적으로 향상되어야 차세대 데이터센터라고 할 수 있다. 캐스캐이드 레이크와 옵테인 데이터센터는 이러한 인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 전략의 핵심이다.
캐스캐이드 레이크는 슈퍼컴퓨터(HPC),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를 위해 설계된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다. 최대 48개의 코어와 1개의 소캣당 12개의 DDR4 메모리 채널을 제공한다. 슈퍼컴퓨팅을 위한 연산성능을 보여주는 린팩 벤치마크의 경우 기존 제온 스케일러블 8180 프로세서 대비 최대 1.2배, 경쟁사인 AMD 에픽(EPYC) 7601 프로세서 대비 최대 3.4배의 성능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을 위한 딥러닝 추론 기능의 경우 기존 제온 플래티넘 프로세서 대비 최대 17배의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새로운 설계 방식을 도입해 올해 초 인텔 프로세서 전반을 강타한 보안 이슈인 스펙터와 멜트다운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캐스캐이드 레이크는 2019년 상반기에 기업들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옵테인 데이터센터는 일반 PC용 하이브리드 저장장치 옵테인을 대용량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 규모에 맞게 개량한 제품이다. 옵테인 데이터센터의 목표는 메모리와 스토리지간 구분을 파괴함으로써 데이터센터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다. 메모리는 빠르지만 처리하거나 보관할 수 있는 데이터양이 적다. 스토리지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너무 느리다. 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이 고안한 것이 바로 둘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저장장치 옵테인 데이터센터다.
스킬런 부사장은 "옵테인 데이터센터는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다.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적극 활용해 512GB에 달하는 대용량으로 메모리와 스토리의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며, "옵테인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면 인메모리 애널리틱스의 경우 전체 퍼포먼스를 8배 향상시킬 수 있다. 전력 공급이 중단되어도 모든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고, 그러면서도 데이터 처리 속도는 기존 스토리지보다 9배나 더 빠르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속도를 극적으로 향상시켜준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옵테인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서비스 속도를 극적으로 향상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야후의 후신인 오스미디어를 꼽았다. 오스미디어는 지금도 구글에 이어 미국 내에서 2번째로 큰 규모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밖에 스킬런 부사장은 최적화가 부족하고 보안 이슈가 종종 발생하는 리눅스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텔이 진행 중인 '클리어 리눅스 프로젝트', 제온을 활용해 인공지능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는 '제온 딥러닝 부스트',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는 FPGA의 장점을 네트워크에 도입한 FPGA 네트워크 등 인텔이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NBP(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등 아태지역의 주요 인터넷 서비스 기업 관계자도 참석해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자사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