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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nm'로 '64코어' 구현한 AMD, 데이터센터 공략에 힘 싣는다

강형석

7nm 공정이 적용된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를 공개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 이 프로세서(코드명 로마)은 최대 64코어를 제공한다.

[샌프란시스코=IT동아 강형석 기자]

"AMD는 현재 젠(Zen) 설계(아키텍처) 기반의 프로세서를 통해 빠르고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고성능을 향한 여정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차세대 아키텍처인 '젠2'를 도입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성능 프로세서 분야 리더십을 증명해 나가겠다."

AMD를 이끌고 있는 리사 수(Lisa Su) 최고경영자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 세계 최초로 7나노미터(nm) 공정이 적용된 차세대 고성능 프로세서를 공개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손에 쥐고 있는 프로세서를 번쩍 들어올리는 순간, 관중은 환호했다. 변화할 시대를 환영한다는 느낌이었다면 과장일까?

미국 현지 기준 2018년 11월 6일, AMD는 그랜드 하얏트 샌프란시스코 호텔에서 '넥스트 호라이즌(Next Horizon) 7' 행사를 열고 차기 프로세서 및 그래픽 프로세서 라인업에 대한 계획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AMD는 7nm 미세공정을 도입한 에픽(EPYC) 프로세서와 라데온 인스팅트(RADEON INSTINCT) MI50/MI60 등을 함께 공개해 주목 받았다.

중요한 것은 첫 7nm 공정 도입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현재 인텔은 14nm 공정에서 10nm로 공정 전환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보다 더 미세한 공정을 구현함으로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더 효율적인 프로세서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AMD 7nm 공정 제품들은 TSMC에서 생산된다.

12nm 대비 '집적도 2배', 더 많이 넣는다

AMD 7nm 공정의 핵심은 '2배 집적도'에 있다. 그간 AMD 제품들은 12 혹은 14nm 공정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미세공정 기술을 도입하게 되면서 이전 세대 대비 동일한 실리콘 공간 위에 2배 가량 더 많은 트랜지스터 집적이 가능해졌다. 이는 성능을 더 높일 수 있는 바탕이 된다. AMD 역시 이 부분을 크게 강조하고자 했다.

실제 효율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성능은 동일한 전력 소모량이라면 1.25배 향상됐고, 동일한 성능을 기준으로 전력 효율은 50% 개선됐기 때문이다. 만약 동일하게 300W 전력 소모를 가진다면 7nm 프로세서 쪽이 더 많은 코어를 구성하거나 높은 작동 속도를 바탕으로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AMD는 빠르게 7nm를 도입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AMD가 공개한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는 최대 64개 코어(128 스레드)를 담는다. 현재 시판되는 AMD 에픽 프로세서 중 가장 많은 코어를 갖춘 프로세서는 7500/7600 라인업으로 최대 32개 코어(64 스레드) 구성이다. 정확히 두 배 더 많은 코어를 제공하게 된 셈이다. 성능이 정확히 두 배가 될 수 없겠지만 다중 작업 효율성 측면에서는 최고 수준의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레스트 노로드(Forest Norrod) AMD 데이터센터·임베디드 솔루션 그룹 수석 부사장은 "클라우드와 가상화 데이터센터 등 여러 서비스 사업자들의 요구에 대응하려면 충분한 컴퓨팅 성능은 필수다. AMD 에픽은 여러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제공한다. 우리는 고객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풍부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생태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효율'을 강조했다. 현재 32코어 에픽 7551P 프로세서 하나만 있으면 인텔 제온 골드 5118 프로세서 두 개(총 24코어)로 구성된 서버 시스템 대비 공간과 비용을 아낌과 동시에 더 많은 확장성과 메모리 용량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 이는 총소유비용(TCO)의 절감으로 이어지고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미세 공정이 적용되었지만 하위 호환은 유지된다. 도입 비용을 줄이기 위한 AMD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가 출시되면 더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게 포레스트 노로드 수석 부사장의 설명이다.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는 인텔 제온 플래티넘과 경쟁하게 된다. 리사 수 최고경영자는 "코드명 로마인 차기 에픽 프로세서는 두 개의 인텔 제온 플래티넘 8180M 프로세서와 비교해 공간을 줄이면서도 최대 4TB에 달하는 메모리와 PCI-Express 4.0을 통해 최적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연도 이뤄졌는데, 시제품이지만 에픽 프로세서가 경쟁 플랫폼을 성능으로 가볍게 따돌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AMD 전매특허 '하위 호환성'도 유지

프로세서 출시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플랫폼도 시스템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교체 주기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인데, AMD는 이를 충분히 고려해 프로세서간 호환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매력을 살려냈다. 호환성에 대한 기조는 데스크탑 프로세서 플랫폼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부분이다.

현재 에픽 프로세서는 '네이플(Naples)'이라는 코드명으로 운영된다.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는 '로마(Rome)', 차차기 에픽 프로세서는 '밀란(Milan)'이라는 코드명으로 정해진 상태. 이름이 다르기에 얼핏 상호 호환이 안 될 것 같지만 AMD는 기존 플랫폼(네이플)에서도 새 에픽 프로세서(밀란)를 사용하도록 호환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에픽 프로세서는 차세대 프로세서를 위한 메인보드에서도 기능 제한은 있지만 작동 가능하도록 만들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 적극 도입, 데스크탑에도 이어질까?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는 코드명 '로마(Rome)'로 정해졌다. 최대 64개 코어(128 스레드)는 시작에 불과하다. 일부 공개된 사양에 따르면 차기 프로세서 기반 플랫폼은 여러 최신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4세대 PCI-익스프레스(Express) 연결 인터페이스 지원이다. 이전 세대 대비 2배 더 넓어진 대역폭을 바탕으로 그래픽 프로세서 가속을 활용한 영역(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에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데스크탑 프로세서 시장에 기대감을 주는 부분이다.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는 향후 3세대 라이젠(RYZEN) 프로세서와 동일한 아키텍처(젠2)를 적용하기 때문.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019년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면서 성능 향상을 이뤄낼 수 있어서다.

AMD는 7nm를 바탕으로 꾸준히 라인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AMD의 행보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2019년에는 7nm 공정이 도입된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로마)를 출시하고, 이어 젠3 아키텍처(밀란)로 꾸준히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까지는 '코어 수' 경쟁이었다면 2019년부터는 본격적인 '미세 공정' 경쟁이 이뤄질 듯하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더 뛰어난 성능의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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