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n IT] 어려운 카드 결제 수수료 인하 방안, 대책은 없을까
우리나라에서 오프라인 카드 결제는 굉장히 편리하다.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곳은 거의 없으며, 소액결제도 할 수 있다. 여러 명이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고, 인원수대로 나눠 카드 결제하는 것도 쉽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고, 카드 두세개만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카드 결제는 편리하지만, 지급결제 구조는 복잡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금을 사용하든 신용카드를 사용하든, 한번의 프로세스로 모든 지급과 결제를 마무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소비자는 현금을 가지고 다니면서 계산하는 것보다, 간편하게 카드 한장으로 대부분의 결제가 해결되고 계산을 따로 할 필요 없어 신용카드가 훨씬 편하다. 하지만, 현금과 신용카드 결제 방식 구조는 다르다. 카드 결제가 편리하다고 느끼겠지만, 지급결제 프로세스와 구조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식당이나 상점에서 소비자가 현금으로 결제할 때는 현금 지급과 동시에 결제가 마무리된다. 하지만,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는 '지급(물건대금을 내는 것) -> 청산(금융기관간 주고받을 금액 계산) -> 결제(실제로 자금을 주고받아 거래가 최종적으로 종결)'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 신용카드 지급결제의 단계, 출처: 한국은행 >
식당이나 상점에서 소비자가 카드로 결제하고, 실제로 식당 주인이 해당 금액을 받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현재 지급결제 방식에는 카드사, VAN사 등이 포함된다. 단계가 복잡한 만큼 비용도 비싸지기 마련이다. 그 비용을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가 내기 때문에, 상점에서 카드 수수료가 높다고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 신용카드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 변화, 단위: %, 출처: 여신금융협회 >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높다" vs 카드사 "더 이상 인하 어렵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이 부과하는 카드수수료는 0.7~2% 등 가맹점에 따라 다르다. 소상공인은 최근 불경기로 인해 매출도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카드 결제가 늘어나면서 카드 수수료도 부담된다며 결제수수료 인하를 주장한다. 특히, 대형가맹점은 수수료가 최저 0.7%이며, 중소상인 가맹점은 2.3%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하지만, 카드사는 지난 10년 동안 카드수수료를 9차례 인하해 더 이상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카드 수수료를 또 인하하면 카드사 수익은 줄어들고, 수익이 줄어든 만큼 카드 사용자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없어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금융당국은 11월 카드수수료 인하 태스크포스(TF) 논의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카드 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워 이번에 추가 인하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카드 결제 구조를 현금만큼 간단화해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최근 서울시에서는 수수료를 없애는 간편결제 '제로페이'를 실시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카드사를 통한 것이 아니라, 가맹점 계좌로 지급 금액이 바로 입금되는 방식이다.
다만,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제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끝없는 카드 결제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 또한, 결제 단계를 줄이는 방법은 이미 하나의 시장으로 성장한 VAN사 역할을 줄이는 것으로 이와 관련된 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외에 간편결제는 소비자의 결제습관을 바꿔야 한다. 이미 카드 결제가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유도하는 것도 시간은 좀더 걸리기 마련이다.
이유미 / 핀다 외부 필진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을 담당했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 중이다.정은애 / 핀다 마케팅 매니저
핀다 퍼포먼스 및 콘텐츠 마케팅 담당. 서울시립대학교 통계학과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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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핀다 이유미 외부필자, 핀다 정은애 마케팅 매니저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