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 스타트업들이 만들어 가는 작은 꿈 (1)
[IT동아 권명관 기자] 스타트업(Startup).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 국가는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경기 침체와 장기 지속화 등으로 고심한다. 이에 정부와 기업 등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성장 원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등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눈길을 끈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터넷 등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개방성을 무기로 스타트업만의 네트워크와 생태계 등을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스타트업 구축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는, 경기 침체 탈출의 주요 해결책으로 삼고 있다.
<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 센터 >
서울 성북구의 경우, 지난 2011년 7월부터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성북 스마트 앱 창작터, 최승철 센터장)를 통해 1인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성북구 동소문로 63 드림트리빌딩 6층에 위치한 지원 센터는 약 208평 규모로, 2018년 9월 현재 31개 창업자들이 꿈을 키우고 있다. 창조·문화산업 기업을 유치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2011년부터 지난 2017년까지 7년 연속 최우수 센터로 선정된 바 있으며, 중소벤처기업부가 우수기관으로 선정,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도 올리고 있다. 성북구에 위치한 대학교와 협력해 멘토링, 자금 지원 등 창업자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성북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구 SH공사), 서울지방중소기업청 등이 협약을 체결해 조성한 '도전숙' 사업과도 연계해, 창업자들의 주거공간도 지원한다.
< 성북구가 시행하고 있는 도전숙, 올해 안에 10호동을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
2013년 11월 관계기관과 MOU를 맺으며 시작한 도전숙은 원룸형 임대주택을 연계해 창업자들의 현실적인 사무 공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특히, 보금자리 지침 개정으로 공급물량의 30%를 지자체장이 선정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 2015년 1월 도전숙 1호동을 개소한 이래 올해말까지 총 10개소로 확장 운영될 예정이다.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는 도전숙을 지방정부 주도하에 정부정책을 선도한 최초의 '직주혼합형 공공주택'이라고 자평한다. 저비용으로 일자리와 주거공간을 해결할 수 있으며, 단순 주거공간의 범위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이템의 창업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협업할 수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성북구의 이 같은 노력은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가 개최하는 회원사례 발표회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9월 20일, 센터와 도전숙, 성신여대 창업지원단 회원(30명), 기타 관련기관 직원 등이 모여 사업추진 방향과 상용화 가능성 등을 멘토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 것.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의 황인준 교수와 한성대 ICT 디자인학부의 김효용 교수, 국민대 게임교육원의 박달경 원장, 성북구청 전영훈 창조산업팀장 등이 자문위원으로 참석해 사례발표에 나선 7개팀에게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 성북센터/도전숙/성신여대 창업지원단 회원 사례 발표회 >
이에 IT동아는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에 어떤 기업들이 입주했고, 어떤 아이디어로 성공을 향해 달리고 있는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예술로 여는 콘텐츠 교육, 예술융합연구소 '새론'
예술융합연구소 새론('새로운'의 줄임말)은 '가슴이 움직이면 사람도 변한다'라는 슬로건으로, 예술의 창의성과 감수성을 콘텐츠와 융합해 보다 쉽게 콘텐츠를 교육하고자 창립한 선진국형 교육 단체다. 단순히 교과서의 이론적인 내용을 주입식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교육 방식에서 탈피해, 피교육자가 직접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능동형 참여 수업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새론의 예술 교육, 출처: 새론 >
예술융합연구소 최정은 대표는 "새론의 예술융합교육을 만약 기존 교과목으로 설명한다면, 뮤지컬 수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이 춤추고 노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영어로 뮤지컬을 하거나 토양오염과 같은 환경 주제의 뮤지컬을 함께 기획하고 만들어 간다"라며, "뮤지컬로 읽는 문학이라는 주제로 세계문학전집을 뮤지컬로 만들기도 했다. 문학 속에 등장하는 어휘를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작품을 기획, 공연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볼 때마다 새롭다. 춘향전,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대사를 랩으로 표현하는 학생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새론을 교육 에이전트라고 설명한다. 뮤지컬과 같은 공연을 그저 관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 최 대표는 대학로에서 20년 가까이 극단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유명 예술 강사, 연극 연출가, 연극 배우 등과 함께 예술을 활용한 교육을 꿈꿨다. 강사들은 대부분 지인 네트워크로 약 50명 가까이 활동하는 중이다.
< 한화생명 콜센터 직원 감성 뮤지컬 기획 및 운영 사례, 출처: 새론 >
감성, 힐링을 주제로 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 한화생명 콜센터 직원 감성 뮤지컬을 기획/운영한 바 있으며, 다문화 가정을 위한 '이멀전 언어교수법(한국어 교과와 뮤지컬의 융합)', 상호 커뮤니케이션(소통을 다룬 서로의 이해)', 무대화 공동 작업(세상을 향한 지역예술 활성화)' 등도 진행 중이다.
중국 예술단체와 교류도 시작했다. 2016년 6월 중경 EQ댄스와 함께 '한류 댄스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중경과 한국에서 '2016 한중 청소년 예술제'를, 대학로에서 '한국 한류 째즈 워크샵'을 진행했다. 작년 7월에는 '난진 한류 댄스, 무용수업'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무엇보다 내년, 내후년에 중학교 음악 수업 중 한 학기는 뮤지컬이나 연극 수업과 같은 예술 활동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어 기대가 크다. 바뀌는 교육 개정으로 현직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뮤지컬 교육 등을 직무연수, 자율연수 형태로 이미 제공 중인 상태. 예술융합 교육법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 2018년 새론이 진행 중인 다양한 예술융합 교육, 출처: 새론 >
최 대표는 "현재 새론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특성화 사업(이주 여성 피지컬 수업)을 3년간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성북구청 여성가족부 위탁사업(다문화 가족 뮤지컬), 뮤지컬 기획 및 제작(서울시청, 성북구청, 대한건축협회, 충무초등학교, 등현초등학교, 석관중학교, 상경중학교, 숭곡중학교 등), 북한 탈북민 예술교육(탈북민 감성 치유 및 뮤지컬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학생뿐만 아니라 감정 소모가 큰 직장인들에게 교육과 치유를 함께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도 새론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당신의 결혼을 위해, '서하' 하우스 웨딩 디렉터
웨딩 디렉터. 다소 낯선 직업이다. 웨딩 디렉터는 결혼을 앞둔 신랑/신부를 위해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촬영, 결혼식장 디자인 등 결혼식을 기획하는 전문가를 뜻한다. 관련 정보 제공 및 스케쥴 관리를 비롯해 결혼식 공간을 연출하는 등 결혼식 진행 총책임자라고 이해하면 된다.
'Team 서하7181'를 이끌고 있는 최서하 웨딩 디렉터는 하우스 웨딩 전문가라고 자신을 칭한다. 31살부터 웨딩 디렉터를 시작해 어느새 18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길을 걷고 있는 중. 아나운서 한석준, 배우 한고은 등의 결혼식을 담당했으며, 엑소의 빼빼로데이 CF, 모델 한혜진의 화보촬영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한 바 있다.
< 담당했던 하우스 웨딩 중 한 사례, 출처: 서하7181 >
웨딩 디렉터 최 대표가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워센터에 입주한 이유는 지난 경험 속에서 찾은 아이템 때문이다. 결혼식을 꾸미기 위해 항상 접했던 꽃을 '조금 더 오래 사용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하루, 이틀 정도만 지나도 금세 시들어 버리는 꽃의 수명을 늘리고 싶었던 것. 그래서 개발한 것이 반창고 형태의 밴드다. 밴드를 꽃 줄기 아래에 붙여 영양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싱싱한 꽃을 조금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현재 특허를 출원한 상태로 내년초 등록 완료할 예정이다.
< 꽃은 결혼식에서 뺄 수 없는 장식이다, 출처: 서하7181 >
최 대표는 "하우스 웨딩, 스몰 웨딩은 절대 똑 같은 컨셉이 없다. 매번 다르다. 신랑/신부의 요청을 적극 반영하기 때문에 세세한 것까지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일이다"라며, "곧 도전숙에도 입주할 예정이다. 남양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파크웨딩에 많이 지내고 있는데, 신랑/신부님들과 디자인 컨셉 회의를 하기 위해서 성북구에 위치한 도전숙 공간은 꼭 필요하다. 앞으로도 예비 신랑/신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들의 지식 네트워크, '서울싸롱'
일주일에 3번, 신촌 지하에 평균 30명의 직장인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이들 중 한명이 나서 부동산, 주식 관련 정보를 전달하거나 영어 회화를 잘 하는 방법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가끔은 같이 필라테스로 몸을 풀거나, 신문을 읽고 관련 내용으로 가열찬 토론도 진행한다. 직장인들이 함께 하는 모임 '서울싸롱'의 모습이다.
< 서울싸롱 회원 네트워크 데이, 출처: 서울싸롱 >
서울싸롱의 유정훈 대표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위대한 강사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싸롱의 모토다. 실제로 필라테스, 영어 회화 등은 우리가 기획했던 강의가 아니었다. 한 강의를 듣던 직장인이 스스로 강사로 나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라며, "이전에는 강연장을 대관해 이곳저곳에서 산발적으로 진행했지만, 올해 3월 신촌에 38평 규모의 강의장 '럭셔리반지하'를 만들었다. 매주 정기 모임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싸롱 공식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신문 읽고 토론하기', 출처: 서울싸롱 >
현재 서울싸롱에 등록된 직장인은 약 600명. 회원제로 운영 중이다. 더 이상의 회원 확장은 당분간 중단한 상태. 관리상의 이유라고 유 대표는 설명한다. 강사와 회원의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회원은 대부분 여의도와 광화문의 젊은 직장인들이다. 가끔은 볼링이나 영화를 함께 보는 소모임도 열린다.
< 서울싸롱 볼링 소모임, 출처: 서울싸롱 >
유 대표는 "장교로 군대를 다녀왔는데, 당시 만난 선임, 후임 4명이 모여 서울싸롱을 계획했다. 군대 인연이 사회에 나와서 이어졌다. 주변에서 모두 독특하게 생각한다"라며, "처음 운영진이 직접 강연에 나섰지만, 강사는 자연스럽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믿을 수 있는 강사를 초청하거나 소개를 받는 중이다. 작년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촌에 럭셔리반지하라는 공간을 마련한 뒤에,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요즘은 장소 대관 요청도 많이 늘었다. 주변에 대학교가 많다 보니 학기초에 학생들이 동아리 모임으로 많이 찾는다"라며, "이제 월 매출 1,000만 원을 달성했다. 아직 BP는 멀었지만, 지속 성장하고 있어 위안을 삼고 있다. 스페이스 크라우드를 통한 장소 대관 신청은 정말 빠르게 늘고 있다. 직장인들이 서로 모일 수 있는 공간과 강의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