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에서 찾은 인사이트를 비즈니스로, 크리테오 유영환 데이터 분석가
[IT동아 이상우 기자] 기업은 언제나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어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알맞은 시기에 출시해야 하고, 이러한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의 머리에 새기기 위해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한다. 이 때문에 기업의 비즈니스에서 소비자 행동을 파악해 인사이트를 찾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기업의 데이터 분석가는 이처럼 가공하지 않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목적에 맞는 인사이트를 찾고, 더 효과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역할이다. 사업 분야에 따라 인사이트를 찾는 목적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데이터를 분석해 더 보기 쉽게 만들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가공하는 작업을 한다.
디지털 광고 및 마케팅에서도 이러한 인사이트가 아주 중요하다. 광고주의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광고주가 자사의 솔루션을 꾸준히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디지털 광고 기업 크리테오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있는 유영환 애널리스트는 "디지털 광고에서는 데이터라는 흔적이 남게 된다. 데이터 분석가는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알고리즘을 만들거나 기존의 솔루션에 시장 요구를 반영하는 등의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는 크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과 솔루션을 이용하는 기업(광고주)이 있는데, 우리는 서비스 기업으로서 더 나은 알고리즘을 개발해 광고주에게 제공해야 하는 한편, 광고주가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누구에게 전달해야 효과적일지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광고주는 광고를 집행하면서 매출이나 방문자 수가 증가하기를 기대한다. 가장 효과적인 광고를 위해서는 소비자를 이해하고, 정확한 타겟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광고를 노출해야 한다. 하지만, 광고를 본 소비자는 자신이 본 광고에 관해 피드백을 직접 전해주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의 행동을 통해 이들을 파악해야 한다. 크리테오 등의 디지털 광고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 행동을 분석하고, 알맞은 광고 전략을 제시한다.
그는 "데이터 분석가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발전 시키는 일을 한다. 실제로 크리테오에 처음 입사했을 때 가장 먼저 진행한 프로젝트는 휴면 광고주, 즉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그만둔 광고주를 분석해 이들의 패턴을 파악하고, 다시 이용하도록 되돌리는 작업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데이터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영업 팀에 있는 사람들과 직접 만나며 비즈니스를 직접 진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광고주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해 잠재 휴면 광고주를 예방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광고 시장에는 많은 솔루션 기업이 존재하며, 경쟁 역시 치열하다. 크리테오 역시 이러한 경쟁에 대응해 광고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여러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그 중 하나가 광고주에게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리포트다. 특히 중소규모의 기업(광고주)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별도로 없는 만큼, 이러한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를 크리테오가 최초로 도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e커머스 측면에서 소비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지원하고, 전환율(광고를 본 소비자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 등의 직관적인 지표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등 차별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크리테오는 과거 리타겟팅에 특화한 디지털 광고 솔루션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이제는 커머스 마케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선보였던 솔루션인 크리테오 커스터머 어퀴지션(CCA)의 경우 기존의 단순 리타겟팅에서 벗어나 잠재 소비자의 관심사와 취향을 파악해 적절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구매전환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성별, 연령 등의 개인정보 없이, 완전한 비식별 정보만으로 이러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광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의 과거 인터넷 검색 이력 등을 수집해 분석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개인정보 침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크리테오는 이러한 형태의 정보 보다는 불특정 소비자의 행동을 중심으로 분석해야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20대 후반 남성 셔츠'라는 키워드에 대해 광고를 진행할 경우, 성별이나 연령을 기반으로 광고를 진행하는 것보다 이러한 제품에 실제로 관심이 있는 사람을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제품을 검색하는 경우는 20대 후반 남성 외에도 30대 초반 남성, 이를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여성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때문에 GDPR 등 국제 규정에 맞는 범위 내에서 비식별 개인정보를 활용해 소비자의 관심사를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누군가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보다, 비식별 익명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데이터 과학의 발전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러한 디지털 광고업계의 동향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얻고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는 솔루션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데이터 분석가라는 직종 자체의 필요성에 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인공지능이 발달해 여러 프로세스를 자동화 하더라도, 결국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관리하고, 인공지능을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인공지능의 경우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인공지능이 직접 비즈니스를 할 수는 없다. 좋은 데이터 분석가의 시작과 끝은 결국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라고 본다. 분석가는 해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즉 비즈니스에 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하며, 인공지능은 이에 대해 사람 만큼 이해할 수 없는 만큼, 완전한 대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데이터 분석가라는 직업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러 학교에 강연을 다니면서 많이 받은 질문이 과연 자신의 전공으로 데이터 분석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다. 실제로 데이터 분석가는 신입보다 경력을 찾는 기업이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컴퓨터 공학이나 통계학 같은 전공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비즈니스와 접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때문에 전공 보다는 비즈니스의 이해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프로그램 언어나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셋이 많이 공개돼 있다. 이를 활용해 데이터 분석을 직접 진행해보며 블로그 등을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sw@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