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성능과 휴대성을 만족하다, 에이수스 비보북 R504ZA-BQ166T
[IT동아 강형석 기자] 어디서든 PC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노트북. 고성능 게이밍 PC 열풍까지 불면서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 이동성에 초점을 맞춘 초슬림 제품군부터 화끈한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제품까지 비용, 성능, 디자인, 사양 등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손에 닿는 제품들이 포진해 있다. 그래서 어떤 노트북을 구매해야 할지 더 고민될 정도.
하지만 노트북을 선택하는 기준 중 몇 가지는 정형화된 것이 있다. 어짜피 고사양 부품을 쓰면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적당한 성능과 구성을 갖추고 가격이 합리적이면 대부분 소소한 아쉬움은 감수하고 구매한다. 여기에 휴대성도 뛰어나고 저렴한 느낌을 주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합리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그런 노트북을 찾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에이수스 비보북 R504ZA-BQ166T는 까다로운 선택지 몇 가지를 만족하는 노트북 중 하나다. 60만 원대라는 합리적인 가격을 갖췄지만 기본기 출중한 프로세서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저장공간, 에이수스 특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두루 갖췄다.
깔끔함 강조한 요소들 가득
에이수스 비보북 R504ZA-BQ166T의 디자인 요소는 간결함에 초점을 맞춘 형태다. 특별한 캐릭터 라인이나 화려한 부분 없이 정공법으로 돌파하는 듯 하다. 60만 원대라는 제품의 가격대를 감안하면 수긍된다. 그래도 최신 흐름은 충분히 따르는 듯 하다. 금속 재질을 잘 살렸으며, 특별한 색상을 적용해 보는 맛을 살렸다. 리뷰에 쓰인 제품 색상은 일반 금속 재질의 색상이 아닌 샴페인 골드에 가깝다. 실제 색상 이름은 아이시클 골드다.
노트북 규격은 15.6인치. 그러나 실제 크기는 가로 361mm, 세로 244mm, 두께 18.9mm 정도다. 육안으로 봤을 때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14인치 크기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흔한 형태의 15.6인치 노트북과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를 자랑한다. 무게는 1.6kg 가량으로 휴대에 부담이 적은 수준. 아무래도 금속 재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흔히 게이밍 노트북들이 무거운 것은 대부분 재질을 금속으로 마무리하는데다 냉각 솔루션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급 초슬림 노트북은 가볍고 내구성 높은 재질을 채용하기에 1kg 이하 수준의 무게를 달성했다. 에이수스 비보북 R504ZA-BQ166T는 상판을 제외한 많은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마무리하면서 무게를 줄였다. 그렇다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측면에는 다양한 입출력 단자들이 배치된다. 전면과 후면에는 따로 배치되는 단자는 없다. 먼저 좌측면에는 HDMI 단자와 USB 3.0 단자 1개, C 규격의 USB 3.1 단자 1개가 각각 제공된다. 별도로 유선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한 RJ-45 규격 단자도 1개 있는데, 고정핀을 아래로 내리는 방식이다.
우측면에는 USB 2.0 단자 2개와 스테레오 입출력 단자, SD 카드 리더기 하나씩 배치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확장성 자체에는 아쉬움 없다. 대신 최대한 최신 단자(USB 3.0)들을 많이 제공했으면 성능적 측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전망된다.
상단 덮개를 열면 디스플레이와 함께 키보드/터치패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흔히 15.6인치 노트북은 공간에 대한 여유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풀사이즈 키보드(숫자키 배치)를 쓰는데 반해, 에이수스 비보북 R504ZA-BQ166T에는 11/13인치 노트북과 같은 배치를 채용하고 있다. 그만큼 노트북 크기가 일반 15.6인치급에 비해 작음을 의미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풀HD 규격으로 1,920 x 1,080이다. 흔히 저가 노트북은 HD+급인 1,366 x 768 해상도를 채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저가 라인업에도 풀HD 해상도를 채택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문서 및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기에 부족함 없다.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디스플레이 주변을 감싸는 베젤이 얇다는 점이다. 약 8mm 가량인데, 다른 노트북은 1cm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얇다. 이 부분이 얇으면 화면 몰입도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작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준다.
키보드는 여느 11, 13인치급 노트북에 탑재되는 구성과 동일하다. 대신 조금은 공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키보드 덮개 사이의 간격도 여유롭게 꾸몄다. 이는 키보드 입력 시 오입력을 줄여주는데 큰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방향키와 주요 입력 키(엔터, 시프트, 컨트롤 키 등)의 구조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 사용 중 불편할 일은 없겠다. 참고로 키보드에는 백라이트가 없다.
터치패드는 영역도 넓고 주변에 유격도 있어 사용에 큰 불편함은 없다. 하지만 노트북이 저전력 상태에서 작동할 때 약간의 입력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별도의 클릭 버튼이 없기 때문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커서가 이동해 오입력 될 소지가 있다. 터치패드를 활용한다면 가급적 여유를 가지고 쓰는 것이 좋겠다.
'듀얼코어+내장 그래픽' 라이젠 3 모바일 프로세서의 기본기
에이수스 비보북 R504ZA-BQ166T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게이밍 노트북과 달리 합리적인 요소를 강조한 중저가형 노트북이기 때문에 성능보다는 어느 정도 균형 잡힌 성능을 제공하는지 여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성능 측정을 위해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와 게임 일부를 간단히 실행해 봤다.
노트북에 탑재된 프로세서는 AMD 라이젠 3 2200U. 데스크탑 프로세서가 아닌 노트북을 위해 설계된 전용 프로세서다. 기본 작동속도가 2.5GHz, 최대 3.4GHz로 작동한다. 핵심 처리 코어는 두 개(듀얼코어)이고 여기에 가상 처리 기술(SMT)이 더해져 최대 4개의 명령어 흐름을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열설계전력(TDP)은 15W지만 상황에 따라 12~25W까지 조절 가능하다.
독특한 부분은 이 프로세서에는 기본적으로 그래픽 프로세서가 포함되어 있다. 자사가 개발한 라데온 베가(Radeon Vega)로 3개의 그래픽 코어가 내장되어 있다. 한 개의 코어에는 64개의 처리 프로세서(스트림 프로세서)가 있어 최종적으로는 192개의 처리 프로세서가 제공된다.
여기에 4GB 용량의 DDR4 메모리(RAM)와 256GB 용량의 저장장치(SSD)와 호흡을 맞춘다. 저장장치는 만족스럽지만 메모리 용량이 조금 아쉽다. 내장 그래픽이 일정 용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8GB 정도로 구성해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테스트를 위해 PC 성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 PC마크 10을 실행해 봤다. 점수를 놓고 보면 약간 부족한 모습이 나타난다. 주로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게이밍 테스트 결과가 점수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는 그래픽 프로세서 성능에 많은 영향을 받는 요소로 자체 내장 그래픽으로만 운영되는 라이젠 3 2200U에게는 버거운 처리 분야다.
성향으로 보면 알 수 있듯. 가벼운 문서 작업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감상, 캐주얼 게임 정도는 무난하게 실행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소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 이상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더 뛰어난 성능을 갖춘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이 이롭다.
게이밍 성능도 예상한 수준이다. 배틀그라운드는 물론이고 디아블로 3도 실행되지 않는다. 모두 메모리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지만 메모리 용량을 증설해도 디아블로 3를 제외하면 여전히 실행이 어렵다. 혹시나 해서 출시 시기가 조금 지난 게임인 킬러 이즈 데드(Killer is Dead)를 실행해 보니 그래픽 설정 높음으로도 원활한 실행이 이뤄졌다. 상황에 따라 움직임이 조금 끊기지만 대체로 50 프레임(1초에 이미지가 그려지는 수) 전후의 성능이다.
결국 고사양 게임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와 같은 상대적으로 사양에 대한 부담이 적은 게임을 즐겼을 때의 만족도가 높고 실행 또한 잘 이뤄진다. 일부 게임도 그래픽 옵션을 타협하면 실행이 가능하겠지만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지해야 된다.
뛰어난 가성비, 메모리만 증설하면 오케이!
에이수스 비보북 R504ZA-BQ166T의 가격은 온라인 기준 최저가가 60만 원대 초반이다. 뛰어난 성능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균형 잡힌 성능에 풀HD 디스플레이, 256GB SSD 등 구성을 감안하면 매력이 가득한 노트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3인치 정도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15.6인치 규격이어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역시 메모리 용량. 4GB DDR4 메모리는 아무래도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 자체가 차지하는 메모리 용량이 512MB 가량이라 실제 운용할 수 있는 메모리는 3.5GB 가량에 불과하다. 어지간한 애플리케이션 실행에 어려움 없겠지만 조금 고난도 작업을 실행하려면 시간이 흐를수록 버거운 것은 피할 수 없다. 이 부분을 감안해서 일부 판매처에서는 8GB(4GB+4GB) 옵션을 제공하고 있으니 구매할 때 이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라이젠 5나 다른 라이젠 프로세서 기반 제품들과 비교하면 에이수스 비보북 R504ZA-BQ166T의 성능은 부족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고사양 게임이나 고부하 작업보다 간단한 캐주얼 게임과 문서작업, 고화질 영상 감상에 초점을 맞춘 소비자라면 이 노트북에 대한 만족도는 높을 것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