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오토 한국 상륙... 구글맵 대신 카카오 내비 앞세워
[IT동아 강일용 기자] 구글은 12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활용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어떤 서비스?
안드로이드 오토는 내비게이션용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차량 대시보드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연결해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던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차량을 운전하는 도중에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내비게이션, 통화 및 메시지 발송, 음악 감상 등의 기능을 구글의 인공지능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손을 사용하지 않고 음성만으로 제어할 수 있다. 영어 외에 다른 언어로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한국어가 처음이다.
안드로이드 오토의 기본 내비게이션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내비(구 김기사)'다. 원래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선 '구글맵'이 안드로이드 오토의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국내의 경우 지도 반출 및 군사 시설 필터링 등의 문제로 구글맵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때문에 구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카카오 내비를 한국판 안드로이드 오토의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선택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에 맞게 새롭게 최적화된 카카오 내비는 차량 대시보드의 대형 디스플레이(8~10인치)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 환경을 지원한다. 카카오 내비뿐만 아니라 사용자 참여형 내비 서비스 '웨이즈(Waze)'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아서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벅스, 멜론, 지니 등 국내의 주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모두 지원한다. 음성 명령 한 번만 내리면 원하는 음악을 찾아서 실행할 수 있다. 또한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운전 도중 음성만으로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받은 메시지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이밖에 구글 어시스턴트는 최신 뉴스, 일정, 날씨 등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음성으로 알려준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운전자가 차량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때문에 안전 운행에 방해되는 동영상 감상, 게임 관련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유튜브 같은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도 실행할 수 없다. (차량을 운전하면서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은 도로교통법과 같은 실정법에도 저촉된다.) 다만 해외에선 개인이 플레이스토어 대신 별도의 APK 파일을 구해 안드로이드 오토에 동영상 앱을 설치한 후 이용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금일 한국에 출시된 안드로이드 오토는 스마트폰을 차량 대시보드와 연결해야 이용할 수 있는 버전이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스마트폰을 차량 대시보드와 연결해서 이용하는 버전(스마트폰+대시보드), 대시보드가 없더라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는 버전(스마트폰 온니), 차량 대시보드에 기본 탑재되어 있는 버전(대시보드 임베디드)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해외에는 스마트폰+대시보드와 스마트폰 온니 버전이 출시된 상태이며, 대시보드 임베디드 버전은 구글이 볼보와 협력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 온니 안드로이드 오토의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하는 방법
안드로이드 오토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차량을 보유한 사용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먼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접속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오토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그 다음 USB 케이블을 이용해 스마트폰과 차량 대시보드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안드로이드 오토가 실행된다.
안드로이드 오토 사용법의 핵심은 구글 어시스턴트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시동키인 "오케이 구글"을 말한 후 다음 명령을 내리면 된다. 예를 들어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주민센터로 가는 길을 알고 싶다면 "합정 주민센터로 가는 길을 알려줘"라고 말하면 된다. 주민센터와 연관된 장소가 하나라면 즉시 그곳으로 길 안내를 시작하고, 여러 개라면 화면에 선택지를 띄운다. 차량 화면의 터치스크린에서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면 된다. 음악 감상이나 전화 통화도 마찬가지다. 먼저 "오케이 구글"을 말한 후 "음악을 틀어줘"라고 말하거나 "강일용에게 전화 걸어"라고 말하면 된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인식 능력은 수준급이었다. 각종 조사를 생략하고 단답형으로 말하더라도 원하는 것을 찾아주었다. 다만 이제 막 시작된 서비스이다보니 구글 어시스턴트와 앱간의 상세한 연동 능력은 떨어졌다. 음성 명령만으로 음악 앱을 실행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원하는 곡은 찾지 못해 어쩔수 없이 터치스크린을 두드려야만 했다. 반면 구글 어시스턴트와 카카오 내비간의 연동은 오랜 기간 공을 들인만큼 제법 뛰어났다. 상세 주소까지 알아듣고 길 안내를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유선 연결뿐만 아니라 무선 연결도 지원한다.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차량에 스마트폰을 들고 탑승할 경우 무선으로 자동 연결되어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능을 탑재한 차량은 아직 시판이 시작되지 않았다. 블루투스를 활용한 무선 연결은 안드로이드 오토를 원활히 이용할 수 있을 만큼의 대역폭을 확보할 수 없어 지원하지 않는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원래 사용자 본인 이외에 다른 사람이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인의 목소리만 인식하도록 개인화하는 기능이 존재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오토와 연결된 구글 어시스턴트는 차량에 탑재한 사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인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어떤 차량에서 이용할 수 있나?
안드로이드 오토는 50개가 넘는 회사의 500개 이상의 차량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015년 이후 출시된 모델 대부분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출시때부터 이용할 수 있도록 대시보드 펌웨어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블루링크(현대), 유보(기아), 제네시스(현대) 홈페이지 등에서 최신 버전의 대시보드 펌웨어를 내려받아야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GM, 르노자동차도 최신 모델의 경우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자신의 차량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안드로이드 오토 홈페이지(https://www.android.com/intl/ko_kr/auto/)에 접속해 확인해보면 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