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야외 촬영 전문가를 위한 장비, 마이패스포트 와이어리스 SSD
[IT동아 이상우 기자] 저장장치의 발전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냉장고만한 하드디스크는 오늘날 손바닥 만한 크기에도 수TB에 이를 만큼 얇고 가벼워졌으며, SSD가 등장하면서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 역시 괄목할 만큼 빨라졌다.
이같은 저장장치의 발전은 외장하드 같은 휴대용 저장장치의 발전으로도 이어졌다. 대용량 저장 공간을 데스크톱에만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휴대할 수 있도록 제작해 용량이 큰 파일을 쉽게 이동하거나 백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외장하드에 와이파이 같은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해 케이블 없이도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서 파일을 열어보거나 복사하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하드디스크 대신 SSD를 사용하는 외장 SSD가 등장하면서 기존 외장하드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웨스턴디지털이 출시한 '마이패스포트 와이어리스 SSD'는 야외 작업이 많은 사진 전문가에게 어울리는 무선 외장 SSD다. HDD 대신 SSD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으며, 배터리를 내장해 별도의 전원 없이도 작동할 수 있다. 무선 연결을 통해 케이블 없이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고, 외부에는 USB 단자 및 SD카드 슬롯이 있어 PC 없이도 데이터를 전송 가능하다.
HDD의 경우 외부 충격에 매우 약하다. HDD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래터, 플래터를 작동하는 모터, 데이터를 기록하는 암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만약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플래터가 위치를 이탈하거나 암이 플래터 표면을 긁어버릴 수도 있으며, 이 때문에 불량 섹터가 발생해 기록된 데이터를 더 이상 읽을 수 없게 된다. 외장 저장장치는 기본적으로 휴대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외장하드를 꺼냈다가 실수로 떨어트린다면 소중한 데이터를 쓸 수 없게 될 위험도 있다.
이와 달리 SSD는 상대적으로 충격에 강하다. 물리적으로 작동하는 부품 없이, 반도체 칩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완전히 파괴되거나 기판에서 떨어지지 않는 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특히 웨스턴디지털에 따르면 마이패스포트 와이어리스 SSD는 내충격 설계를 통해 1m 높이에서 떨어트려도 안전하며, 실리콘으로 된 범퍼 케이스 역시 기본으로 제공해 낙하 같은 충격에서 보호한다.
제품 이름처럼 와이파이를 통한 무선 데이터 전송 기능도 갖추고 있다. 전원을 켜면 마이패스포트 와이어리스 SSD에서 와이파이 신호를 내보낸다. 여기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접속하면 저장한 파일을 실시간으로 읽거나 저장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전용 앱을 통해 연결하며, 윈도우 PC 및 맥OS 장치는 윈도우 탐색기 등을 이용하면 된다. 물론 USB 케이블을 이용한 연결도 지원하며, 외장 SSD 내부에는 무선 연결 설정에 필요한 각종 파일이나 매뉴얼 등이 기본 저장돼 있다.
무선 연결은 단순히 케이블 없이 파일을 전송하는 것뿐만 아니라 PC를 활용하기 어려운 외부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편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이패스포트 와이어리스 SSD는 FiLMiC Pro나 LumaFusion 같은 모바일 앱과 호환하며, 무선 연결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해서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웃도어에서 액션캠이나 드론으로 동영상을 촬영했다면, 이를 PC 없이도 현장에서 바로 편집할 수 있다.
제품 외부에 있는 SD카드 슬롯이나 USB 단자 역시 이러한 외부작업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외장 SSD의 슬롯에 사진이나 동영상이 담긴 SD카드를 넣고 전용 버튼을 누르면 SD카드의 데이터가 바로 복사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PC를 사용할 수 없는 외부 환경에서도 사진이나 동영상을 쉽게 옮길 수 있으며, 이러한 파일을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편집까지 할 수 있다.
SD카드 슬롯 외에도 USB 단자에 허브를 연결하거나 USB 메모리를 삽입해 파일을 복사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단자는 다른 기기를 충전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무선으로 사용하는 장치인 만큼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으며, 이 배터리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액션캠 등의 기기를 충전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가 부족할 수 있는 외부 작업에 유용하다.
필자가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USB 3.1(2세대)을 지원하지 않는 점이다. USB 3.1은 이전 세대인 3.0보다 두 배 넓은 대역폭을 지원해, 전송속도 역시 빠르다. SSD를 내장한 외부 저장장치인 만큼, 이왕이면 3.1을 채택해 유선 연결 속도를 최대한으로 높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전문가용 제품인 만큼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출고가 기준으로 1TB 74만 9,000원, 2TB 119만 9,000이다. 일반적인 데이터 보관용으로 사용한다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하지만 대용량 배터리 내장, 무선 전송, SD카드 슬롯 등 외부 입출력 인터페이스 지원, 내구성 등 전문가의 눈높이를 충분히 맞출 수 있는 제품이다. 특히 4K 동영상 촬영 장치가 흔해진 오늘날, 이러한 무선 휴대용 대용량 저장장치의 필요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