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 지킴이 키즈폰 '아키', 우리 아이 반응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사 줘야하나?" 최근 부모들의 종종 하는 고민이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아이를 돌볼 시간이 많지 않으니 아이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사 주면 좋겠는데, 아직 자제력이 떨어지는 어린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이라도 걸릴까 봐 걱정이다. 요즘 단순폰(피처폰 등)은 거의 팔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른바 '키즈폰'이라고 불리는 제품이다. 음성 통화 외에 약간의 부가 기능(위치추적 등)만 갖추고 있으며, 대개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제조되어 아이들이 다루기에 좋다.
이런 제품은 소비자층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많이 팔리는 건 아니지만 꾸준한 수요는 유지된다. 다만, 각 제품의 특성이 유사하기 때문에 차별화가 쉽지 않다. 때문에 얼마나 튼튼한 지, 아이가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쉬운지, 그리고 우리 아이를 얼마나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지를 세심하게 파악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 소개할 네이버랩스의 아키(AKI) 역시 그런 면을 강조하는 키즈폰으로, 네이버에서 개발한 위치인식 기술 및 음성인식 기술 등을 품었다. 참고로 아키는 KT용으로 출시했지만, 보호자(부모)는 다른 이동통신사를 이용해도 된다.
내구성과 착용감 동시에 추구하는 무난한 디자인
아키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무난하다. 약간 두툼한 느낌이긴 하지만 메탈 프레임과 실리콘 재질이 어우러져 있어 보기에 좋고 내구성과 착용감도 동시에 만족시킨다. 제품 측면의 뒤로 가기 버튼 1개 외에 외형상 이렇다할 군더더기가 없기 때문에 10세 남짓의 큰 아이들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듯 하다. 본체에 케이블 연결용 포트도 없기 때문에 충전은 패키지에 동봉된 무선 충전 크래들을 이용한다. 제품 컬러별로 블루와 핑크, 그리고 민트 모델이 나왔다.
이런 키즈폰 중에는 아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유명 캐릭터(디즈니, 라인 프렌즈, 카카오 프렌즈 등)의 이미지를 넣은 제품이 많다. 아키의 경우는 이와 달리 독자적인 강아지 캐릭터들을 내세우고 있는데, 유명 캐릭터는 아니지만 최소한 필자의 아이들은 호평인 것을 보니 큰 문제는 없을 듯 하다. 참고로 이 캐릭터는 착용자의 행동이나 위치(걷거나 뛰기, 차량으로 이동, 학교 등)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이미지를 연출한다.
스마트폰 쓰는 형, 누나들이 부럽기는 하지만…
이번 리뷰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필자의 둘째 아이(7세, 남)에게 일주일 정도 아키를 착용하게 하여 진행했다. 참고로 초등학생인 누나(9세, 여)가 이미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이를 이용해 여러가지 놀이(사진 찍기, 게임, 동영상 감상 등)를 할 수 있는 것을 둘째 아이는 이미 안다. 때문에 기능이 단순한 키즈폰에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아키에 상당한 호감을 보였다.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일단 자신만의 폰이 생겼다는 점 자체가 기쁜 것 같았다.
아키의 손목 밴드는 실리콘 재질이라 착용감이 좋은 편이고 버튼식으로 쉽게 차거나 풀 수 있다. 7세 아이도 무리 없이 스스로 이용할 수 있는 점을 확인했다. 여기에 IP68 수준의 생활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손을 씻거나 비를 맞는 정도로는 고장 나지 않을 것이다.
본체 측면에 뒤로 가기 버튼이 있긴 하지만 그 외의 모든 조작은 화면 터치로 한다. 홈 화면 상태에서 상하좌우 방향으로 화면을 밀어 메시지 확인, 밝기/음량 조절, 등록된 주소록에 전화하기, 그리고 음성 명령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미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진 아이들이라 그런지 무리 없이 이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음성인식 성능 뛰어나지만 활용도는 다소 제한적
아키에 탑재된 기능 중, 아이가 가장 흥미를 보인 건 음성 명령 기능이다. 홈화면을 오른쪽으로 밀면 나오는 마이크 아이콘을 누르거나 '오키도키'라고 말하면 음성 명령 기능이 실행된다. 이를 통해 "엄마한테 전화 걸어줘", "아빠한테 '빨리 오세요' 라고 문자 보내줘" 등의 명령을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사과를 영어(혹은 중국어나 일본어)로 뭐라고 해?", "세종대왕이 누구야?" 같이 아이의 질문에 답해주는 외국어/백과 사전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음성인식 성능 자체는 기대 이상으로 좋다. 어지간한 음성 명령어는 오류 없이 제대로 알아듣는다. 다만, 아이폰의 시리 기능이나 인공지능 스피커(클로바 프렌즈, 카카오 미니, 기가지니 등) 수준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세종대왕이 누구야?" 같은 사전적 질문에는 답변을 해주지만, "내일 날씨는 어때?"와 같이 사전에 나오지 않는 질문에는 답을 해주지 못한다. 음성 인식 성능자체는 상당히 뛰어난데, 활용성 측면에선 다소의 한계가 있었다. 집에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에 이미 익숙해진 필자의 아이도 이 점에 대해선 약간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음성 인식 성능 외에 음성 통화 품질도 상당히 좋다. 손목시계형 키즈폰의 특성상, 스피커폰을 통해 음성통화를 하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의 목소리를 상당히 명확하게 들을 수 있었다. 내장된 마이크의 성능이 제법 괜찮은 듯 하다.
카메라, 게임 기능 없는 건 장점? 단점?
타사의 키즈폰 중에는 간단한 게임이나 사진 촬영용 카메라와 같은 기능을 탑재한 것도 있는데,아키는 홈 화면에 나오는 캐릭터를 바꾸거나 캐릭터 스티커를 메시지에 첨부하는 정도 외에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능이 거의 없다. 이는 부모의 성향이나 아이의 자제력 정도에 따라 장점, 혹은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그 외에 눈에 띄는 기능은 캐시비 결제 기능이다. 아키에 캐시비를 충전해 두면 이를 이용해 대중교통 요금을 내거나 가맹점(편의점 등)에서 물건을 사고 결제할 수 있다. 아이에게 용돈을 줄 때 실제 현금 대신 캐시비를 충전해 주는 등의 활용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보호자 앱 통해 아이 위치, 통화 내역 등을 세세하게 확인 가능
아키를 제대로 쓰려면 보호자의 스마트폰에도 전용 모바일 앱을 설치해야 한다. 아키 보호자용 앱은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 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키즈폰 초기 설정 중에 나오는 QR 코드를 스캔해서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보호자용 앱을 통해 각종 설정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면 역시 아이의 위치 확인이다. 아키에 내장된 GPS(위성 기반 지리 정보 시스템) 및 WPS(와이파이 기반 위치 정보 시스템)를 이용, 아키를 착용한 아이의 위치를 추적해 이를 앱 상의 지도에서 표시해준다.
그리고 보호자용 앱에선 자택이나 학교, 학원 등의 위치를 등록해 둘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가 해당 장소를 오갈 때 출발/도착/출발예정 등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알람 기능으로 실시간 확인도 가능하다. 아이의 안부가 늘 걱정스러운 부모 입장에선 참으로 유용한 기능이다.
다만 GPS/WPS 시스템의 특성상, 그리고 주변 환경에 따라 실제 아이의 위치에서 10~20미터 정도의 오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은 알아 두자. 이 때문에 아이가 학교와 같이 큰 규모의 건물의 경우는 비교적 정확하게 위치 확인이 가능하지만, 학원과 같이 작은 규모의 건물이라면 정확한 위치 파악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특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용한다면 제법 높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보호자용 앱에서는 현재 아이가 이용하는 아키의 배터리 잔량 확인, 주소록 편집, 시간대별 통화 내역 확인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아이 입장에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당하는 셈이니 성향에 따라서는 기분 나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보호자는 이 제품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그리고 왜 이래야 하는 지를 미리 차근하게 설명해두는 것이 좋겠다. 결국은 아이의 안전을 위한 제품이니 말이다.
일주일 동안 써본 아이의 반응은?
네이버랩스의 아키는 무난한 디자인과 쓰기 편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우수한 통화품질까지 갖춘 양질의 키즈폰이다. 게임이나 카메라와 같은 놀이용 부가 기능은 거의 없지만 위치 추적이나 캐시비 충전/결제기능 등의 실용적인 기능은 제대로 탑재하고 있어 아이를 제대로 관리하고자 하는 부모 입장에선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음성 명령 기능의 경우, 인식률은 좋지만 할 수 있는 기능이 다소 제한적인 점은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했으면 한다. 그리고 손목시계 형태 외에 목걸이 형태로도 착용할 수 있도록 추가 액세서리를 개발하는 것 역시 차기 제품에서 고려해 볼 만 한 사항이다.
제품 출고가는 29만 7,000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니 개통을 한다면 24개월 기준, 총 52,8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요금할인 약정 보다는 총 14만 9,5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는 단말할인(보조금) 약정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담이지만, 일주일 정도의 사용 기간 후 제품을 반납할 때 필자의 아이는 상당히 아쉬워했다. 아이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지만, 일단 우리 아이에게는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