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폰 사진의 진화는 도구로부터... 엔보우 하이브리드 셀카봉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불편한 것이 있다면 촬영 각도에 대한 제한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손에 늘 고정되어 있는 상태로 있어야 하니 높은 곳 또는 낮은 각도로 촬영하려면 내가 직접 몸을 움직여 그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카메라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액정이 회전하거나 펼 수 있는 형태여서 목이 덜 피곤하지만 스마트폰은 그렇지 않다.
이건 내가 다른 사람을 찍어주거나 셀프 촬영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혼자는 모르겠지만 친구 여럿이 함께 촬영할 때 광각렌즈 할아버지가 와도 안 되는 순간이 있다. 거리가 확보되면 상황이 나아지지만 내 팔이 스트리트파이터의 달심처럼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물리적 한계가 있다 보니까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그래서 2~3년 전부터 셀카봉이라는 물건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거치대에 고정하고 길게 늘리면 최적의 각도를 확보할 수 있다. 심지어 사람이 많을 때에는 이걸 활용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촬영의 어려움은 블루투스 리모컨으로 쉽게 해결됐다. 이제 혼자서 많은 친구들과 촬영하거나 다양한 각도로 사진을 찍는 것이 어렵지 않아졌다.
사람의 요구는 끝이 없다 했던가? 이렇게 문제가 해결되니 다른 것이 나온다. 더 다양한 촬영 효과를 내고 싶은 것이다. 셀카봉으로 적당히 위나 아래를 찍어도 결국 비슷한 결과물이 나온다. 전신이 나오게 하고 싶은데 과거 손에 쥐고 쓰는 셀카봉은 그게 어렵다. 세워 쓰는 방법이 있는데 결국 크고 아름다운 삼각대를 들고 다니는 수 밖에 없었다.
엔보우 하이브리드 셀카봉은 이 난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제품이다. 삼각대와 셀카봉을 합친 것이다. 그래서 이름도 무려 하이브리드다.
그냥 쓰면 셀카봉, 필요하면 스마트폰 삼각대
엔보우 하이브리드 셀카봉. 디자인에 대해 딱히 설명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정말 여느 셀카봉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비교적 깔끔한 마감으로 완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 길이는 약 20cm 가량으로 가방에 휴대하고 다니기에 불편함 없는 수준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원통형이며 손잡이 부분의 지름은 26mm, 가장 두꺼운 부분이 약 45mm 가량이다. 무게는 약 160g.
색상은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다. 리뷰에 쓰인 제품은 화이트 색상으로 정갈한 인상을 심어준다. 본체 중앙에는 실버 포인트를 통해 심심함을 덜어냈다. 이 부분은 삼각대 힌지로 알루미늄 합금 재질을 채택하고 있다. 장착된 스마트폰의 각도를 조절하는 부분은 180도 가량 접고 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디든 놓아도 큰 상관 없지만 본체의 굴곡으로 인해 가급적 블루투스 스위치 뒤쪽으로 접는 것이 더 깔끔하고 보기에 좋다.
셀카봉 중앙에는 스위치가 있는데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이 이뤄지면 카메라 셔터 버튼으로 대신 사용 가능하다. 물론 본체에서 분리도 가능하지만 이 때 스마트폰 고정부를 일부 들어 올려야 한다는 점 참고하자. 조금 귀찮더라도 사용하면서 스위치 분실을 막을 수 있다는 이점은 분명하니 말이다.
셀카봉 고정부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가로 또는 세로로 놓고 사용 가능하며, 자유롭게 돌려가며 접거나 펴는 것도 된다. 편의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느껴지 않는다. 각도 조절부의 힌지에는 고정 손나사가 있는데 원하는 각도를 조절했다면 가급적 조여 놓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무게가 가볍다면 조금 나은데 무겁다면 사용 중 갑자기 고개가 처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다.
스마트폰을 고정하는 것은 고정대 한 쪽을 펴는 것으로 시작한다. 스마트폰과 맞닿는 부분은 부드러운 재질을 써 흠집이 나는 일을 만들지 않는다. 장력은 있는 편이어서 고정해 두면 스마트폰이 쉽게 미끄러지거나 빠지는 일은 없다. 하지만 세게 흔들어서 빠지지 않을 정도는 아니므로 고정 후에는 가급적 무리한 움직임은 하지 않는게 좋다.
스마트폰 고정부를 잡고 힘주어 빼내면 셀카봉 길이를 늘릴 수 있다. 최대 60cm까지 길어지므로 촬영 모드를 잘 활용하면 프레임 안에 여러 사람을 담거나 배경을 적절히 살리면서 촬영 가능하다. 또한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촬영하고자 한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길이를 조절하는 기둥도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 높은 내구성을 제공한다. 물론 관리를 잘 해야겠지만 어느 정도 무심하게 다뤄도 부식의 우려는 낮아 보인다. 대신 얇기 때문에 파손에는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카메라 삼각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엔보우 하이브리드 셀카봉의 장점은 손잡이 부분을 펼치면 삼각대처럼 사용 가능하다는 것. 물론 DSLR 카메라에 쓰는 삼각대 정도의 높이는 구현하기 어렵지만 소중한 스마트폰을 그냥 다루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거치가 가능하다. 블루투스 스위치를 잘 활용하면 남에게 맡길 필요도 없고 스스로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
단독으로 활용하면 높이의 한계(약 55cm)가 있지만 촬영에 어려움은 없다. 오히려 각도와 광각 렌즈 특유의 왜곡 효과를 잘 쓰면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도 있다. 카메라를 키 높이에 맞춰 촬영할 수 없으므로 이 때에는 넓은 난간이나 계단 등을 장애물을 이용하는 수 밖에 없다.
다리는 세 방향으로 펼쳐지는데 균형을 잘 잡아준다. 바람이 세게 분다거나 인위적으로 가격(?)한다면 답이 없지만 일상적인 환경에서 쓰기에 무리는 없다. 이 부분이 우려된다면 조금 더 무거운 물건을 삼각대에 걸어 고정하는 것이 참사를 막는 방법이다.
블루투스 스위치는 기기간 연결이 비교적 간단하다. 스마트폰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한 뒤, 셀카봉에 있는 스위치를 약 3초 정도 누르면 된다. 스마트폰에서 최종 연결을 하려면 버튼을 한 번 누르라는 메시지가 나오는데 안내에 따라 버튼을 눌러주자. 장치 목록에 블루투스 입력 기기가 나타나면 연결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재연결 과정은 조금 번거로운 편이다. 단순히 전원만 활성화하면 자동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어서, 연결하려면 한 번씩 버튼을 3초간 눌러주고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 화면을 통해 수동 활성화해야 연결이 진행된다. 이 부분은 차후 개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여행 또는 스마트폰 촬영이 많다면 하나쯤은
엔보우 하이브리드 셀카봉은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촬영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아이템이다. 본 목적은 셀카 촬영에 있겠지만 그것 외에 신체적 한계를 극복해야 되는 환경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 모든 것이 분리 가능한 블루투스 셔터 버튼이 제공되어 가능한 것이다. 팔을 뻗어 재빨리 블루투스 셔터만 누르면 끝이다.
가격은 1만 9,800원. 과거 무분별하게 제품이 유통되던 시절과 비교하면 가격이 조금 높은 느낌이 있다. 그러나 비교를 해보면 가격대비 완성도나 만족도는 충분하다. 삼각대 기능도 있고 알루미늄 합금을 적절히 채용(힌지 및 기둥)해 내구성 또한 확보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이래저래 활용하고 있는데 쓰고 있던 저가 삼각대가 영 마음에 안 든다면 그 빈자리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