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버스, 지하철에서 와이파이가 가능하다는데?
지난 22일, KT는 지하철과 주요 광역노선 버스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해 이동 중에도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인들은 언뜻 들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니? 어디 한군데 설치해두면 그 주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와이파이 아니던가?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KT의 ‘와이브로’와 ‘에그’가 있기에 가능하다.
와이브로와 KT의 에그
와이브로(WIBRO)란, 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로, 직역하자면 무선 광대역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다. 와이파이는 설치된 AP지점에서 주변 50~100m 정도 거리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와이브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KT와이브로는 현재 수도권 19개 시에서 사용할 수 있고, 오는 10월에는 전국 5대 광역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와이브로는 120km의 속도로 이동하면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T 와이브로의 평균 전송속도
하지만, 와이브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서비스하고 있는 KT나 SKT에 해당 상품을 유료로 구매하고 사용해야 한다. 요즘 와이파이는 각 통신사가 경쟁적으로 무료 와이파이존을 구축하는 것과 달리 와이브로는 돈을 내고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KT(좌)와 SKT(우)의 와이브로 서비스
더구나 와이브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모뎀(단말기)이 필요하다(내장되어 나오는 기기도 있지만, 대부분의 노트북 사용자는 USB 연결 모뎀을 사용한다).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선 랜카드가 필요하듯이 말이다.
와이브로 모뎀의 종류들
와이브로의 현주소
실제 와이브로 서비스가 시작되고 난 이후의 행보는 썩 좋지만은 못하다. 현재 유료로 서비스되고 있는 와이브로의 이용자는 KT가 약 30만 명, SKT가 약 2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터망 구축을 위해 들어간 비용에 비해 효과가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KT의 와이브로 모뎀 중에는 에그라고 하는 독특한 제품이 있다. 에그는 와이브로 모뎀이면서 휴대용 무선공유기이기도 하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에그는 ‘와이브로 신호 → 에그 →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해준다(SKT 역시 같은 개념의 ‘SK브릿지’라는 기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에그’와 ‘에그2’가 출시되었으며, 단말기의 종류에 따라 최대 3~7개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에그(좌)와 에그2(우)
이 에그를 이용하면 수도권 지역 19개 시에서는 120km로 이동하면서도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서비스 지역은 늘어날 예정이다). AP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AP를 찾아야 하거나, 인터넷이 갑자기 끊어져버리는 일 없이 말이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이동형 와이파이 서비스
KT는 와이브로 기반에서 사용되는 ‘퍼블릭 에그(에그의 일종이라고 한다)’를 이용해 고속으로 이동하는 지하철과 버스 등에서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을 발표했다. 직접 KT 관계자와 연락해 알아본 바로는 기존 3~7명만 접속해 이용할 수 있던 에그와는 달리 퍼블릭 에그는 10명 이상이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알려진 것처럼 다음달 중순부터 서울 메트로 2호선과 도시철도 5, 8호선에 11월 말까지 퍼블릭 에그의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며, 이후 서울과 수도권의 다른 지하철 및 광역 버스에도 설치할 예정이다(이미 이와 같은 서비스를 동부콜택시와 한강유람선에 서비스하고 있다).
이러한 이동형 와이파이 서비스는 사용자와 업체 모두에게 좋은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여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도, KT와 각 대중교통 운행 업체 모두에게 긍정적인 홍보가 될 것이다. 특히, KT는 이동형 와이파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함으로써 자사의 와이파이 존이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KT 이외의 이용자는?
한가지 궁금했던 것은 KT가 아닌 SKT나 LG U+ 사용자에게도 이 서비스가 제공되느냐 하는 것이었다. 직접 KT 관계자를 통해 알아본 결과,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한다. 퍼블릭 에그를 이용한 이동형 와이브로 서비스가 KT 스마트폰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에게만 무료로 제공될지, 아니면 KT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까지 무료로 제공하게 될지 아직 알 수 없다. 무료 서비스의 적용범위가 아직까지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일설에는 타 이동통신사 가입자가 KT의 이동형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부가서비스를 가입해야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히 정해진 바는 없다고 하니 좀 더 기다려봐야 할 듯하다(확실한 것은 모든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되지는 않는다는 것).
KT의 이동형 와이파이 서비스는 투자비용과 대비해서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던 와이브로를 활용할 새로운 방안을 찾았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KT의 서비스가 이를 실제 이용하는 사용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앞으로도 사용자가 반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