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이거 안마기 아니었어요? 보스 사운드웨어 컴패니언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과거 블루투스가 흥하기 전 시절, 일반적인 상식의 틀을 벗어난 스피커들이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2채널 또는 다채널(5.1이나 7.1채널 같은) 스피커가 포화상태가 될 즈음 하나 둘 등장했다. 어떤 것은 소리는 조금 별로였지만 다듬으면 쓸만한 인상을 주기도 했고, 어떤 것은 이 세상 스피커가 아닌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붐박스가 웨어러블 스피커의 시초 아니겠는가? (이미지 - 앨런
라이트)
어떻게 보면 붐박스가 웨어러블 스피커의 시초 아니겠는가? (이미지 - 앨런 라이트)

어깨에 올려 놓고 쓰는 스피커가 그랬다. 그 때는 무선도 없었으니 PC나 노트북, 다른 음성 출력 장치에 케이블을 연결하고 썼다. 이동하면서 소리를 들으려면 그 물건을 들고 가던지, 아예 소리를 포기하던지 선택해야만 했다. 대부분 소리를 포기했지만.

그래도 시도는 나름대로 참신했다. 거리를 두고 소리를 전달하는 스피커와 달리 이 물건은 귀 바로 아래에 있는 유닛을 통해 최대한 가까이 소리를 전달하자는 목표 자체에는 충실했으니 말이다. 크고 무거웠다는 것이 문제였지 아이디어 자체는 좋았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안마 기능까지 넣었다면 요즘 의미에서 접근했을 때 진정한 융복합형 제품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보스 사운드웨어 컴패니언.
보스 사운드웨어 컴패니언.

여기에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 했다. 그래서일까? 어깨에 올려 쓰는 스피커들이 ‘웨어러블’이라는 마법의 단어를 붙이고 하나 둘 출시되고 있다. 지금 소개할 보스 사운드웨어 컴패니언(BOSE SoundWear Companion)도 입는 스피커를 강조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생긴게 정말 먼 과거에 봤던 그 스피커와 다를 것이 없다. 선만 없다는 부분을 제외하면 말이다. 세상에 맙소사.

사실 이 물건은 지난해 해외에서 먼저 출시되었고, 국내에서는 출시 약 4~5개월 뒤에 상륙한 것이다. 늦어도 너무 늦다. 제조사(보스) 측에서 우리나라 스피커 시장의 유행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늦게 온다고 생각한 것인지, 유통사인 세기HE가 느낌적 느낌이 안 와서 최대한 출시를 미룬 것인 것 확인할 길은 없다. 결국 제품은 출시됐고 무려 39만 9,000원에 판매를 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아쉽게도 안마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사운드웨어 컴패니언은 완전히 노출되어 있지만 귀 아래에 놓이는 구조 덕에 평범한 2채널 스피커보다 더 화끈한 음향 체험이 가능하다. 그렇다. 과거의 그 스피커와 완전히 동일한 형태다. 그러나 다른 점은 자체 디지털 신호 처리(DSP) 설계로 주변의 저음을 어느 정도 상쇄하도록 만들었다는 것. 목에 걸고 쓰는 구조여서 이어폰/헤드폰 착용으로 인한 피로는 적은 편이다. 대신 목이 불편하겠지만.

안마기는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안마기는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착용감도 고려했다. 제품은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들어 피부에 닿는 불쾌함을 덜어냈다. 또한 본체에 특수 소재를 적용해 사람의 목 형태에 맞춰 고정 가능하다. IPX4 수준의 생활방수 성능도 특징. 제품에는 기본적으로 스피커 커버가 본체 색상과 깔맞춤으로 들어 있으나 마음에 안 들면 구매도 가능하다. 4만 900원에 모신다고 하니 생각이 있다면 눈 여겨 보자. 사용은 15분 충전에 3시간 사용 가능한 고속충전 기술과 완전 충전 시 최대 12시간 감상 가능하다.

이어폰이나 헤드폰과 달리 노출되어 있어 주변 소리에 잘 대응할 수 있고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는 장점은 있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이 물건을 쓸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 공공장소에서 이걸로 음악 한 번 듣는 순간 민폐 덩어리로 낙인 찍힐 것은 불 보듯 뻔하니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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