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쇼핑가이드] 모니터편 - 10. 지싱크와 프리싱크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한다. 당장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부터 시작해서 규격이나 내구도는 물론, 디자인이나 가격 등도 구매 시 고려할 중요한 요소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는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가격, 크기, 디자인 외에도 각종 제품 사양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양 중에는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이런 사양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왕 돈을 쓰는 만큼 좋은 제품을 제대로 된 가격에 사야하지 않겠는가. [IT쇼핑가이드]는 이처럼 알기 어려운 전자제품의 사양을 설명하고, 이런 기능을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화면 찢어짐을 막아주는 지싱크와 프리싱크

모니터는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순차적으로 표시한다. 우리 눈에는 한 장면으로 보이지만, 모니터는 그래픽 카드로부터 받은 신호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한 줄씩, 아주 빠른 속도로 그리며 한 장면을 만든다.

지난 기사에서 소개했듯 일반적인 모니터는 1초에 60장의 장면을 표시할 수 있다. 그런데, 그래픽 카드로부터 이 표시 성능을 뛰어넘는 정보가 들어온다면 모니터는 어떻게 반응할까? FPS 게임에서 화면을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면 화면 윗부분에 표시되는 장면이 먼저 바뀌고, 아랫부분에는 이전에 바라보고 있던 장면이 잠시 동안 남게 되며, 이 때문에 화면이 수평으로 찢어진 것처럼 보인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모니터는 위에서 아래의 순으로 수평선을 한 줄씩 그리면서 화면을 표시하는데, 상단에는 그래픽 카드로부터 받은 최신 정보(화면)가 표시되지만, 아래에는 아직 이전의 정보가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티어링이라고 부른다.

화면을 좌우로 빠르게 움직일 때 나타나는 티어링
현상
화면을 좌우로 빠르게 움직일 때 나타나는 티어링 현상

기본적으로 게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한 설정으로 '수직 동기화(V-Sync)'가 있다. 쉽게 말해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억제해서 모니터와의 수준을 맞추는 하향평준화다. 값비싼 그래픽 카드를 쓰는 사람으로서는 억울한 일이다. 특히 수직 동기화 때문에 올바르게 표시되야 할 장면을 일부 건너뛰고 다음 장면을 보여주는 스터터링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순간이지만 화면이 잠깐 멈추는 느낌도 든다.

그렇다면 티어링 현상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모니터의 성능을 그래픽 카드와 맞추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최근 고주사율 모니터가 FPS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해결 방법은 이 것뿐만이 아니다. 그래픽 카드와 모니터 사이의 간극을 채우는 다른 기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지싱크와 AMD의 프리싱크가 대표적이다. 두 기술은 그래픽 카드와 모니터 사이의 간극을 줄여, 빠른 화면 움직임에도 찢어지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해주는 기능이다.

기능은 같지만 구현 방식과 특징이 조금씩 다르다. 엔비디아의 지싱크는 모니터에 장착된 전용 칩을 사용한다. 이 칩이 그래픽 카드와 모니터 사이에 전송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차이가 발생할 경우 모자란 출력 성능을 채워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칩은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에만 대응하며(GTX 750Ti 이상), 그래픽 카드와 모니터를 DP 혹은 HDMI로 연결해야 한다. 지싱크는 어떠한 사양의 모니터든 이 칩만 넣으면, 효과적인 티어링 억제가 가능하다. 문제는 이 칩이 비싸다. 평균적으로 사양이 같은 모니터일 경우 지싱크 칩을 탑재한 제품이 20만 원 정도 비싸다.

지싱크를 탑재한 게이밍
모니터(출처=LG전자)
지싱크를 탑재한 게이밍 모니터(출처=LG전자)

AMD의 프리싱크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그래픽 카드와 모니터의 출력 차이를 줄이는 기술이다. 지싱크와 달리 별도의 하드웨어(칩)가 필요 없으며, 개방된 표준 기술이기 때문에 모니터에 이 기술을 적용한다고 해도 가격이 크게 비싸지지 않는다. 프리싱크 역시 자사의 그래픽 카드와 대응하기 때문에 라데온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며, 추가적으로 AMD 프로세서인 라이젠의 내장 그래픽에도 대응한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장점이지만, 같은 프리싱크라 하더라도 모니터의 사양에 따른 편차는 심한 편이다. 또한, 지싱크와 달리 DP로만 연결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지싱크는 전용 칩을 통해 어떠한 사양의 모니터를 사용하던 균일한 티어링 억제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이 기술을 적용한 모니터는 가격이 비싸다. 프리싱크를 탑재한 모니터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모니터의 사양(주사율, 해상도 등)에 따라서 성능 편차가 심한 편이다. 당연히 이러한 모니터를 구매할 계획이라면, 먼저 자신의 그래픽 카드가 지포스(지싱크)인지 라데온(프리싱크)인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니터 때문에 그래픽 카드를 새로 사야 할테니…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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