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태블릿 PC 시장, 생활밀착형 제품이 이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태블릿 시장은 초기에는 좋은 반응을 보였다가 점차 인기가 식으며 판매량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노트북 PC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그러지 못했고, 동시에 고성능 및 대화면 스마트폰이 대거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운 태블릿은 힘을 쓸 수 없었다. 시장조사기업 IDC가 집계한 태블릿 PC 출하량을 보면 지난 2017년에는 총 1억 6,350만 대를 기록해 지난 2016년의 1억 7,490만 대 대비 6.5% 줄었다.
이렇게 보면 태블릿 PC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부적인 모습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태블릿 제조사별 출하량을 보면 애플과 아마존, 화웨이 등은 오히려 기존 대비 출하량이 증가했다. 삼성, 레노버 및 기타 제조사들의 태블릿은 출하량이 줄어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준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정 제조사 태블릿에 대한 출하량 증가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애플은 12.9인치와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미니 4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7~10인치 디스플레이를 갖는 파이어 시리즈, 화웨이는 8~10인치 디스플레이 기반의 미디어패드 시리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애플은 상대적으로 고가 및 고성능 라인업, 아마존과 화웨이는 저가 라인업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아마존과 화웨이는 여전히 중저가 태블릿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방수와 음질 등 생활에 필수적인 기능을 접목해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며, 애플도 최근 교육 시장을 겨냥한 9.7인치 아이패드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서는 중이다. 업계는 불씨가 꺼져가는 시장이라고 말하지만 생활밀착형 태블릿들이 그 불씨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저렴하거나 – 아마존 파이어 시리즈 태블릿
아마존의 전략은 초저가 태블릿 라인업으로 시장을 넓히는 것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엄청난 가격에 시장 영향력을 꾸준히 넓혀가는 중이다. 아마존은 2016년 1,210만 대 가량 출하하던 것을 2017년 1,670만 대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제품 가격만 보더라도 파이어 7이 49.99달러(원화 환산 약 5만 4,000원 상당)부터 시작한다. 파이어 HD 8이 79.99달러(원화 환산 약 8만 6,500원 상당), 파이어 HD 10이 149.99달러(원화 환산 약 16만 2,200원 상당)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격이 저렴한 대신 사양은 좋은 편이 못 된다. 파이어 7은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해상도가 1,024 x 600으로 최신 태블릿 기기에 한참 못 미친다. HD라고 이름을 붙인 제품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파이어 HD 8은 8인치 디스플레이에 해상도가 1,280 x 800이며, 10인치 태블릿인 파이어 HD 10이 그나마 풀HD 해상도(1,920 x 1,200)을 제공한다. 용량도 제품에 따라 8GB에서 64GB로 타 기기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낮다. 외장 메모리 확장을 지원하는 부분은 긍정적인 요소다.
사양적 아쉬움은 콘텐츠와 실생활 부분으로 채워 넣었다. 네트워크 연결이 이뤄져 있으면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저장공간이 제공되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면 100만 권 이상에 달하는 독서 콘텐츠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아마존 뮤직, 아마존 비디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구할 수 없고 해외 직구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방진방수와 소리로 승부하거나 – 화웨이 미디어패드 M3 라이트 WP
태블릿 시장에서 화웨이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2016년에 980만 대의 태블릿을 출하했던 것에서 2017년에는 1,250만 대로 뛰어 올랐기 때문이다. 인기 요인은 가성비다. 흔히 가격대 성능비라 부르는데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기능 및 성능을 확보한 제품에 쓰는 말이다. 올해 상반기, 화웨이는 미디어패드 M3 라이트 WP 및 여러 태블릿을 통해 영향력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화웨이가 선택한 전략은 활용성이다. 중저가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실 사용에 필요한 기능들을 대거 채용하는 방식이다. 미디어패드 M3 라이트 WP만 하더라도 39만 9,000원이라는 가격에 IP67에 해당하는 방진방수와 하만/카돈 스피커를 탑재했다. 10인치 디스플레이는 풀HD(1,920 x 1,080) 해상도로 최적의 감상 환경을 제공한다. 기본 저장공간은 32GB를 제공하지만 별도 외장 메모리를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콘텐츠에 대한 완성도 역시 충실하다. 어린 자녀를 위한 유아 학습 콘텐츠인 키즈 코너와 몬스터 클래스 등을 기본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태블릿은 사용 환경에 제한이 있지만 이 제품에는 방진방수 기능이 있어 공간 제약을 크게 받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디서든 태블릿으로 배우고 놀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것만으로 이 제품의 가치는 크게 상승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원래 비싸거나 – 새로운 애플 아이패드 9.7
태블릿의 아이콘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애플 아이패드를 말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은 약 3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사용자층을 거느리고 있다. 출하량도 상당하다. 지난 2016년에는 4,260만 대를, 2017년에는 4,380만 대로 크지 않지만 성장세를 기록했다. 대부분 고가의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으로 이뤄낸 점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애플은 올해 새로운 9.7인치 아이패드를 투입하며 보폭을 넓힌다. 교육 시장을 겨냥한 이 제품은 기존 아이패드의 장점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와이파이 전용 32GB 기준 43만 원, 128GB는 55만 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사양을 보면 기존 1세대 아이패드 프로 9.7에서 일부 고급 기능을 제외한 형태다. 하지만 고해상도 디스플레이(2,048 x 1,536)와 고성능 프로세서 등 특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애플 펜슬을 활용한 필기나 그림 그리기 등이 가능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