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 i7은 아는데 코어 i7+는 뭐지?
[베이징=IT동아 김영우 기자] 3일, 인텔은 중국 베이징에서 8세대 코어의 후기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여러 제품의 출시를 발표했다. 대표적인 것이 노트북용 코어 i9 및 제온 시리즈를 비롯한 고성능 모바일 제품군, 그리고 보다 다양한 소비자층을 위한 데스크탑용 코어 i5 및 코어 i3 추가 제품군, 그리고 H370, H310을 비롯한 메인보드 칩셋 제품군이다.
사실 위와 같은 내용은 어느 정도 짐작하던 것인데, 의외로 인텔은 이들 제품 못지 않게 '옵테인 메모리(Optane Memory)'의 홍보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옵테인 메모리는 인텔의 3D X포인트 기술을 통해 개발된 초고속 저장장치다. 아직은 기존 SSD보다 빠른 수준이지만, 향후 기술 개발을 통해 휘발성 저장장치인 DRAM의 속도에 육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인텔을 강조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SSD와 DRAM을 통합시킨 궁극의 저장장치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옵테인 메모리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건 2017년 초, 7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즈음이었다. 다만, 이 때의 옵테인 메모리는 본격적인 저장장치라기 보다는 기존 저장장치(HDD)의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저장장치의 역할만 했다. 대용량을 구현하기엔 용량(당시 최대 32GB)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데스크탑용 7세대 코어 기반 시스템에서만 옵테인 메모리를 지원했으므로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기엔 무리가 있었고, 체감적인 성능 향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2017년 10월에 최대 480GB까지 저장할 수 있는 옵테인 SSD 900P도 출시했다. 같은 용량의 일반 SSD보다 몇 배나 비쌌기 때문에 대중성은 없었지만, 성능면에서는 기존의 어떤 SSD보다 빨랐기 때문에 매니아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2018년 3월에는 최대 118GB의 저장이 가능한 일반인 지향 옵테인 SSD인 800P 모델도 출시했다.
그리고 4월 3일, 인텔은 후기형 8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발표하면서 이후 등장할 데스크탑뿐 아니라 노트북을 포함한 대부분의 8세대 코어 기반 시스템에서 옵테인 메모리가 호환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8세대 코어와 옵테인 기술(옵테인 메모리, 옵테인 SSD)이 결합된 시스템을 이른바 '플러스(+)' 플랫폼으로 따로 분류할 것이라는 발표도 했다. 이를테면 코어 i9+, 코어 i7+, 코어 i5+ 등으로 부를 것이라는 의미다.
단지 특정 저장장치가 추가되었다고 해서 이를 새로운 컴퓨터 플랫폼으로 분류한다는 건 다소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인텔이 옵테인 기술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날 인텔은 옵테인 기술이 적용된 PC가 기존 SSD 탑재 PC에 비해 얼마나 게임 구동 능력이 향상되는지를 직접 시연하면서 취재진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리고 향후에 나올 PC 중에는 코어 i7+, 코어 i5+와 같은 새로운 로고 스티커가 붙어서 팔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소비자들은 "코어 i7은 아는데 코어 i7+는 뭐지? 특별한 프로세서인가?"라고 관심을 보일 것이다. 프로세서가 아닌 저장장치의 구성 차이에 따라 저런 스티커가 붙는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았을 때, 그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할 따름이다. 물론, 납득할 만큼의 성능 향상을 제공한다면 문제가 될 건 없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