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키보드가 '방울방울', 아이리버 버블 키보드/마우스 세트(IR-WMK10)
[IT동아]
우선, 리뷰에 앞서 제품 박스의 '아이리버(IRIVER)'라는 이름이, 흔히 알려진 MP3 제품 브랜드인지 궁금했다.
아닐 듯했는데 맞다. 그 '아이리버'다. 아이리버가 키보드도 내놨다.
아이리버는 2000년 대 초 애플과 함께 전세계 MP3 시장을 호령하던 '자랑스런' 한국 브랜드였다. 옛 영광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음향기기 전문업체로서 SK텔레콤에 인수되어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다.
그런 아이리버가 선보인 PC용 키보드 '버블(IR-WMK10)'이다. (아이리버는 현재 전문 음향기기 외 다양한 IT 액세서리, 소모품도 판매하고 있다.)
버블 키보드는 한 눈에 봐도 '디자인'에 집중한 제품이란 걸 알 수 있다. '버블'이라는 단어에 맞게 키캡을 물방울처럼 동그랗게 만들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세트로 구성해, 코발트블루/로즈골드/핑크/메탈실버 등의 은은한 색상을 입혔다.
확실히 눈에 확 띄고 예쁘게 생겼다. 여성 사용자(혹은 학생들)가 특히 좋아할 만하다. 키보드, 마우스 모두 USB 동글을 통해 무선으로 연결되며, PC의 USB 단자에 동글을 꽂으면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USB 동글을 마우스 바닥에 꽂아둘 수 있다.)
우선, 키보드는 보기와는 다르게 무게가 묵직해(약 780g), 타이핑 중 덜그럭거리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디자인은 확실히 일반 키보드보다 눈에 확 들어오며, 각 키가 기판 위로 솟은 형태라 먼지나 오물을 청소하기에는 한결 용이하다. (키캡을 빼고 끼우기도 편하다.)
바닥면에는 높이 조절용(1단계) 스탠드와 배수구멍이 보인다. 키보드에 물 등이 쏟아져도 배수구멍으로 쪼로록 빠져나온다. 키보드를 물에 푹 담그지 않는 이상 일상적인 방수 처리가 가능하다.
바닥에는 건전지 투입구도 있는데 전원 버튼(스위치)은 따로 없다. 자동절전 기능으로,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력소모를 최소화한다.
여느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각 기능 키(F1~F12)에는 특수 기능을 심어뒀다. 키 하단의 'Fn' 키를 누른 후 각 기능 키를 누르면 특수 기능이 발동한다.
사용해 보니 열쇠 아이콘의 '잠금' 기능이 나름 유용하다. 이는 키보드 입력을 잠그는 기능으로, 키보드 청소 등 키 입력을 잠시 차단해야 할 때 요긴하다. 다만 Fn 키가 키보드 왼쪽에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테다.
키보드에서 제일 중요한(개인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하는) 키감은... 일반 멤브레인 형식의 키보드라 타이핑 느낌은 물컹물컹하지만 키 압력은 명확하다. 타이핑 소음도 (기계식 키보드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다만 빠른 타이핑 시에는 손가락이 이동할 때 키간 걸림이 다소 있는데, 이는 개인 차이가 있을 테니 단점으로 지적할 순 없겠다.
한편, 마우스는 키보드 디자인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한, 깔끔 간결한 모습이다. 다른 무선 마우스와 기능상, 성능상 별 차이는 없으며, DPI 버튼으로 마우스 감도를 바로바로 조절할 수 있다(800-1200-1600, 1200 DPI 정도면 일반 사용에 무난).
좌우 버튼 클릭 느낌도 명확하고, 스크롤 휠도 단계별로 잘 구분되어 돌아간다. 참고로 건전지는 키보드에는 AAA 사이즈 2개, 마우스에는 AA 사이즈 1개가 들어간다. (키보드, 마우스 건전지 사이즈를 하나로 통일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아이리버 버블 키보드/마우스 세트는 2018년 3월 현재 32,000원 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다른 건 차지하고 디자인 하나만 보고 선택해도 후회 없는 제품이라 평가한다. 스마트TV나 셋톱박스 등 거실에서 사용할 무선 키보드/마우스로 잘 어울릴 듯하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