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학생에게 어울리는 노트북, MS 서피스 랩탑
[IT동아 이상우 기자]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우리에게 윈도우 같은 운영체제나 오피스 같은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IT 제품 애호가 사이에서 MS는 하드웨어도 잘 만드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유/무선 키보드나 마우스는 물론, 디스플레이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어댑터 등도 이들의 제품군에 있다. 주변기기뿐만 아니라 PC 역시 제작한다. 과거에는 키보드 분리형 윈도우 태블릿PC인 서피스가 유일한 PC 제품군이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올인원PC인 서피스 스튜디오나 키보드 분리형 노트북인 서피스북 등 제품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MS 개발자 컨퍼런스 등을 통해 이러한 제품이 공개될 때마다 기능이나 성능 외에도 제품의 미려한 디자인 역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태블릿PC와 키보드 커버로 구성된 서피스/서피스 프로만 공식 출시됐기 때문에 MS의 다양한 제품을 만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 1월 말, 한국MS가 완전한 노트북(클램쉘) 서피스 랩탑을 공식적으로 출시하면서 국내에서도 MS의 하드웨어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조금이나마 늘어났다.
서피스 랩탑은 '윈도우10S'를 기본 탑재한 상태로 출시되며,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윈도우10프로'로 무료로 변경할 수도 있다. 우선 윈도우10S를 잠깐 알아보자. 윈도우10S는 외형은 일반 윈도우10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사용 방식도 같다. 하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윈도우10S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exe 형태의 설치 파일을 사용할 수 없으며, 윈도우 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소프트웨어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 범용성이 조금 떨어진다.
윈도우 스토어는 기본적인 생산성, 소셜, 게임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갖추고 있지만, 안드로이드나 iOS와 비교해 앱 생태계가 비교적 덜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앱 숫자도 적다. 대신 서피스 랩탑에 설치된 윈도우10S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MS 오피스를 기본 제공한다. 일반적인 PC 게임이나 PC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는 대신, 문서 작성에 필요한 생산성 소프트웨어를 기본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이나 학교 같은 교육기관에서 사용하기 어울린다.
하지만 스토어에 없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사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일반적인 윈도우10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서피스 랩탑은 윈도우 스토어를 통해 기본 설치된 윈도우10S를 윈도우10프로로 무료 전환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때문에 운영체제로 인한 불편함은 없다.
서피스 랩탑은 사양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있다. 필자가 이번 리뷰에 사용한 모델은 7세대 코어 i5 프로세서, 4GB 메모리, 128GB SSD 등을 탑재한, 가장 저렴한 모델로, 문서 작업 등에 어울린다. 조금 더 가격이 높은 모델은 메모리, 프로세서, SSD 용량 등이 달라지며, 모든 모델이 인텔 내장 그래픽만으로 작동한다.
전체적인 외형은 금속을 통으로 깎아 만든 유니바디 디자인이다. 부품이 결합된 부분이나 나사 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재질 덕분에 기본적인 내구도는 플라스틱보다 상대적으로 높지만, 무게가 1.25kg으로 조금 더 무겁다. 사실 이 정도 무게 차이는 머그컵 하나 정도에 불과한 정도지만, 1kg 미만의 초경량 노트북도 등장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아쉬움도 남는다.
화면은 13.5인치 크기며, 화면 비율이 일반적인 노트북(16:9)와 달리 3:2 비율을 채택했다. 이 때문에 해상도 역시 우리가 아는 풀HD나 QHD 대신 2,256 x 1,504로 QHD보다 가로가 짧지만 세로로 긴 형태다. 이런 독특한 형태 덕분에 한 화면에서 세로로 표시되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고, 세로 방향으로 읽어야 하는 문서 작업에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다. 다만 동영상 감상 등에는 화면 위아래로 검은 여백이 생긴다. 이 밖에도 화면은 터치스크린을 갖췄으며, 4,096단계의 필압을 감지하는 서피스 펜에도 대응한다.
키보드 상판은 일반적인 노트북과 달리 자동차 내장재로 쓰이는 직물, '알칸타라'로 돼 있다. 금속이나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일반 노트북과 비교해 손자국이 잘 남지 않고, 차갑거나 뜨겁다는 느낌도 거의 없다. 직물소재지만 약간의 방수성이 있어서 표면에 물이 떨어져도 방울로 맺히며, 얼룩이 지면 물티슈나 알코올 등을 이용해 닦아내면 된다.
서피스 랩탑을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키보드다. 본체의 두께가 아주 얇지만, 각 글쇠를 눌렀을 때 제법 깊이 들어가며, 반발력도 좋다. 데스크톱의 기계식 키보드를 쓰는 정도의 느낌 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한 반발력 덕분에 빠르게 자판을 칠 때 경쾌한 느낌도 든다. 키보드는 조명을 내장했으며, 단축키로 조명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스피커는 키보드 아래에 숨겨져 있다. 키보드의 양쪽 끝 아래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내장돼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스피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스피커의 출력은 생각보다 우수하다. 이 때문에 음량을 최대로 키우고 음악을 재생하며 키보드를 사용하면 약간의 진동도 느껴진다. 마치 키보드 전체에서 소리가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내장 스피커만으로 각종 콘텐츠를 감상하기 적절하다.
전원 버튼 역시 키보드 버튼 중 하나로 구성돼 있다. 보통 전원 버튼이 키보드 내부에 있을 경우 ESC나 백스페이스 옆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키보드 사용 중 전원 버튼을 실수로 눌러 노트북 전원이 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서피스 랩탑은 이런 우려 때문인지 가장 바깥쪽이 아닌, 한 칸 안쪽에 전원 버튼을 배치했으며, 상대적으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페이지다운 키 옆에 있기 때문에 실수로 누를 염려를 줄였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위치는 전원 버튼이 별도로 있는 것이겠지만…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확장성이다. 입출력 단자는 오직 USB A형 단자 하나와 미니DP 단자 하나 뿐이다. 이 때문에 유선 키보드/마우스 등을 함께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어려우며, USB로 연결하는 저장장치 까지 사용해야 한다면 상당히 불편하다. 이 때문에 충전 단자에 연결할 수 있는 서피스 전용 도킹 스테이션을 추가 액세서리로 판매하는 듯하다. 이를 구매해 연결하면 확장성이 아주 우수해지기는 하지만, 기본 제공하는 단자가 부실한 점은 정말 아쉽다.
필자가 사용한 모델 공식 출고가는 125만 원이다.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사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울트라북과 비교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 준수한 성능을 갖췄으면서 운영체제가 탑재돼 있고, MS 오피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게다가 터치스크린 까지 지원하니 여러 사양을 비교해보면 이름 있는 브랜드의 비슷한 성능을 갖춘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